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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때는 1980년 6월7일. 기갑학교에 입교한지 13주만에 소정의 교육훈련을 마치고 수료식을 하던날이다. 당초 12주 교육기간이지만,  5.18민주화운동으로 교육일수를 채우지 못해서 1주일 연기되어 13주 과정을 이수하였다.

기갑학교 입교하여 철저한 군기교육부터 배우기 시작하여 지옥같은 생활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몸에 익으니 어느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절도있고 군기가 바싹들어 눈알이 똘방똘방하게 돌아가는 강인한 전차병이되어 있었다.

13주동안을 힘들게 동고동락을 같이한 동기들 57명은 서로 부둥켜안고, 남은 군생활 최선을 다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빌면서 아쉬운 이별을 고한다. 군대에서는 이럴때 어디로 팔려갈것인가 이렇게 표현한다.

101보냐,102보냐,103보냐,자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광주땅에서 고통스런 13주에 몸서리 치면서 이곳을 당장 떠나고 싶은 심정이기에 자충은 제일로 기피한다. 그러나 필자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모든 동기들과 헤어지고 혼자서 103보충대로 배치를 받았다.

"잘있거라 광주야! 이제 광주쪽을 보면서 오줌도 안눈다." 모두들 이런 생각이다.
 
"아호! 드디어 고향땅이 가까운  103보충대로 떠난다." 마치 군생활 다한것 마냥 신나게 환호를 지른다. 

춘천 103보충대에 도착하니 이곳에는 이제 4주간의 전반기 교육만 받고 전방으로 배치받으려고 대기중인 보병100 주특기의 병사들이 대부분이였다.

그래도 전차병은 입대한지 벌써 4개월이 넘었으니 그들과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모든면에서 달리 보인다.

103보충대에서 3일동안 배치를 기다리다가 드디어 6월 10일에 배치를 받았다.
 

어딘지 알 수는 없지만, 목적지는 2전차라고 한다. 같은 방향으로 배치받은 사병들 20여명과 함께 소양호 선착장으로 이동하였다.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누구하나 알려주는 사람없이 인솔하는대로 따라갔더니, 시커먼 해적선같은 배에 승선을 하라고 한다.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그저 넓은 물길따라 가는동안에 따블빽을 옆에두고 나란히 줄을 맞추어 선상바닥에 꼼짝없이 앉아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선착장에 배가 정박하고 모두 내리라고 한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어디로 팔려가는지 모두다 불안초조한지 말한마디 없이 지시대로 따라 갈 뿐이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춘천소양호에서 배를 타고 내린곳이 인제군 신남선착장이였다.

이곳에서 우리는 시커먼 포장을 씌운 트럭에 타고, 팔려가는 짐승 마냥 어둠속에 눈만 껌뻑껌뻑하고 있었다.
포장을 씌운 트럭은 비포장도로를 덜커덩 거리면서 어디론가 계속달리고 있었고, 트럭의 포장속에는 매쾌한 흙먼지가 들어와서 모두 코를 틀어막고있다. 

트럭의 컴컴한 포장속에 앉아있는 우리는 어디로 팔려가고 있는지 짐작을 할수도 없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무생각없이 어둠속에서 멍하니 앉아있는데, 트럭이 멈추더니 포장을 열고 호명을 한다."김털보. 하차" "넵!" 도로가에 어느 부대앞에서 정차한 차량에서 내렸더니, 미리 대기하던 인솔자에게 인계한다.

위병소 입구에 들어서자 위병소에 대기하던 하늘같은 병장이 한마디한다. "전차병 몇기냐?" "넵! 72*기입니다." 그동안 군기교육받던 그대로 부동자세로 서서 소리를 외친다. 처음부터 군기빠진 행동하다가 따블빽 메고 포복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각오를했다.

"아! 복창소리는 양호하다." "열중 쉬어, 차렸" "앞으로 갓" "뒤로 돌아 갓" "제자리 섯"
이렇게 군기상태를 확인한다고 제식훈련을 시키면서 겁먹은 신병을 가지고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더 이상 지시를 하지않고 " 됐어. 대대본부로 인솔해라" 지시한다.
 
군기가 바싹들어 겁먹은 신병은 눈알이 똘방똘방하고 한동작 한동작 절도있는 행동을 하면서 대대본부로 인솔되었다.

대대본부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곧바로 소속중대 배치를 하지않아서 임시적으로 본부중대에 머무르게 되었다.

그곳에서는 인사담당 사병인, 고참 병장의 모든 안내를 받으며 하루동안을 생활하게 되었다. 



그는 말소리가 부드러웠으며 차근차근 설명도 잘 해주면서 신병이라고 군기잡으려는 마음이 없는듯했다. 그는 농담삼아 이렇게 질문을 한다. "어이! 신병. 너 재대 날짜 얼마나 남았냐?" 순간적으로 이런  질문을 받고보니 당황해서 생각이 안난다.

" 에~~ 그러니까~~ 에~ 3년 남았습니다." 그러자 재미있다는 듯이 말한다." 3년을 어떻게 군대생활하냐. 나같으면 자살하고 만다." 말년병장이라고 아주 신병을 농락하고 있지만, 절대 군기가 흐트러지지 않는 행동을 해야했다.

언제 돌변하여 군기교육을 시킬지 모르기 때문에 향상 방어자세를 취해야했다. 하지만 병장은 부드럽게 말을 꺼낸다. "괜찮아. 열심히하면 나처럼 될수있어. 나는 이제 한달 남았어" 한달이라는 말이 얼마나 부러운지~~ 나는 아직도 3년 남았는데..........ㅠㅠ

"여기가 어딘줄 아냐?" "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자 차근히 알려준다."이곳은 강원도 인제다."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그런 얘기 들어나 봤나? 이곳은 인제땅이고 바로 인접한 원통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부대에서 20분쯤 걸어가면 인제읍내라고 한다.

