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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6일차는 카라콜 그린야드호텔에서 출발해서 약32km 떨어진 알튼아라산 산장까지 라이딩을 하게된다. 알튼아라산은 만년설산이 해빙되어 폭포처럼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계곡으로, 해발 2,500m 까지 고도를 상승하면서 온통 너덜지대와 험준한 급경사구간을 힘겹게 올라가게 된다.

 

 

라이딩 출발시간이 가까워지자 대원들은 자전거를 점검하면서, 자전거 구석구석에 묻어있는 소똥과 말똥을 털어내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기 있다. 이날 라이딩은 알튼아라산 산장까지 오르기 위해서 A363 도로를 따라서 동쪽으로 약12km정도 이동해서 작은 소도시 사거리에서 우회전후 지방도로를 따라서 라이딩을 하게된다.

 

 

빅토르가 선두에서 라이딩을 인솔해서 우리가 지나가는곳은 자그마한 시골마을같은 소도시의 접어든다. 이래도 이곳은 은행과 관공서 병원시설들의 간판이 보이는걸 보니 아마도 면소재지 수준의 소도시같다. 이곳에 도착해서 도로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사이에 하늘을 처다보니 비구름이 갑자기 몰려온다.

 

 

소도시의 사거리에서 우회전후 지방도를 따라서 한참동안 달리고 있다. 하늘에는 검은 구름이 점점 많이 몰려들어 머리를 압박하니 하늘과 땅의 공간이 점점 좁아지는 느낌이 든다. 지나가다가 도로변에서 세종대왕과 비슷한 동상이 보인다. 물론 이곳의 역사적인 인물이겠지만 누군지 몰라서 그냥 세종대왕이라고 했다. ㅎㅎ

 

 

소도시에서 지방도로를 따라서 약3km정도 라이딩 하다가 공사구간에서 알튼아라산 이정표를 만났다. 우측으로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가야 한다. 그런데 갑자기 라이딩 행렬이 흩어지면서 모두 자전거에서 내리고 있다. 무슨일인가 앞쪽의 상황을 살펴보니 수십마리의 소떼들이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비포장도로 자갈길에 업힐구간의 경사도가 서서히 높아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높은 경사로를 만나면 끌바가 시작된다. 잠시후 폭포처럼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흘러내리는 계곡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만나자 다리위에 올라가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찍기 놀이에 바쁘다.

 

 

하늘에 검은구름이 점점 다가와서 머리위에까지 내려오니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모두들 빠른동작으로 배낭에서 우의을 꺼내서 착용한다.  우의를 착용하고 라이딩을 하기란 정말 불편하다. 빗방울은 굵어졌다 가늘어 졌다를 반복하면서 우리는 계곡을 우측에 끼고 너널길을 따라서 끌바와 들바가 계속된다.

 

 

알튼아라산 산장으로 오르는 너덜길은 해발고로를 높여가면서 계속해서 이어지고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의 숫자는 많아졌다, 적어졌다를 반복하면서 우의를 벗으면 비가오고, 우의를 입으면 비가 그치기를 반복한다. 털보의 소중한 카메라는 우의 속으로 넣었다, 꺼냈다를 반복하면서 중간중간에 분위기를 캡쳐하기 바쁘고~~

 

 

그러다가 계곡주변에서 특이한 풍경을 발견한다. 동절기에 쌓인 만년설이 해빙을 하면서 대부분 녹아서 주변에는 수풀이 파랗게 자라고 있는데, 아직까지 만년설이 남아있는 풍경을 목격하고 모두들 멈춰선다. 여기도 포토존이라고 하자 모두들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같은 장소에서 수 십장의 사진을 찍고나서 자리를 이동한다.

 

 

계속해서 우측에 계곡을 끼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경사도가 높아지자 갈지(之)자 형태의 도로가 나오는데, 지그재그로 길을 만들었지만 경사도가 만만치 않다. 그러다가 장갑차같이 튼튼하고 무식하게 생긴 산악용 자동차가 경사로에서 마치 뒤집어질듯이 코너링을 하는 풍경을 보면서 모두들 놀라는 표정이다.

