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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젊어서는 자녀들 키우며 가정생활 꾸리기에 헐레벌떡 바쁘게 생활하다보니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언제 나이를 먹었는지 중년 나이가 넘으면서 그동안 살아온 길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이제 노후에 어떻게 살아갈것인지를 생각할수 있는 시간을 가질때도 있을겁니다. 벌써 내 나이도 이제 50고개를 넘어섰습니다. 언제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지 나이 헤아리기가 머뭇거려 집니다. 인생무상이란 말이 떠오르기도 할때면, 종종 옛일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곱씹어보기도 합니다.

그나마 대기업에 다니는 덕분에 이 나이 먹도록 아직도 같은 업무를 부여받아 직장생활을 몇년은 더 할수 있다는것이 큰행운이라는 소박한 생각을 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떤 그룹에  속해있던지 시도때도없이 고향을 거론하게 됩니다. " 저사람은 어디라는데" 하면서 고향이 서울, 경기,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지방에 따라서 대하는 분위기가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필자가 속해있는 직장에서는 팀별로 향우회가 구성되어서 같은 고향을 적으로 두고있는 사람들끼리 회원을 구성해서 정기적인 모임을 하지만, 가끔씩 고향이 의문이 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화제거리가 되곤합니다.

울산에서 살때는 태어난곳이 울산이라 하면서, 그쪽 그룹에서 어울리더니, 충청도로 회사를 옮기고나니 충청도가 고향이라고 합니다. 이유인즉 태어나기는 울산에서 태어나서 몇년살다가 충청도로 이사를 와서 자랐고, 또 울산에서 10몇년 살았지만, 아버지의 고향이 충청도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참~! 햇갈리죠? 예전에 우리의 아이들이 이런 질문을 하더군요. "아빠, 내 고향은 어디야?" 그럴 때마다 저는 주저없이 "이 녀석아, 아빠 고향이 네 고향이지. 어디긴 어디야. 강원도 아니냐?" 하고 대답하곤 했지요. 그러나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태어나긴 강원도에서 태어났지만 20년이 넘도록 울산과 아산에서 자랐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아빠의 고향이 네 고향이 맞나요? 국어 사전에서 고향의 뜻을 찾아보니 두 가지로 나와 있습니다. 하나는 "자기가 태어나서 자라난 곳"이고, 또 하나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 "이라고 나와 있더군요. 첫번째 풀이를 받아들인다면 아이들의 고향은 태어난 강원도지만, 태어나서는 울산과 아산에서 살았으니 조금 햇갈리지요. 두번째 풀이로는 할아버지와 아빠 그리고 윗대의 선조들이 대대로 살아온곳은 강원도 입니다.하지만 이렇게 시골에서 조상대대로 터전을 마련하고 대를이어고향을 지키는 어른이 계시다면 다행이지만, 요즘 차츰차츰 시골을 떠나서 도시를 전전하다보니 고향떠난 수십년이 흘러버리면, 신세대들에게는 고향의 의미를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필자는 이런 기회에 있을때마다 다시금 고향을 그려보는 시간을 가져보곤합니다. 나의 고향은 전형적인 농촌마을입니다. 앞에는 작은 시냇물이 졸졸졸 흐르고, 앞을 보아도 산이고 뒤를 보아도 산으로 둘러쌓인 첩첩산중에 살았습니다.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이라고는 나무실고 비포장도로를 삐그덕대며 다니는  G.M.C라는 트럭을 본것이 고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심의 세계에서 뛰어놀던 기억들은 생생하게 무척이나 많답니다. "고향의 봄" 노래에 나오는 가사처럼 "나에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 속에서, 술래잡기,잣치기,연날리기,썰매타기,수박서리,메뚜기잡기,초가지붕끝의 고드름따먹기,딱지치기,구슬치기.......너무나 추억이 많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자연속에서, 때묻지않은 해맑은 동심은, 최소한의 사람의 도리를 가지게 만들어준 곳이며, 꾸미지 않은 천연색 그대로 보고 배울수 있는 곳이였지요. 옛말에 "수구초심(首邱初心)"  여우도 죽을때는 제 태어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죽는다고 하더니 우리의 세대에서는 그대로 받아 들일수 있고, 죽는날까지 그리워 못내 잊지못할 고향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여러분들의 고향은 어디입니까? 대부분 타향에 살고 있을겁니다. 하지만 고향을 그리워하며 날마다 달라지는 고향을 아쉬워하며, 넉넉했던 인정을 그리워하며 타향에 살고 있겠지요.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부모님이 고향에 계시면 그마나 가끔씩 찾아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고향을 잊고 살게 마련입니다.

지난주 고향에 큰아버님 초상이 있어서 장례를 치르면서 고향을 다시금 생각할수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대부분 한국 농촌이 그렇듯이 필자의 고향 마을도 젊은 사람들은 다 도회지로 떠나고 칠순을 넘긴 노인 분들만 남아서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도 남아있는 사람들이 누구누구의 자식이네 하며 반가워 하지만 , 과연 십년 후에도 나를 기억하고 맞아줄 고향 사람들이 거기에 있을지? 요즘은 핵가족 시대로 모두 도시로 떠나버린 텅빈 고향이지만 그마나 아직까지 연로하신 아버지 어머니가 고향을 지키고 계시는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부모님 살아 생전에 자녀들과  함께 고향의 의미를 되새길수 있도록 자주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view on을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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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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