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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육군기갑학교 12주간의 교육기간중에서~

때는 1980년 4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국방부 시계는 돌아간다고 하더니, 악마같은 조교들에게 지옥같은 교육을 받으면서, 이것이 운명이라 생각하며 지나온 날짜가 벌써 한달이 넘어섰다.

처음에 입교당시는 모든것이 낮설고 얼떨떨하여 모든동작 하나하나를 군기로 직결시키는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벌써 전차병 후배들이 3기수나 들어왔으니 중고참이였다. 

처음에는 군기교육에 적응하기 힘들어서 밤잠 설처가면서 공포분위기 속에서 생활했지만, 교육 중반에 달하면 어느정도 군기도 몸에 익어서 자연스럽게 절도있는 행동이 나온다.

이때쯤 되었을때 육군기갑학교에서는 12주간의 교육중에 8주의 교육이 끝나는 일요일에 단 한번의 면회시간을 특별히 할애해준다. 기갑학교생활 한달이 넘어선 어느날 내무반장이 일석점오를 취하러와서 통보을 한다.
 
"오늘은 여러분들에게 아주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늘 무섭기만 하던 내무반장이 그나마 약간 미소를 짓는듯한 표정으로 말을한다.
점오시간마다 긴장하여서 내무반장 입에서 무슨 폭탄이 터질줄 몰라서 불안해 했다.

그러나, "예! 여러분들은 다음주면 입교한지 두달이다."
"다음주 일요일에 교육기간중에 단 한번의 면회를 실시한다." 
"여러분들이 보고싶은 사람들, 즉 부모님이나 애인과 친구들을 만날 시간을 허용한다는 말이다."
 

 모두다 기쁜 일이지만 군기빠진 행동을 할 수 없어서 얼굴만 처다본다.
" 알겠나?" "넵! 알겠습니다."

이렇게 이날밤 일석점오는 기분좋게 끝나고 잠자리 들기전에 모두 웅성웅성한다.
 
아마도 면회 올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듯 하였다. 여기저기서 편지지를 꺼내서 편지를 쓰는 모습들이 보인다.

당시는 편지외에는 연락할 방법이 없었기에, 편지를 쓰고 답장까지 받으려면 빠르면 6일 늦으면 10일은 기다려야한다. 다음날, 가까이 지내는 동기 한명이 말을 건넨다.

"야! 너는 누가 면회오는데?" "면회 오는 사람 없어."
" 왜?" 무슨일 있나?"  "어른들은? 애인은 없나?"
 
사실 며칠전에 아버지에게 받은 편지내용에 보니까 요즘 시골에는 눈 코 뜰사이 없이 바쁘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남들 다하는 연애도 못하고 군대오다보니 면회라도 올만한 여자도 없었다. 왠지 갑자기 외톨이가 된 것처럼 쓸쓸함이 밀려온다.

"나는 말이야, 면회오라고 하면 애인이 만사 제쳐놓고 달려올거야"
그친구는 당당하게 말을 건넨다. "넌 참으로 좋겠다."
"이런 멍충이! 사회있을때 애인도 하나 안 만들고 넌 뭐했냐?"

"그러게 말이야. 그냥 혼자 끙끙대다가 군대왔지뭐.......ㅎ"
"그럼 다음주 일요일날 혼자 내무반에 있으려구?" "좋은 생각이 있다." "내 애인 친구들이 몇명있거든, 서울에서 여기까지 혼자오러면 심심하니까 친구 한명 같이 오라고 하면 되겠다."

"그리고 니 애인이라고 하면서 위병소에 면회 신청하면 되잖아"
뜻밖에 이친구 말을 들으니 갑자기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시작한다.
"정말! 정말 그렇게 해줄꺼야?" 물론이지 오늘 바로 그렇게 편지 보낼테니 기다려봐. "

"고맙다 친구야! 잘되면 내가 한턱 쏜다" 이렇게해서 그 친구는 자기 애인에게 편지를 쓰게되었다. 하지만 날짜가 얼마 남지 않아서 혹시 이의가 있더라도 답장쓸 시간도 안된다.

이것도 운명인가, 올지도 안올지도 모르는 애인의 친구를 기다려야하는 심정은 오죽하랴~
과연 올것인가, 안올것인가? 괜스리 마음이 들떠서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분이 좋아서 힘든 교육시간도 어려운줄 모르고 한주일이 지나갔다.

모두들 면회올 부모님이나 친구 그리고 애인을 기다리며 며칠전부터 군화에 침 발라서 광내고, 대형 숫가락으로 다림질을 하면서 외출복에 줄을 세우고 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일요일 아침 10시가 되었다. 면회시간에 맞추어서 위병소에 도착한 가족들이 면회신청을하고 이제 줄줄이 면회자들 명단이 통보되기 시작한다.

면회자들이 하나하나 빠져나가고 내무반이 헐렁해지는 분위기다.
애인의 친구를 소개해 주겠다던 친구는 아직도 내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20분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자, 분위기가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어떻게 된거야?"
무슨 일이라도 있는건가?" 이렇게 생각하면서 기다리던 20여분이 그렇게 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내무반장이 호출하는 소리가 들린다. "김털보 애인면회!" "박친구 애인면회"

아호~! 이게 무슨 말씀이당가요. 김털보도 애인이 면회왔다구라고요. 귀를 의심했지만 분명히 박친구와 함께 애인면회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나에게도 애인이 면회를 왔구나. 혹시 올지도 안올지도 모르는 가짜 애인을 기다리며, 미리 반짝반짝 닦아 놓은 군화끈을 졸라맨다.

