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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8일(일) 트레킹일정
팍딩(2,610m) - 몬조(2,835m) - 남체바잘(3340m) - 트레킹 거리:9.60km - 이동시간: 4시간 45분 - 난이도: 높음

밤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업치락 뒤치럭 대다가 일찍 자리에서 일어났다. 트레킹 첫날밤을 이렇게 지내고 날이 밝아지자 카고백을 꾸리면서 또 하루의 일정을 시작한다. 아침밥상에 올라온 반찬들은 낮설지 않은 한국식단인데, 밥은 떡밥이 되었으니 밥지을때 물을 좀 줄이라고 쿡에게 한마디 했더니 미안한 표정을 짓는다.

어제부터 내리던 비가 끊이지 않아 아직도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하루의 일정을 시작하기 위해서 카고백을 내놓는다. 포터들은 카고백이 비에 젖을까 비닐로 감싸고 방수자루에 담아서 짐을 꾸리고 좁교에 등짐을 실어서 떠날 채비를 한다.

트레킹 2일차 일정은 시작되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예정 시간에 길을 떠났다. 보슬비가 내리지만 오히려 따가운 햇살보다는 편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 차츰차츰 고도를 높여서 걸음을 제촉한다.

히말라야 지역은 참으로 경이로운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곳이다. 어느 순간에 비가 개이면서 가스가 순식간에 걷히자 보이지 않던 빙산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신기루 현상을 볼 수 도 있다. 산 이름이 워낙에 많아서 무슨산인지 기억이..........

트레킹을 하면서 산도 바라보고 숲도 보지만 여기에서 빼 놓을 수 없는것은 산골짜기에서 솓아져 내리는 작은 폭포들이다. 첩첩산중 어디를 둘러 보아도 수백미터의 폭포를 이루면서 물줄기를 솓아내는 장관을 수시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네팔에 들어서면서 볼 수 있었던 라마불교의 흔적들은 산줄기를 따라 어디를 가더라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늘 거대한 시설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만국기 처럼 길게 늘어진 줄과 바위에 빼곡하게 새겨진 불경들을 보면서.........

산중에서 흘러 내리는 물줄기는 높은 고도에서 토출량이 많기에 빠른 유속으로 하얀 거품을 일으키면서 흘러내린다.

점점 고도가 높아지면서 걷는것도 힘들다는 생각을 할때쯤 물줄기가 폭포처럼 솓아져 내리는 계곡을 건너서 가파른 산길에 접어든다.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마을을 지날때 집집마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오더니 쏜살같이 고개를 넘어 사라진다.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아이들의 걸음이 빨라지고, 산길과 고개를 넘어 사라진 아이들이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는데, 이제야 등산로 옆에서 자그마한 학교 간판을 찾았다. 좌측의 좁은길을 따라서 언덕위에 보이는 건물이 학교였다.

고도를 점차 높여가며 또 다른 마을입구의 관문을 통과하면 히말라야 입산자들을 체크하는 포인트가 있다. 이 시간이 등교할 시간인지 이곳에서도 교복을 입을 학생들이 부지런히 걸음을 제촉하면서 학교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체크포인트를 지나서 내리막길이 나오면 한참을 내려서게 된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모든것이 새로운 풍경이라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깊은 산중에서 물줄기를 솓아 내리는 폭포도 구경하고, 바위에 새겨진 불경도 구경하면서.........

트레킹을 하면서 참으로 신기한것은 이곳에서 등짐을 나르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신발은 다 떨어져서 발바닥만 걸친체 저렇게 많은 등짐을 지고 하루종일 또는 몇일이고 정상을 향해서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측은한 생각이 든다.

벌써 길을 떠난지 한나절이 된것같다. 아침부터 등산로를 따라서 오르고 내리고, 어딘지는 모르지만 작은 마을을 몇개 지났는데,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야한다기에 배낭을 내리고 한참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에 휴식을 취하면서 일행중 한명이 거머리에 손등을 물려서 피가 흐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이곳의 거머리는 나뭇가지나 풀잎에 붙어 있다가 살짝만 스치면 피부에 달라붙어 피부를 뚫어서 피를 빨아 먹는다고 한다.

점심 메뉴는 비빔국수로 준비를 했는데 양념맛은 그런데로 잘 냈지만, 간을 잘 못 맞추어 모두들 짜다고 한마디씩.........

점심식사를 하고 계속되는 트레킹은 점점 고도를 급상승 하면서 난이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은 온통 너덜지대라서 발바닥과 무릅에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점점 육체를 지치게 만들었다.

넘쳐 흐르는 계곡을 끼고 얼마나 걸었을까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때쯤 이번에는 배경화면이 바뀌면서 앞쪽으로 계곡을 가로지르는 상하 쌍다리가 보인다. 우리가 가는 방향은 아랫쪽 다리를 건너서 고도를 상승하면서 산을 올라야했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서 급격하게 고도를 높이면서 산을 올랐다. 물론 트레킹 길이 편하지 않을 많큼 바닥에 돌이 깔려있고, 비탈진곳은 경사도를 줄이기 위해서 之 로된 길을 한참 올랐더니 남체바잘의 체크 포스트가 보인다.

남체바잘은 해발 3,340 미터 지역으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비탈진 산위에 보이는 수십동의 건물들은 대도시로 연상될 만큼이나 대규모의 롯지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마을이다.

동네 어귀에는 어김없이 마을을 통과하는 관문이 보이고, 아랫쪽에서 힘겹게 물통을 지고 올라오던 여자 아이들이 이곳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곳 사람들은 하나같이 등짐을 질때 머리에 끈을 걸어서 고정하고 다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마을입구를 지나서 조금더 올라가니 건축공사장 주변에서는 남자아이들이 건축자재를 만들기 위해 돌을 깨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모습은 언젠가 TV방송국에서 취재해서 방영되었던 모습을 실감나게 그대로 볼 수 있었다.

남체바잘은 제법 큰마을로서 수백동의 롯지가 있는것으로 보아서 롯지를 운영하는 가족들까지 합친다면 수백명의 인구가 밀집한 소도시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따라서 이곳은 등반객이 필요한 트레킹 용품들을 갖춘 상점이 제법 큰곳도 보인다.

우리가 하룻밤 유숙한 콩데뷰롯지라는 간판이 보이는 대문을 통해서 비탈진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제법 높은 4층건물이 보인다. 하지만 이곳에 세워진 대부분의 건물들은 겉모습은 번지르하게 보여도 내부의 시설은 보잘것없는 판자집이다.

남체바잘은 해발 3,340미터로 팍딩에서 출발해서 해발 740미터를 상승했으니 제법 고도를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감각이 빠른 사람은 서서히 고산증을 느낄 수 있는 시점이다. 어둠이 짙어지자 고도차 때문인지 몰라도 이곳에 도착하니 벌써 온몸이 썰렁함을 느낀다. 숙소를 배정받아 짐을 풀고나서 우리는 모두 겨울파카와 고소모를 눌러쓰고 체온관리에 신경을 써야했다.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동안에 우리는 따끈한 밀크티를 한잔씩 마시며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식사는 우리가 고용한 쿡과 보조인원들이 취사를 하는데, 기본적으로 1시간정도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이곳은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서 어둡기전에 저녁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헤드렌턴을 휴대하고 움직여야는데, 물이 없어서 양치질만 가볍게하고 초저녁부터 잠을 청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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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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