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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은 관방제림과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를 지나면 바로 왼편에 보이는 대숲이다. 약 16만㎡의 울창한 대숲으로 담양군이 2003년 5월 개원했다고 한다. 죽녹원은 사계절 푸르름을 유지하며,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대바람이 일상에 지쳐있는 심신에 청량감을 불어 넣어준다. 또한 빽빽히 들어서 있는 대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푸른 댓잎을 통과해 쏟아지는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는 기분 또한 신선하기만 하다.

 

대나무숲은 여름철에는 시원함을 느껴지겠지만, 눈내린 겨울에 만나는 대숲은 더욱 별천지를 연상케한다. 남도여행을 하면서 겨울날에 죽녹원을 들렸더니, 전날부터 내린눈으로 입구부터 주변이 하얗게 눈이 쌓여있다. 하얀설원에 푸르름을 더하는 대나무가 빼곡하게 솟아있는 풍경은 정말 장관이였다.

 

 

죽마고우길로 들어서면 좌측으로는 2층규모의 커다란 건물이 있는데, 이곳에는 대나무분재 및 생태전시관이 있고, 2층에는 대나무 공예품등 기념품을 팔고있는곳도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팔고있는 먹거리중에는 겨울에도 달콤한 맛을 내는 대나무 아이스크림을 맛보는 재미도 있다.

 

 

죽녹원 숲길을 걸으며 "우와! 멋있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산책로를 따라서 조금 올라서자, 이번에는 경사로에 눈이 다져지면서 온통 미끄럼판이다. 눈내리는 날 죽녹원 숲길은 조금 한적한곳도 있는가하면,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들면 사람들이 정체되어 기다려야 하는곳도 있다.

 

 

푸른 숲속에 하얗게 눈내린 이색적인 풍경을 즐기면서 숲길을 걷다보면 심심치않게 안내판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곳은 알포인트 영화촬영지로서 영화 주연배우 감우성이 썼던 철모를 영화촬영후 담양군에 기증했다고 하면서 이곳에 걸어둔것도 보인다.

 

 

죽녹원에는 죽림욕을 즐길 수 있는 총 2.2km의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운수대통길, 죽마고우길, 철학자의 길 등 8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되어 있는데, 죽녹원전망대로부터 산책로가 시작된다.각각 이름이 다른 코스를 가지고 있지만, 어디를 가도 똑같은 풍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각각 8개의 이름을 가진 길로 갈라지는곳에 산책로 이름이 있지만, 일일이 기억하기란 쉽지 않았는데, 산책로를 걷다가 보이는 안내표지판은 뚜렸하게 눈에 띄인다. 노무현대통령이 지나가던 모습도 보이고, 의적 일지매 촬영했던 장면도 보면서 지루하지 않은 산책을 한다.

 

 

기왕이면 좀더 멀리 돌아보려고 끝까지 올라가는데, 갑자기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니, 푸른 대나무 숲속은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눈보라가 얼굴을 때릴때면 옷깃을 새우고 있지만, 아이들은 마냥 즐거운듯 아예 바닥에 들어누워서 썰매를 타면서 겨울을 즐기기도 한다.

 

 

울창한 대나무 숲속을 걷다보니 학창시설 교과서에서 본 시조중에서 갑자기 윤선도의 오우가가 떠오른다. 그중에  대나무에 대한 글귀가 아직도 입안을 맴도는것은 대나무가 더욱 인상깊게 새겨졌기 때문일것이다.

 

"내 버디 몃치나 하니 水石(수석)과 松竹(송죽)이라

東山(동산)의 달 오르니 긔 더옥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삿 밧긔 또 더하야 머엇하리"


"나모도 아닌 거시 풀도 아닌 거시
곳기는 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난다.
뎌러코 사시(四時)에 프르니 그를 됴하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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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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