그리고 나름대로 멋을 내려고, 노란 새우깡하나 달린 모자를 똑바로 갖추고 위병소로 달려나간다. 하지만 나의 애인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니 황당하다. 면회실에는 수많은 면회객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나는 할수없이 친구의 뒤를 따라갔다.

그러나 저쪽에서 우리를 보고 손짓하는 두 여인들을 보자 또 가슴이 콩닥콩닥 거린다.
"인사해. 내 애인이야" 여기는 매일 같이 생활하는 친구." "네!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이렇게 어색한 표정으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면회실 옆에 솔밭에 가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꺼내놓는다. 우와! 얼마만에 보는 사회음식이냐. 또한 미녀들이 준비한 만찬을 즐길수 있다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친구는 나를 향해 "뭐해! 얼른 먹지않고~~" 어! 그래" 그때까지도 나는 무척이나 순진했나보다. 시간이 조금지나자 어색함이 조금 없어지고 대화가 무르익는다.

가짜 애인은 호감이 있는지, 어쩐지 자꾸 질문을 한다." 군생활 재미있으세요?" "아~~네! 재미있습니다." 이렇게 이런얘기 저런얘기, 군대얘기, 사회얘기,친구얘기 애인얘기, 하다보니까 시간가는줄 모르고 어느덧 약속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

면회 마감시간은 오후 2시까지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만나자마자 떠나야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녀를 보내면서 하는말.
" 멀리까지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말 한마디를 하면서 이별을 고했다.
 
그녀의 대답은 " 털보씨 건강하게 군대생활 잘 하세요."
설례는 마음으로 일주일의 기다림속에 행복했던 시간들, 그녀와의 짧은 만남과 아쉬움.
하지만, 가짜애인 만들기 작전은 그녀가 위병소를 떠나는 순간에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
 
창작블로그에 연재중입니다. 그냥 부담없이 추천 한번씩 꾹 눌러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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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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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09.08.18 0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짜애인이지만
    나름 활력소가 되었겠죠?ㅎㅎㅎ
    즐건하루 되세요^^

  3. 둔필승총 2009.08.18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재밌게 잘 보고 갑니다.
    옛 생각 나네요.
    저도 벌써 24년이 흘렀네요.
    멋진 하루 시작하세요~~

  4. Favicon of https://semiye.com BlogIcon 세미예 2009.08.18 0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추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가짜애인과 편지보내느라 설렜던 그날들이 떠오르네요.
    잘보고 갑니다.

  5.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07: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너무 재밌어요...ㅎ
    행복한날 되세요^^

  6. 임현철 2009.08.18 0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한번 그래볼껄 그랬습니다, 그려!

  7.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08: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녀와의 만남은 엄청난 즐거움이셨겠는걸요.
    비록 하루에 끝났어도 말입니다 ㅎ

  8.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08: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역시 군대 얘기란...ㅋㅋㅋ

  9. Favicon of http://mayjhkim.tistory.com BlogIcon 바람꽃과 솔나리 2009.08.18 08: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마운 친구덕분에 외톨이는 면하셨군요^^*

  10.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09:2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 읽고 갑니다. 예전에 우리 오빠도 이랬다고 하던데.. ^^

  11. 인생역전코치 2009.08.18 09:4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알 보고갑니다.
    ^^
    숨한번 깊고 마시고 내 쉬면서
    내가 숨을 쉬고 있음에
    내가 살아 있음에
    행복한 화요일되어 보세요.

  12.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2009.08.18 09: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털보 애인면회' ...캬...그때의 기분이 어떨까.......가짜 애인이라도 엄청 설레었겠습니다.....ㅎㅎ.....*^*

  13.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08.18 10: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그때는 정말 좋은때였겠어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설래지싶네요..ㅎ
    그때 그시절~~
    좋은추억 만든거네요..^^*

  14. Favicon of https://kangdante.tistory.com BlogIcon kangdante 2009.08.18 10:2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이야기..
    그리고 군대에서 애인만들기...
    옛날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살포시 웃고 갑니다.. ^^

  15.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08.18 10: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음에 들었으면 에프터를 신청하지 않구요~
    잘 보았습니다.

  16.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08.18 10: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가짜 애인?
    재밌게 읽고 갑니다.ㅎㅎㅎ

  17.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11: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능력도 없으셔 ㅋ
    저희때는 그랬지요
    사실....
    빈한한 가정사 들이라
    면회오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여유잇는 집안에서 면회오면 부럽고
    먹을것도 생기는 ㅎㅎㅎ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날은 무덥지만 마음만은 시원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18.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8.18 1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멋진 동기분이시네요 ㅎㅎㅎ
    정말 베스트 오브 베스트예요!
    저희때는 하도 면회외박을 불법으로 신청하는 인원들이 많아서 ㅎㅎㅎ
    철저하게 신분을 확인하였답니다 ㄷㄷㄷ

  19.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08.18 14: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가츠님하고 쌍벽을 이룹니다 ㅎㅎ

  20.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2009.08.18 1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옛날 생각이 간절하네요추억을 회상하게
    하는 힘은 군대이야기죠 남성들에게는

    피가 쏟구치는 그 때의 이야기는 날밤도 새지요
    좋은 작품 잘 감상하오며 즐거우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21. 고향맨 2009.08.26 11: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차병725기입니다...위의사진을 많이본것같기도하고 혹시..내모습이안닌가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