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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 31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충남 공주의 계룡산은 대전광역시, 공주시, 논산시에 걸쳐있는 충남 제일의 명산이다. 금남호남정맥의 금남정맥에 위치한 산으로 능선이 닭의 볏을 머리에 쓴 용의 모습과 닮았다고 하여 계룡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으며, 풍수지리에서도  명산이며, 무속신앙과 관계깊은 신비스러운 산이다.

주봉인 천황봉(845m)을 비롯하여 삼불봉, 연천봉, 관음봉 등 열댓개의 봉우리, 기암괴석과서쪽에 용문폭포, 동쪽에 은선폭포, 남쪽에 암용추, 숫용추 폭포를 어우르고 있는 명산명소이다. 계룡산은 해발이 500~800미터급으로 크고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지만, 산행을 해보면 해발 1천미터급 이상으로 험준하고 힘들다는것을 느낄 수 있다.

영하 10도를 웃돌던 겨울날씨가 요즘은 조금 풀린듯 아침기온이 영하 7도에 달하니 겨울날씨치고 포근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말 모처럼 계룡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계룡산 산행을 해본지 벌써 10년정도 되었으니 등산코스가 희미하게 떠오를 뿐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선호하는 코스는, 동학사나 갑사를 기준으로 기점을 잡아서 산행을 하게된다.

이날은 우리는 좀더 길게 산행을 하기위해 병사골탐방로 - 장군봉 - 갓바위 - 큰배재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로 산행코스를 잡아서 6시간정도 등산을 하기로 했다. 산행들머리는 박정자 삼거리에서 동학사 입구쪽으로 조금가면 학봉교가 나오며, 학봉2교에서 하천을 따라 조금 내려가면 병사골 탐방로가 나온다.

병사골은 탐방안내소가 있지만, 국립공원 입장료 징수제가 폐지된 요즘은 굳게 문이 닫힌 인적 없는 썰렁한 국립공원 탐방안내소를 통과하면 장군봉방향으로 향하는 등산로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병사골탐방안내소를 지나서 장군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초입부터 갑자기 급경사로 이어지며, 계단길과 바윗길 밧줄구간이 나타난다. 비교적 양지쪽이라 많은 눈은 없지만 구간구간 녹아내려 얼어붙은 얼음판이 조심스럽다.

두달전에 골절상을 입은 왼쪽팔은 아직도 통증이 수반되어 오른손으로 밧줄을 의지한체 힘겹데 500미터쯤 올라서니 널찍한 전망해 바위가 보인다. 바람이 차가운 한겨울의 아침기온이지만 벌써 이마에는 땀방울이 떨어진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등산로는 산행기점부터 장군봉까지 1km의 거리가 그대로 급경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장군봉에 오르고나니 벌써 온몸이 축축하게 땀이 흐르고 이마에는 떨어지는 땀방울을 수시로 훔치며 정상에 올랐다.

장군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산하를 조망해본다. 앞을 보아도, 뒤를 보아도 겹겹이 둘러 쌓인 산들이 중첩되어 보이고, 들녘과 마을은 온통 세상이 하얗게 보이는데, 이리저리 길게 벋은 도로만 검게 보이는듯 하다.

장군봉에서 갓바위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지도상에는 능선길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 등산을 해보면 정말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바위절벽에 철재 난간대와 밧줄구간이 계속해서 이어지며 오르내림이 어어지기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다.

장군봉에서 암반능선을 사이에 두고 오르고 내리고 하다보면 앞쪽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바위산이 나타난다. 이곳은 갓바위삼거리로 남매탑 방향과, 지석골탐방로로 연결되는 삼거리 지점으로 장군봉에서 1.6km의 거리지만 1시간 정도 걸린다.

갓바위 삼거리에서 이어지는 등산로 역시 계속해서 오르내림만 있을뿐 어디 쉬어갈만한 안부가 없기에 그나마 편평한 능선길을 만나서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남매탑까지는 1.6km의 거리로 1시간 남짓 걸릴것이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보이는건 불뚝불뚝 솟아오른 산 봉우리만 보이는데, 가까운듯 보여도 멀기만 하다. 병사골에서 출발해서 이곳 큰배재까지 오는길은 거리상으로 4.6km 밖에 안되지만 벌써 3시간이 지났다.

큰배재에서 남매탑으로 향하는 등산로는 그나마 비교적 원만하기에 이제부터는 조금 힘이 덜들었다. 하지만 동학사 방향에서 큰배재로 곧바로 오른 등산객들이 많은 탓에 남매탑으로 향하는 길은 제법 북적대고 있었다.

