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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는 동해안 지역에 풍랑이 심하게 불어오는 가운데 묵호항에서 도동항까지 4시간 가까이 배를 타고 오느라고 시달리고, 오후에 곧 바로 육로관광 A코스를 꼼꼼히 구경하다보니 저녁시간대에는 피로가 몰려왔다. 울릉도의 야경이 아무리 좋아도 저녁밥을 먹고나자 더 이상 움직일 기력이 없어서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어서 하루의 피로를 말끔하게 해소했다.

오늘은 울릉도 자유여행 2일차에 접어들었다. 오늘 일정은 울릉도 육로관광 B코스를 오전중에 마무리 하기로 계획했다. 물론 어제 빌린 렌트카를 24시간만에 반납하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오늘의 오전일정은 내수전일출전망대와 봉래폭포, 그리고 저동항 어시장 구경만 하면 관광업체에서 소위 말하는 육로관광 B코스의 마무리가 되는 셈이니 별 무리는 아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도동항을 떠나서 울릉순환도로 기점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육로관광 B코스로 접어든다. 구비구비 험한 산길을 넘어서니 저멀리 오징어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는 저동항이 보인다. 저동항을 지나서 또 구비구비 산길을 오르고 내리다보면 고갯마루 좁은공간에 투어버스들이 줄줄이 서있으니 바로 이곳이 내수전일출전망대 오르는 길목이다.

내수전 일출전망대로 가는 길은 수 많은 동백나무와 마가목등이 터널을 이룬 가운데 두사람이 나란히 걸을수 있는 정도의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입구에서부터 전망대까지는 왕복 30~40분 정도 소요되며 목재 계단을 통해 해발 440여m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아름다운 관음도, 섬목, 죽도, 북저바위, 저동항과 마을, 행남등대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자그마한 산꼭대기에 아련하게 보이는곳이 바로 내수전일출전망대라고 한다. 육지에서는 이정도 산이라면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지만, 울릉도에서는 이정도의 산위에서도 멀리까지 해안풍경을 조망할 수 있기에 특별한곳이다.

울릉도여행을 계획하고부터 날씨가 안좋을거라고 예상은 했는데, 정말 전 일정동안 기상이 좋지 않았다. 이날도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투어버스에서 내린 단체 관광객들은 모두 비옷을 챙겨입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일출전망대에 오르는 초입에 타일같은 보도블럭에 비가 내리자 경사진곳은 미끌미끌해서 조심스럽게 올라야했다.

내수전일출전망대에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숲속을 한참 걷다보면 중간지점에 큰소나무가 한그루있는데, 이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기도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길은 가파른 목재테크로 만들어진 계단길을 통해서 정상까지 힘겹게 오르게 된다.

정상에 올라서서 한번쯤 뒤돌아 보면, 우리가 올라온 시작점에 투어버스들이 줄지어 있는 풍경이 아련하게 산하로 조망된다. 그리고 전망대 앞쪽으로는 내수전몽돌해변의 북저바위가 바다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것이 이체롭다.

그리고 좌측으로 돌아보면 아련하게 멀리로 보이는 작은섬은 어제 육로관광A코스의 마지막 지점이였던, 관음도가 조망된다. 그리고 10시방향을 보면 도동에서 해상관광이 가능하다는 죽도가 제법 큼직하게 바다에 떠있는 풍경이 조망된다.

그리고 우측 3시방향으로 조망을 해보면 오징어잡이 배들이 항구에 들어차있고, 방파제에 촛대바위가 우뚝 서있는 저동항이 조망된다. 그리고 저동항 끝자락에서 더 멀리 조망해보면 도동행남등대도 조망된다.

내수전일출전망대는 공간이 넉넉하지 못해서 투어버스 서너대만 몰려오면 발디딜틈도 없이 혼잡하지만, 이날은 비가 내리고 조망이 좋지 않아서 사진만 몇장씩 찍고나서 한꺼번에 우르르 하산을 하기시작한다. 날씨는 안좋았지만 조용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아내와 나는 한참을 기다렸다가 여유있게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사방의 조망을 즐기고 있었다.


계속해서 비는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일출전망대에서 조심스럽게 하산해서 저동항쪽으로 이동을 햇다. 어차피 봉래폭포를 가기 위해서는 저동항 주변까지 이동을 해야했다. 일단 저동항을 왔으니 저동 어시장이 어떤지 돌아보기로 했다.

저동항은 울릉군에서 가장 큰 항구로, 울릉도 오징어 대부분이 취급되는 항구라고 한다. 오징어를 잡기위해 집어등을 밝힌 어선들의 오징어잡이배 불빛으로 유명한 '저동어화'는 울릉 8경 중에 하나로 유명하다. 저동항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서 두루두루 살펴보니, 멀리 방파제에 촛대바위가 우뚝 서있고, 항구에는 오밀조밀 오징어잡이 배들이 정박해있다.

저동항을 끼고 있는 길다란 건물을 따라서, 넓은 공간에 빼곡하게 오징어가 수북하게 쌓여있고, 수십명에 이르는 아주머니들이 능숙한 솜씨로 오징어 활복작업을 하는 모습들이 이체롭다. 어디를 보아도 온통 오징어만 보이는데, 오징어 눈알, 그리고 오징어 내장, 손질된 오징어를 널어 말리기 위해 준비하는 작업등, 울릉도 저동항의 기억은 오직 오징어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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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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