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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등산을 시작한지도 벌써 20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요즘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간단한 산행이라도 자주 즐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시는 등산에 대해서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대중화된 취미는 아닌듯 싶었습니다.

모처럼 산행 한번 가려면 며칠전부터 이것저것 준비해가지고 나가지만 정작에 갖추어야할 등산복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청바지에 운동화신고 등산을 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작한 등산이 시간만 나면 전국을 싸잡아 돌아다니다보니, 휴일에 집안에 들어 않아 있는다는 자체가 이상한 모습으로 보이더군요.

등산도 처음에는 취미로 즐기기 시작하던것이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전문적인 분야로 빠져드는 것은, 아마도 등산 중독인가 봅니다. 등산을 안하면 온몸이 근질거려 견딜 수 없으니까요. 이렇게 산과의 인연으로 늘 등산을 하다보니, 산을 모르는 사람들은 빈정대기도 합니다. 그렇게 힘든 산을 뭐하러 가느냐고.........


이렇게 산과의 인연으로 인하여, 처음에는 작은산에서 시작해서 점점 큰산을 오르게되면서 자신감이 생기게 됩니다. 자연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은, 거대한 산을 오르기 위해서 무한도전하는 인간들은 자연앞에 얼마나 왜소한가를 느끼게 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필자에게도 도전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늘 단골로 다니는 스포츠 산악회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9월 28일경에 14박 15일동안 히말라야 등정을 하는데, 히말라야 14좌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한왕용대장과 함께 해발8000미터급 등정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렇게 연락을 받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리더군요. 드디어 나도 히말라야 등정을 할 기회가 왔구나. 앗싸! 늘, 산과의 인연으로 더 큰 도전을 꿈꾸던 필자에게는 더없은 기회라는 생각에 아내에게 승인을 받으려고 말했더니...........


한마디로 "안돼!" 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고, 위험하기 때문에 안된다고 합니다. 위험한곳에 가기때문에 보험도 들고 간다고 했더니, 죽은 뒤에 보험이 무슨소용이냐고 하더군요. 하긴 그것도 그렇지만..........

그후 아내는 이사실을 아들, 딸에게 알렸고, 모두 반대투쟁에 나서더군요. 그러나 필자의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아내를 며칠이고 설득하여 절반은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필자의 히말라야 등정은 차근히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두 여성산악인 오은선(43), 고미영(41) 원정대장이 세계 여성 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향한 도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오은선은 해발 8000m 이상 히말라야 14좌중 12번째, 고미영은 11번째 봉우리 등정에 성공한 산악인 입니다.

그러나 산악인 고미영은 남아있는 3개의 봉우리 정복의 꿈을 못다이루고, 뜻밖에 사고로 7월 12일에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산악인들은 물론 관심있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날 먼저 사고소식을 접한 아내가 다급하게 소리치며 불렀습니다. "히말라야에 또 사고났데" 하면서 외치는 겁니다. 아뿔싸! 이건 무슨 비보인가? 그나마 어렵게 설득하여 이번에는 꼭 히말라야 등정을 하겠다는 필자에게는 큰충격이였다.

산악인으로서의 도전은 끝이 없지만, 그나마 이제 나이들어 가면서, 올해가 지나면 체력저하로 어려울듯 싶어서 이번기회에 무조건 따라 나설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보를 접하고나서, 아내가 하고싶은 말문을 열었습니다.


"당신! 이번 히말라야 등정 절대 안돼요." "당신의 도전정신도 좋지만, 당신만 바라보고 살고있는 가족들이 있다는것을 명심해요." 그말을 들으니 콧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돌더군요. 그후 필자는 아내의 완고한 만류에 더 이상 설득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사실 25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아내는 남편 하나만 의지하고 살아온 그 심정을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내의 만류를 더 이상 뿌리칠수 없었고, 필자는 새로운 결심했습니다.

위대한 자연앞에 무모한 도전보다,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는것이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라는것을 새삼 느끼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한번 더 깨우칠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감가는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view on을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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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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