큰배재에서 원만한 경사로인 산중턱길을 타고 잠시 오르면 남매탑고개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도 역시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과 남매탑으로 가는 삼거리길이 이어진다.

남매탑 삼거리에서 남매탑으로 향하는길은 잠시 내리막길이 나타다더니, 남매탑을 보면서 한참을 올라간다. 그리고 남매탑 아랫쪽 상원암과 남매탑 주변에는 때마침 점심시간대라 많은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매탑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마치고 삼불봉으로 출발했다. 남매탑에서 삼불봉까지는 불과 500m 정도지만 곧 바로 경사로가 시작되면서 잠시후 삼불봉고개 이정표가 눈앞에 나타난다.

삼불봉고개를 올라서면 이제 눈앞에 보이는것은 가파른 철계단길이 하늘로 치솟아 오른듯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이젠을 착용한 신발은 철계단에 얼어붙은 얼음조각이 깨지면서 뛰뚜방거리는 걸음을 조심스럽게 한발한발 딧고 올라선다.

삼불봉 정상에 올라서자 갑자기 운무가 몰려들기 시작해서 사방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정상에서는 더 이상 머무를 의미가 없기에 기념사진을 한장씩 찍고서 곧 바로 관음봉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삼불봉에서 관음봉까지는 1.6km의 거리로 이곳은 아름다운 능선길을 타게된다. 자연성능이라는 칼등같은 능선길을 따라 한쪽에는 바위절벽이라 길게 안전난간대가 설치된곳도 보이는데, 이곳에서 멋진 조망을 감상할 수 있다.

구비구비 길게 늘어진 칼등같은 자연성능의 능선길을 오르내리다보면 관음봉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하늘로 치솟는듯한 철제 계단길이 나타난다. 급경사 계단길은 경사도 때문에 오로지 옆 난간대를 잡고 앞쪽에 보이는 계단만 보면서 오르게된다.

급경사 계단길의 끝에서 처다보면 6각정이 보이고, 바로 옆쪽에 볼록한 바위등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 줄지어 있는곳이 바로 관음봉 정상 표지석이 서있는 곳이다. 관음봉 해발 816m 라고 써있는 아담한 표지석을 안고 기념사진을 한장씩 찍는다.

관음봉 정상에서 삼불봉 방향으로 조망해본 자연성능의 풍경은 역시 칼등같이 날카로운 바위능선길로 구비구비 길게 늘어진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곳이다.

관음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관음봉정상에서 기념사진을 한장씩  남기고 동학사방향으로 내려선다. 아랫쪽에서 조망해보면 육각정 좌측에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있는곳이 관음봉 정상 표지석이 있는곳이다.

관음봉에서 잠시 내려오다보면 관음봉고개가 나오는데, 연천봉과 은선폭포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우리 일행은 동학사로 가야 하기에 은선폭포 방향으로 계속해서 내려서기 시작했다.

관음봉고개에서 은선폭포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지루한 길이다. 내려다보면 아득하게 멀기만 한데, 옆으로 구비구비 돌고 돌고 한참을 끝없이 내려가야 한다. 물론 반대로 산행을 하는 등산객들은 그만큼 힘겨운 곳이기도 하다.

관음봉고개에서 은선폭포까지는 0.8km 의 거리는 계속되는 내리막길이다. 은선폭포는 42미터의 높이로 하절기에는 그 웅장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요즘은 물이 말라버려 얼음만 보일뿐이다.

말라버린 은선폭포를 전망대에서 한번 다려다보고 곧바로 동학사 방향으로 하산을 계속한다. 은선폭포에서도 계곡을 끼고 동학사까지도 계속 되는 내리막길로 이어지며 계곡을 횡단하는 다리가 보이면 하산이 완료됨 셈이다.

이날 등산코스는 병사골탐방로 - 장군봉 - 갓바위 - 큰배재 -  남매탑 - 삼불봉 - 관음봉 - 은선폭포 - 동학사로 하산을 완료하였다. 산행중 남매탑에서 중식을 먹고 휴식을 취한것이 약30분정도 소요되었으나 6시간이 안걸렸다. 그리고 병사골 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해서 장군봉과 갓바위를 지나 큰배재까지는 등산로가 험준해서 많이 힘들었지만, 이후에는 원만해서 어려움은 없이 안전하게 계룡산 등산을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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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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