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내리는 설악산 공룡능선, 무박산행의 묘미
새벽 3시경 입산을 해서 오후 3시까지는 하산을 마무리 하도록 일정을 잡았으니 대략 12시간이 소요된다. 비옷을 챙겨입고 매표소를 통과해서 소공원 신흥사를 지나자 안개가 자욱하게 내리기 시작한다. 안개와 비가 내리는 등산로 바닥은 바위돌이 미끌미끌해서 어둠속에 헤드랜턴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점차 가파르게 상승을 시작한다.
계속해서 비는 내리고 어둠과 안개속에 등산로만 따라서 오르는 산행길은 답답하기 그지 없는 고행의 길이었다. 비선대를 지나 양폭대피소를 지나 무너미 고개를 거의 오를 시점이 되어서야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비옷을 입었지만 땀으로 흠뻑젖어 들어 온몸에 무게를 느낄때 비로소 신선봉에 도착해서 조망을 볼 수 있었다.
▲ 신선봉에서 조망되는 공룡능선은 정말 공룡의 등날처럼 날카로운 봉우리들이 웅장하게 솟아 있는 장엄한 풍경은 보고 또 보고 사진을 찍고 또 찍어도 모두 담아 갈 수 없음이 아쉽기만 했다.
▲ 설악산을 모르는 사람은 공룡능선이란 산을 오른뒤 능선길을 따라서 조망을 즐긴다고 대부분 착각을 한다. 하지만 공룡능선은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까지 5km 구간의 가파른 암벽길을 8번정도 오르고 내리면서 4시간 정도 공룡의 등을 타야만 비로소 내릴 수 있다.
▲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서 앞쪽을 조망해보면 멀리 보이는 저 산을 또 넘어야하고........
▲ 거대한 암벽을 옆에두고 암반길을 따라서 내리막길은 계속되고.............
▲ 가는길을 막아선 거대한 바위기둥을 옆으로 돌아서 또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 오르고 내리고 힘들어도 눈을 뗄수 없는 웅장한 기암괴석들을 바라보며........
▲ 왼쪽 암벽 사이로난 길을 따라서 오르는길은 비에 젖어 미끌미끌 하고...........
▲ 조망은 멋진데 암봉과 암봉사이의 험로를 힘겹게 올라야 하는데............
▲ 또 한고개를 넘어보자, 공룡능선을 넘으려면 최소한 8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려야 한다는데...........
▲ 출발지에서 5시간이 지난 아침 8시경에 비가 멈추자 미리 준비해간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했다.
▲ 그나마 비가 멈추고 비옷을 벗고 산행을 하니 온몸이 한결 가벼워서 좋다.
▲ 하지만 이번 오르막길이 만만치 않은것은 수백미터에 달하는 가파른 암반길에 로프가 설치된 코스다.
▲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이 있는법 잠시동안은 편하게 걸을 수 있어서 좋을시고............
▲ 위대한 자연앞에 사람들은 왜 그리 왜소하게 보이는지..........
▲ 네모난 바위돌을 차곡차곡 일정하게 쌓아올린듯한 바위를 보면서 신비감을 감추지 못한다.
▲ 이번에는 암반 하강코스, 외줄 로프를 잡고 미끈거리는 바위를 발끝에 힘을 줘가면서 조심조심 내려선다.
▲ 비가 멈추고 점차 시간이 지나자 안개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 마등령 오세암 삼거리지점에 도착했을때는 안개가 온 산을 뒤덮어 방향의 구분이 안될정도였다.
▲ 마등령 삼거리에서 오세암으로 하산하는길은 너덜바위지대 급경사라서 한발한발 조심조심 내려선다.
▲ 인위적으로 설치한 철 계단길이 보이는걸보니 하산길이 멀지 않았다는 판단이 선다.
▲ 마등령 삼거리에서 꾸준히 하산길에 접어든지 1시간이 지나 오세암에서 약수 한바가지씩 마시고 잠시 쉬어간다.
▲ 오세암에서 약1시간정도 꾸준히 내려서면 영시암이 나오니, 중간 목적지가 있어서 조금 덜 지루하다.
▲ 영시암에서 한시간 남짓 드넓은 계곡을 좌측에 두고 산길을 걷다보면 이번에는 백담사를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소공원 - 비선대 - 천불동계곡 - 양폭 - 무너미고개 - 신선봉 - 공룡능선 - 나한봉 - 마등령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 백담주차장 이렇게 코스를 잡았다. 야간산행이니 만치 몇시간동안은 어둠속을 헤메었지만,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까지 산행을 하는동안 이번에는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공룡능선 조망을 제대로 만끽했다.
그나마 함께한 8명의 대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줘서 중간중간 목표지점까지 예상시간이 거의 적중하니, 출발부터 하산지점까지 12시간만에 산행을 모두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무박산행으로 하룻밤 잠을 못자고 하산하니 대부분 체력손실이 많이 되었지만, 하산후 파전에 동동주로 건배를 외치며 하루의 피로를 보람찬 하루로 바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