 

 

이제 계곡물은 저 아래쪽에 버려두고 우리는 계속해서 급경사 업힐구간을 오르고 있다. 급경사구간이 얼마나 높은지 하늘에 맞닿은곳에 도착했을때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가 들리면서 비가 솓아지기 시작한다. 나무 아래서 비를 피할까 생각을 했는데, 이미 나무마다 소떼들이 점령하고 있어서 포기하고 길을 제촉했다. 에이~ 소새끼들^^ ㅎㅎ

 

 

험준한 너덜지대 급경사 구간이 끝나고 약간 평평한 구간이 나오자, 이번에는 계속해서 내린 비로 인하여 온통 물구덩이가 깊어서 자전거를 탈 수 가 없었다. 그리고 얼마후 가장 높은 정상에 올라선곳이 해발 2,500m 정도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니 다시 계곡물줄기가 보이고, 산중에 아련하게 몇채의 건물이 있는것이 보이자 이곳이 알튼아라산 산장이라는 직감이 온다. 아! 이제 고생은 다했구나^^

 

 

산정상에서 산장이 보이자 빨리 내려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으나 노면이 질퍽해서 자전거 바퀴가 달라붙고 미끄러워서 내려가는것도 쉽지는 않았다. 그리고 산장에 도착할때쯤 갑자기 강풍과 함께 함박눈이 솓아지기 시작한다. 모두들 자전거를 팽개치듯이 빠른동작으로 세워놓고 대피를 한다.

 

 

우의는 입었지만 계속해서 비를 맞은데다가 고도가 높아지자 기온이 떨어지니 온몸이 떨리기 시작한다. 이날따라 반바지에 반장갑을 착용한 상태라 허벅지도 시럽고, 손가락도 얼어서 제대로 움직이질 않는다. 서둘러 비옷을 비옷과 배낭을 벗어 던지고 난로에 손을 녹이니 온몸에 생기가 돌자 이제는 시장기가 마구 몰려온다. 지원팀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로 뜨거운 국을 호호 불면서 마셨더니 내장까지 따끈해져서 살것같다.

 

 

점심식사로 따끈하게 몸을 녹이고나서 이제는 우리들 숙소를 배정받았다. 숙소는 1960년대 군대막사같은 건물로 내부에는 8개의 침대가 빼곡하게 놓여 있어서 마치 군대 야전병원 수용시설 같은 느낌이 든다. 침대는 속이 들여다 보이는 스프링침대에 담요가 깔려 있었지만, 모두들 각자 가지고 온 침낭을 꺼내게 만든다. 여기저기서 뒤척일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소리가 들리지만, 이 산중에는 이곳말고는 묵어갈곳이 없기에~~ ㅠㅠ

 

 

숙소를 배정받고나서 모두들 분주하게 짐을 사용하기 편하도록 정리하고 이제부터 주변에 환경이 어떤지 구경을 하려고 밖으로 나왔다. 산장 주변에는 크고작은 건물이 몇채 보이고, 건물의 뒷편에 파란색 오각형 판자집이 보이기에 혹시 냉장고가 아니냐고 했는데~~  알고보니 재래식 화장실이 였다. ㅋㅋ

 

 

계곡물 주변의 경치를 살펴 보았더니, 조금전에 내린 눈이 산위에는 하얗게 쌓여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연출하고 있었다. 하늘아래 첫동네에서 황홀한 한폭의 풍경화를 감상하면서 대자연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런데 산악용자동차 한대가 요란한 엔진음을 내면서 도착했는데, 알고보니 인천에서 여행왔다는 한국인팀이였다. 방가방가^^

 

 

대자연의 황홀한 풍경화를 감상하고나서 이제는 몸을 따듯하게 녹일 차례다. 이 건물은 아주 유명한 온천탕이 있는곳으로 결국 이곳의 온천때문에 이곳에 산장이 건축된것이라 한다. 사진에 보이는 지붕의 일부도 날라간 건물이 온천탕으로, 1,2,3번 3개의 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번이 가장 뜨겁고 다음 다음으로~~ 

 

 

온천탕은 내부도 낡은 시설물에 온천탕 자체만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1960년대에 온천개발 이후 한번도 보수하지 않고 5~60년을 그대로 사용한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샤워공간도 없기 때문에 뜨거운 온천수에 몸을 담그는 자체만으로 온천욕을 끝내야한다. 그리고 1,2,3번탕에서 남녀 사용구분은 사전에 입욕자들끼리 약속해야 한다.

