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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뢰산은 삼국시대 신라의 정취가 아직도 묻어나는 유서 깊은 곳이다 . 진천읍 계양마을에는 김유신장군의 생가터가 보존되어 있고, 동쪽 산줄기를 이어간 태령산에는 김유신장군의 태를 묻어둔 태실이 잘 보존되고 있다 . 또한 비선골에는 중년에 건립된 보탑사의 3층 목탑법당은 국내 최대의 규모와 빼어난 건축물로 길이 남을 것이다.

진천의 만뢰산은 해발이 비교적 높지 않은 611미터로, 능선길에서는 연곡저수지를 안쪽으로두고 능선길을 한바퀴 도는 형태이다. 만뢰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여럿 있으나 김유신 장군의 태가 묻힌 문봉리의 태령산과 만뢰산을 잇는 종주능선을 택하여 보물 404호의 백비와 보탑사가 자리한 연곡리의 비선골 산길이 가장 보편적인 산행코스다.

우리일행은 좀더 길게 연계산행으로 종주능선을 타기위해 보탑사 뒷산으로 올라서니, 멀지않아 만뢰산 방향의 삼거리가 나왔다. 여기서 우측으로 1.7km만 가면 곧바로 만뢰산이 나오지만, 반대쪽으로 돌아서 한바퀴 종주를 하기위해 김유신 생가터 방향으로 진행을 했다. 산행코스는 비교적 원만했지만, 눈길이라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이곳 보탑사에는 경주 황룡사 9층탑 이후 처음으로 3층까지 지은 목탑이 있다. 1층의 금당에는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심주를 중심으로 약사보전·극락보전·대웅보전·적광보전 등 사방불을 모셨으며 2층 법보전에는 8만대장경을 모신 윤장대와 4면 벽에 한글 법화경을 새긴 석경이 있다. 3층 미륵전에는 미륵삼존불을 모셔놓고 있다.

김유신생가터가 있는 계양마을을 지나 보탑사가 있는 비선골에 들어설때는 어제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자동차 바퀴자국만 녹은 상태였다. 우리는 보탑사주차장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보탑사 뒷산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폭신한 눈길을 밟으며 보탑사에서 한참을 오르니 만뢰산으로 오르는 삼거리 지점이 나왔다. 우리는 연계산행으로 6시간정도 예상하고 한바퀴 종주할 욕심에 만뢰산을 등지고 반대쪽으로 향했다.

조금전 이정표에서 약 500미터정도 이동하니 새로운 안내판이 나왔다. 이곳에서는 김유신장군 탄생지를 기준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거의 비슷한 거리가 되는 셈이지만, 투구바위 방향으로 산행을 진행했다.

투구바위 방향으로 능선길은 비교적 원만하며, 오르내림이 험하지 않기에 힘들지 않았다. 다만 눈이 살짝 녹아서 등산화 바닥에 덩어리로 달라 붙어서 수시로 떼어내지 않으면 걷기 힘들정도였다.

등산로는 비교적 원만했지만,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산길이 아니라서 가끔은 길이 보이지 않는곳도 있었다. 보탑사를 왼쪽으로 두고 1시간정도 진행을 했을때, 그나마 평평한 곳을 찾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토끼길같은 좁은 등산로를 따라서 오르락 내리락 하지만 계속해서 진행해도 이정표하나 보이지 않는다. 출발지에서 2시간 진행했을때, 측량점과 501봉이라는 자그마한 표시판이 보인다.

어림잡아 눈 쌓인 능선길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니 갑자기 경사도가 높아 지는가 했더니, 갑자기 내리막길이 나왔다. 눈길에 미끄러워 게걸음을 하듯이 옆으로 한발 한발 딧으면서 한참을 내려서니 김유신생가터가 나왔다.(3시간소요)


김유신 생가터에 도착 했으니 종주코스에서 절반은 진행한 셈이다. 그런데 눈길에 걷다보니 체력소모가 많았던지, 모두 출출하다고 한다. 이곳에서 누룽지를 삶아서 뜨거운 숭늉과 함께 한그릇씩 마시고 몸을 녹이며 휴식을 취했다.

이제 만뢰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김유신 생가터의 뒷산인 태령산을 올라야 했다. 이제 절반정도는 진행을 했으니, 앞으로 태령산과, 갈미봉을 지나서 만뢰산으로 진행하기위해 등산로를 확인한다.

