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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 새벽부터 요란하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는데, 날이 밝아지자 비가 그치고 더 이상 비가 올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몰라서 비옷을 챙기고, 이번에는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천안지역으로 등산을 떠났다. 물론 산 이름이야 눈에 익지만, 아직 미답이라 수풀이 우거질것에 대비해서 긴옷을 챙겨입고 모험을 떠났다.

충남 천안지역은 산이 그리 높지는 않지만, 대도시를 끼고 있어서 주로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곳으로 알려져 있는곳이다. 가까이 있지만 아직까지 미답인 산이라 호기심이 생겨서 등산지도만 믿고 모험을 떠났다.

자동차로 이동할 경우 들머리와 날머리를 잘 판단해서 원점회귀방식을 선택해야한다. 이날 산행은 목천 취암산터널 바로 옆에서 시작해서 몇개의 산을 돌아서 제자리에 돌아오기로 했다. 요즘은 트랭글을 사용하면서 네이버지도에 등산로가 많이 나와서 편리했다.

트랭글 네이버 위성지도를 참고하여,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를 목천읍 교천리로 정했다. 목적지는 천안에서 취암산터널을 지나 교천교차로로 빠져서 우회전하여 교천교 바로 아랫쪽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트랭글 지도에는 교천교 바로 옆 취암산터널 관리소 옆으로 올라가면 경암산이 있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등산로 들머리를 찾느라고 주민들한테 물어봐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할 수 없이 트랭글 지도를 열어놓고 소로와 매칭을 시켜가면서 풀밭을 헤치고 한참 오르다보니 희미한 등산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경암산 정상에 오르니 다른곳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지점이라 선명한 등산로가 나왔지만, 경암산 정상표식이 전혀 없었다. 다만 수년 묵어 다 썩은 목재이정표를 보면서 태조산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경암산을 지나서 태조산 방향으로 한참을 걷다가 이번에는 취암산정상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취암산정상도 역시 아무런 표식이 전혀 없다. 다만 트랭글 지도상에 취암산이라고 되어 있고 배지가 지급되기에 정상임을 알았다.

이곳을 산행하면서 색다른 특징이 있다면, 가끔씩 숲이 열린곳을 내려다보면 도심이 조망되기 때문에 시원스럽긴하다.

이곳서는 이정표를 몇km 지나면 한개쯤 만나는데, 장태산 주변에서 태조산 갈림길 표식을 다시 보게되었다. 하지만 장태산 배지를 받으려면 정상을 향해서 한참 더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한다.

구성산을 지나서 태조산으로 향하는길에 삼거리를 만났다. 물론 이정표가 있을리 없기에 트랭글지도를 확인해보니, 우측으로 가는길이 바로 흑성산 방향이기 때문에 태조산을 찍고 이곳까지 다시 돌아와야한다.

태조산 주변에는 가끔씩 이런 이정표가 하나씩 있긴한데, 전문지식이 없는 대부분 등산객들은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다.

흑성산 삼거리를 지나서 태조산을 오르다보면, 우측으로 초록색 목재울타리가 정상까지 설치되어 있지만, 무슨 용도인지 궁금하기만 했다. 드디어 태조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이날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2명의 등산객을 만났다.

태조산 정상의 팔각정에서 산하를 조망해보니, 우측으로 단국대와 천호지, 천안대교등 눈에 익은 시설물들이 조망된다.

태조산의 유래를 적어 놓은 안내판을 읽어 보면서, 그럴듯한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지만 풍수지리의 깊은 뜻을 어찌 알리오.

태조산 팔각정에서 2명의 등산객들로 부터 천안지역의 등산로에 대해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나서, 흑성산으로 가기 위해 가던길을 한참 되돌아 걷다보니 조금전 지났던 삼거리길을 만나게 되었다.

태조산 삼거리에서 흑성산으로 가는길은 산 중턱을 타고 비교적 안정적인 등산로가 개설되어 있었으나, 아홉사리고개를 횡단하기 바로 전에는 급경사로 하산길이 나온다. 도로를 건너서 맞은편에 등산로 초입은 수풀 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다.

흑성산 뒤쪽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숲이 엉성하고 오후의 햇빛에 노출이 많아서 엄청 더운데, 정상을 앞두고 마지막 구간은 등산로에 풀이 우거지고 습기가 많아서 찜통더위를 더욱 부축이고 있어서 너무 힘들었다.

흑성산 정상에 올라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것이 거대한 핼기장과 그 주변에 대전 TJB 방송탑이 보이는데, 등산로를 찾기 위해 좁은 길을 따라서 울타리를 한바퀴 돌아야했다. 이후 흑성산성의 옛 모습이 재현된 건축물들이 보이고, 안쪽에는 KBS 방송시설이라고 한다.

흑성산성 전망대에서는 목천의 독립기념관 건물과 경부고속도로가 선명하게 보인다. 잠시동안 여기저기 시물을 돌아보고 하산길을 찾기위해 여기저기 돌아 다녔는데, 등산로가 어디에 있는지 정말 찾기 힘들었다. 트랭글지도를 보려고 했더니 방송시설 주변에서는 스마트폰이 완전 먹통되니 답답하기만 했다.

하산로를 찾기위해 나중에는 흑성산성 시설물 담장 아래 풀밭에 소로가 보이기에 들어섰더니, 거대한 현무암 담장을 한바퀴 돌아서 빠져 나가니 희미한 등산로가 보이기 시작했다. 방향만 잡아서 무조건 하산을 하다가 통신음영지역을 지나니 트랭글지도가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희미한 등산로 갈림길에서 경로를 이탈했지만, 다행히 원점회귀에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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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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