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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참으로 빠른것 같다. 요즘 필자가 겪었던 29년전 군대이야기를 쓰고 있는 가운데, 벌써 아들이 무사히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어제 날짜로 제대를 했다. 지금부터 2년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2007년 8월의 마지막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조국의 부름을 받고 아들을 군대에 보내던 날이였다.

21세의 성년이지만 한번도 부모의 슬하를 떠나서 생활하지 못한탓에 마냥 어린애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대학 2학년 재학중에 군대는 가야하는데, '어떻게하면 편하게 근무할까' 이리저리 머리를 쓰더니, 어느날 느닷없이 통보를 한다. "아빠! 저 친구랑 동반입대 합니다." 동반입대라면 전방에서 근무를 할건데, 녀석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기특하기만 했었다.

아빠의 입장에서는, 기왕 군대갈거면 전방에가서 고생을 해보는것이 인생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엄마의 입장에서는 '나약한 아들이 전방에가서 얼마나 고생을 할까'하고 걱정이되어 첫 면회 하기전까지 3개월은 눈물로 보냈다.

그렇게 입대하던날이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2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 어엿한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돌아온 아들의 전역을 축하할겸 간단하게 맥주잔을 부딧치며, 축배를 들며 이런 얘기, 저런 얘기로 밤이 깊어가고 있었다.


◈ 제대한 아들에게 물었다. "요즘 군대생활 어떠냐?"

아들이 겪어온 군생활 전반에 관하여 질문을 하면서, 필자가 겪었던 군대생활과 비교를 해보기도 했지만, 요즘 군대는 어디에다 대입을 시킬수 없을 정도로 공식이 완전히 틀리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부대의 환경에 따라서 근무조건이 다르겠지만..... 아들은 강원도 인제의 교육연대에서 근무를 했다. 교육연대는 1년내내 교육 및 훈련만 받는 다고한다.
 
아래 내용은 23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제대한 아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질문과 대답형식으로 무작위 작성해 보았다.


◈ 지급품이나 소모품이 모자라는 불편은 없었는가?
특별히 의식주에서는 큰 불편을 느껴보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지급하는 피복이라든가, 소모품은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넉넉했다.
예전에는 개인 지급품을 잃어버리고 훔치러 다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한창 먹을 나이인데 배가 고파서 어렵지는 않았나?
훈련병때는 배고품을 느꼈지만, 자대배치후에는 느끼지 못했다. 매일 하루 한번씩 과일을 먹을수 있고, 주중에 간식으로 컵라면과 건빵등을 지급받는다. 그리고 P.X에 가면 여러종류의 냉동식품들이 있어서 기호에 따라서 입맛대로 골라서 먹을수 있다.

내무반 생활과 주거시설에 불편은 없었는가?
내무반이 노후되었지만 난방시설과 냉방시설이 잘되어 특별한 불편은 없었고, 막사 건물에는 공중전화가 여러대 배치되어있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전화도 한다. 그리고 PC방에서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며, 세탁실에서 세탁과 건조까지도 할 수 있다.

주말이나 휴일에 여가활동은 어떻게 하는가?
주5일 근무하고 주말부터 일요일은 각자 자유롭게 쉴수 있으며, 내무반에서 T.V시청도 하고, 책읽기, 운동, 군것질, PC방, 등등 각자 취미대로 휴일을 보낸다. 외출외박은 23개월동안에 10포인트를 지급 받으며, 회출은 1포인트 차감, 외박은 2포인트 차감을 받아서 사용하며, 포인트가 모두 소진되면 외출 외박을 할수가 없다.

취미생활이나 여가활동시 돈이 부족하지는 않는가?
매월 받는 군인들 월급이 병장은 9만8천원을 받았고 계급별로 1만원정도 차이가 난다. 이렇게 받은 월급을 아껴쓰지만, 외출외박을 나갈경우는 많은 돈을 지출하기도 한다. 모든 돈은 현금카드로 사용해야하며, 부대 방침에 의해 현금을 2만원이상 주머니에 넣고 다닐수 없도록 규정되어있다.

◈ 군생활 하면서 제일 힘든것이 있었다면 무었인가?
교육연대에 근무하다보니, 1년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교육하고, 훈련준비해서 훈련나가는데, 한번 이동하면 편도 40km정도씩 행군하는것이 제일 힘들었다. 군장무게만 해도 10kg정도인데, 기관총의 무게가 7~8kg이 넘는것을 같이 메고 행군하는것이 제일 힘들었다.

◈ 군생활 하면서 폭언이나 구타를 당해본적이 있나?
군생활 하면서 한대도 맞아보지는 않았다. 요즘은 아무리 후임이라해도 폭언을 한다든가, 얼차려를 주거나, 장난삼아 굴밤도 줄수가 없다. 철저하게 개인적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해주기 때문에, 만에 하나라도 당사자가 불쾌하다고 하여 신고가 접수되면 철저히 조사가 이루어 지며 해당병사는 군기교육대에 가던지 영창까지 가게된다.

◈ 군기교육대나 영창을 가면 구타를 당하지 않는가?
같이 근무하던 동기 한명이 후임에게 폭언을 했다고, 신고가 접수되어 영창을 가게 되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영창에서도 절대 폭언이나 구타를 못한다고 한다. 하루종일 말한마디 못하게하니, 혼자 서성대고 왔다 갔다 하거나, 조용히 책을 읽으면서 반성의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그후 영창에서 풀려나면 구속되었던 날짜만큼 제대일자가 연장된다.

◈ 군생활을 2년동안 하면서 무었을 느꼈는가?
잃은것이 있다면, 반드시 얻어것이 있는것이 세상의 이치인듯 하다. 23개월의 소중한 시간을 잃었지만, 남자로 태어나서 한번쯤은 체험해 봐야할 가치를 느꼈다. 부모님 슬하에서만 나약하게 자라던 마음이, 어려운 훈련을 통해서 강인한 의지를 배웠고, 스스로의 체력의 한계까지 테스트 할수있었다.


그리고 단체생활을 통해서 강인한 단결력도 배우고, 많은 사람들을 만남으로서 인간관계도 배울수 있었다. 학교 다닐때는 조금만 불편해도 불만을 토로했지만, 군생활 하면서 많은 참을성과 인내심도 배울수 있었다. 세상일은 모든것이 생각할 나름인것같다. 군생활 2년이 썩었다고 생각하면 억울함을 느낄것이고, 많은것을 배울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하면 그 만큼 보람있고, 가슴뿌듯한 일이 아니겠는가.

◈ 아들과 대화를 통해서 느낀 아빠의 소감은?
아들이 입대할 당시에는 부모 슬하에서만 자라던 연약한 아들이 혹시라도 군생활에 어떻게 적응할지 조금은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고 첫면회에서 건강하고 씩씩한 모습을 보고나서는 마음이 놓였다. 군생활 어떠냐고 물었더니, 그래도 " 군생활 재미있어요." 이렇게 말하던 날이 몇달 안된것 같은데, 무탈하게 군복무 마치고 벌써 제대를 했다.

그리고 모처럼 늦은밤까지 대화를 나누면서 아빠 입장에서도 마음이 정말 뿌듯했다. 군생활 2년이 나름대로 힘들고 고달프고 했겠지만,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스스로 감수하려는 아들이 대견스럽기만 했다. 아들! 군생활은 인생의 전환점이라는것을 명심하고, 어렵고 힘들던 군생활을 발판삼아, 사회생활에 적극적이고 활동성있는 재목감으로 장성해주기 바란다.

유익한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view on을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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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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