태령산으로 오르는 길목에 화랑전과 활터를 지나면 졸참나무 숲속으로 오른다. 이곳은 비교적 양지쪽이라 눈이 많지 않아서 바스락 바스락 졸참나무 잎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길이 인상적이다.

생가터에서 출발하면 졸참나무 숲을 지나서 가파른 등산로는 계단과 밧줄구간이 반복되지만, 약 30분정도 오르면 계양마을 도로가 한눈에 조망되는 태령산 삼거리 이정표를 만날 수 있었다.

태령산 삼거리 지점에서 우측방향으로 약 200미터 가면 태령산의 가장 높은 정상부근이다. 이곳에는 김유신장군의 태를 묻어놓고 돌담을 쌓아 성역화 하였다는 김유신장군의 태실이 1400년의 세월을 견디고 보존되고 있는 곳이다.

태령산 삼거리지점에서는 만뢰산이 5.4km, 보탑사가 7.9km로 이정표가 표기되어있다. 태령산 능선길을 따라 잠시 내려서는가 했더니, 이번에는 가파른 내리막 등산로를 한참 내려서니 쥐눈이마을 자연생태공원이 나온다.

쥐눈이마을 생태공원에 도착했을때 시간상으로는 오후3시경이였지만,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자 점점 어둠이 짙어지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갈미봉과 만뢰산을 통해서 보탑사로 가려면 앞으로 빨리가도 2시간 이상 걸릴듯 하다.

출발지에서 일정은 거창하게 잡았지만, 겨울산행은 모든 조건이 마음대로 안되었다. 종주를 하고싶은 욕심은 있지만, 이대로 진행하다보면 어둠속에서 하산에 문제가 생길거라고 판단하고 여기서 포기하기로 했다.

쥐눈이마을에서 가장 안전하게 보탑사까지 돌아가는 방법은 도로를 따라서 가는 방법으로, 이곳에서 보탑사까지는 3.4km라는 이정표가 보였다. 도보로 걸어서 보탑사에 도착하면 오후 4시 가까이 되기 때문에 도로를 통해서 보탑사로 향했다.

쥐눈이 마을에서 잠시 내려서면 거대한 연곡저수지가 보이기 시작하고, 저수지는 보탑사방향으로 아득하게 멀게만 보인다. 아침에 보탑사까지 자동차로 이동할때는 잠깐동안 지나간것 같은데 날은 저물고 갈길은 멀기만 하다.

금방이라도 눈이 펑펑 쏟아질것만 같은 찌프린 날씨는 어둠을 제촉하고........ 질퍽대는 도로를 따라 투벅투벅 효자마을까지 걸어오니, 도솔암 입구라는 표지판이 보이니 절반은 걸은것 같다.

날은 저물어가고 질퍽한 도로를 걷는 일행들의 지친 걸음걸이는차츰차츰 서로 간격이 벌어지고.........이제 보탑사가 전방 1km에 있다는 표지판이 보이자 더욱 힘이나서 빠른 걸음으로 최종 목적지를 향해서 걷고 있다.

보탑사가 1km라는 안내판을 보았지만, 좁은 도로를 따라 오르는 길은 멀게만 느껴졌다. 가끔씩 지나가는 자동차들 때문에 수시로 노견으로 비켜서야 했지만, 보탑사 앞뜰에 거대한 느티나무가 보이자 모두들 안도했다.


만뢰산 등산안내도 표지판에 표시된 부분은 오늘 산행의 일정을 그려본 진행도이다. 좌측의 보탑사에서 출발해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종주하기로 계획했지만, 연곡저수지부근 쥐눈이마을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도로를 따라 보탑사로 돌아왔다. 계획했던 일정대로라면 파란색 점선을 따라 진행했으면 되지만 겨울산행이라 시간이 부족했다.

산행은 자주하지만, 이날 산행을 하면서 또 한번의 교훈을 얻었다. 겨울산행은 눈길을 걷기 때문에 예상보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했으며, 일몰시간이 빠르기 때문에 산행종료시간을 무조건 오후 5시 이전으로 마쳐야했다. 하지만 이날처럼 날씨가 흐린날은 오후 4시쯤 어두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에 하산시 문제가 발생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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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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