 

1번탕은 남성, 2번탕은 여성이 이렇게~~ 그러나 옆에만 칸막이가 되어 있을뿐이지 위쪽을 뚫여있다. 이곳에는 온몸에 물을 끼엊는 프라스틱 바가지가 두개밖에 없다. 어쩌다 바가지가 없으면 옆칸에 대고 이렇게 이야기 한다. '바가지 하나 주세요.' 아무도 대답이 없기에 이번에는 '아가씨! 바가지 하나 던져 주세요." 그러자 아줌마중에 누군가 이쁜 목소리로 '네" 하면서 바가지를 집어 던져준다. ㅋㅋ

 

 

한나절동안 알튼아라산 산장까지 오르면서 비를 맞고 눈도 맞아 가면서 꽁꽁 얼었던 몸을 뜨거운 온천탕에서 녹이고 나니 모두들 생기가 돋는다. 그렇게 요란스럽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듯 햇살이 비추기 시작했다. 비개인 오후의 공기는 한층 상큼하니 옷을 벗어 젖히고 남성대원들은 하늘 높이 날아가기 시작했다.

 

 

알튼아라산 산장 주변에서 사진찍기 놀이에 시간가는 모르는 놀고 있을때, 주방에서는 우리대원들의 만찬을 준비하기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만찬을 준비하기 위해서 들판에서 뛰어노는 어린양중에 가장 똘똘한 녀석으로 두마리를 잡아서 양요리 전문가가 다양한 양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이제 잠시후면 요리가 나오니까 기대하시라^^ 모두들 침을 꼴깍 삼키면서 무슨 요리가 나올까 기다리고~~

 

 

가장 먼저 나온 요리는 양고기가 들어간 스파케티가 나오자 조금 덜어서 맛을 보고 있는데, 곧 바로 양갈비가 큰 접시에 수북하게 나온다. 그러자 모두들 젓가락을 놓고 양갈비를 한대씩 잡고 뜯기 시작한다. 결국은 스파케티는 천덕꾸러기가 되어서 접시를 물렸는데, 옆 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스위스 관광객들에게 서비스 했다고~~

 

 

양고기 요리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양갈비를 거의 뜯어갈 무렵이 되자 이번에는 양꼬치구이가 나온다. 이제는 벌써 배가 불러오는 느낌이 드는데, 양배추와 감자를 넣어서 만든 양고기 요리가 또 나온다. 우와~~ 이걸 누가 다 먹으로라고~~ 처음에는 양갈비 뜯느라고 모두들 조용하더니 이제는 배가 부르니 여유가 생긴다.

 

 

이번에는 양내장을 손질해서 삶은 양곱창이 나온다. 손질을 깔끔하게 해서 그런지 전혀 냄새가 없으니 맛이 괜찮다는 생각을 할때쯤 이번에는 최종 하일라이트인 양머리 두개가 고스란히 접시에 담겨져서 들어온다. 모두들 처다만 보고 있을때 주방장이 칼을 들고 들어와서 부위별로 발라서 조금씩 먹어 보라고 건네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두개골까지 칼로 어렵게 가르더니, 골수를 내어서 조금씩 나눠 주면서 맛을 보라고 한다. 이날 만찬은 두마리의 양으로 요리를 만들어서 포식을 하고, 한잔두잔 받아먹던 보드카에 취해서 기분이 삼삼해지는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하늘아래 첫동네에서 3시간이 넘도록 만찬의 밤은 깊어갔다.

 

 

천상의 아침을 맞이하러 떠난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7일차

알튼아라산 산장에서 계곡길을 따라서 유목민들이 길들인 말을 타고 달려보는 승마를 체험하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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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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