옛날에는 인제원통이라면 산골오지라서 교통이 좋지않아서 한번들어가면 나가기 힘든곳이라서 그런말이 생겼다고 한다. 그렇게 설명을 듣고나니 현재의 위치를 생각할수 있었고 최전방 철책부근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해서 논산훈련소 4주, 광주 육군기갑학교 13주 교육훈련을 마치고, 130일만에 3군단 2전차에 자대배치를  받았고 이곳에서 "내 생명 전차와 함께" 군대생활을 새롭게 시작하게된다.

980일 - 130일 = 850일 남았습니다. 
털보의 군대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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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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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09.02 08: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 시절이 은근 많이 생각나네요 ㅎ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3. Favicon of http://blog.daum.net/winpopup BlogIcon 팰콘 2009.09.02 0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공군 통신병을 나오다보니 군대에 대한 추억이 그다지 없어요~!
    군대시절 애기 재미나게 써주세요~!
    자주 보러 와야겠어요~!

  4. Favicon of http://djtlsfudnf.tistory.com BlogIcon 어신려울 2009.09.02 0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육군에서 기갑은 탱크인가요.
    전 공군에서 기갑입니다. 장갑차 ㅎㅎ

  5.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09.02 09: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 고생하셨군요~
    앞으로의 이야기 기대합니다

  6. Favicon of https://0168265.tistory.com BlogIcon 미자라지 2009.09.02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야...1980년...
    제가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네요..;;ㅋ

  7. 12사단 37연대 2009.09.02 09: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나마 다행이네요. 저는 원통 위에 천도리에서 근무했는데요.
    인제읍이 20분 거리면, 혹시 리빙스턴교 아래인가요?

    보동 그쪽으로 가는 신병은 겨울만 아니면, 배타고 신남에서 내리는데요...

  8.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09.09.02 09: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이거 설악산가던길에서 항상 떠오르던 문구였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9.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09.02 10: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이야기...
    좌악랄가츠, 우털보아찌입니다. ^^

  10.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2009.09.02 10: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푸근합니다....지금도 한달에 몇 번 다니는 길....
    인제 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ㅎㅎ...*^*

  11. 필승 2009.09.02 10: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필승~! 124*기 윤아무개입니다.
    제가 95군번이니 한참 선배님이시네요..방갑습니다. 전 88(k1)조종수였습니다.
    건강하세요..ㅎㅎ

  12. 상무대 2009.09.02 10:4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기상~~
    그 기갑~~

    기갑~ 인정합니다.
    그 시절~
    기갑~
    멋졌습니다.

    기갑의 자부심~~~

    흐~
    이런 말하는 하는 난?
    알보병...ㅋㅋㅋ

  13. Favicon of http://middleagemanstory.tistory.com BlogIcon 영웅전쟁 2009.09.02 11: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50일 저는 졸도 합니다 생각만 해도 ㅎㅎㅎ
    그렇지요
    훈련 마치고 그 트럭(이름이 가물가물)타고
    야간열차타고 갈때가 생각납니다.
    훈련소 동기와 헤어질때 코 눈물 범벅이 되는 ...
    아련합니다.

    언제나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며...

  14.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09.09.02 1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군대 이야기는 남자들의 영원한 화두군요.
    꼴지님 말씀처럼 좌 가츠 우 아찌님입니다..ㅋ

  15. 여름남자 2009.09.02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랑 주특기는 틀리지만 비슷한 경우로 거의 같은장소로 배치되셨네요..
    전 78년도 6월12일에 입대하여 전주와논산에서 전후반기교육 8주를 받은다음
    8월에 103보로가서 배타고 양구로가서 트럭을 타고 인제 17연대(일명조칠연대)
    에 배치되어 81년 3월까지 33개월을 보병 으로 좃뺑이 치다 나왔네요..

  16.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09.02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전 기차로 이동을.. ㅎㅎ
    아아 정말 서울에서 내리는 동기들이 어찌나 부럽던지.. ㅠㅠ

  17.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09.02 14: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남자들의 군대이야기...블로그를 통해 많이 보게 되네요.
    잼있심더~ㅎㅎ

  18.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09.09.02 1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확실하게 지명을 심어주네요
    인제 원통.
    울아들도 자대배치를 차량으로 밤에 이동했다네요
    강원도엔 밤에 이동해야할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겁니까
    털보아찌때도 밤에 이동이라니...
    글고 울아들 보다 훨씬 더 많이 군기간이 남았네요 ㅎㅎㅎ

  19. Favicon of http://blog.daum.net/jotdding BlogIcon 조띵 2009.09.02 22: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1980년.... 30년 전의 일을 저렇게 까지 다 기억하시다니... 대단~~

    저도 광주 상무대에서 2달정도 있었답니다. 전 포병학교에 있었죠. 97군번이구요.

    전 자대배치 받고 두어달 생활하다 간 것이라서 거기서의 생활은 정말 행복

    그 자체에 파라다이스 였죠. 몸은 하나도 안움직이고 책상에서 강의 듣고 공부

    하고... 내무반으로 돌아오면 침상에 누워서 티비 보구 그랬죠.

    그러다 복귀하는 날되니 정말 죽고 싶더라구요. ㅋㅋ

  20. Favicon of https://9bong.tistory.com BlogIcon d토삼b 2009.09.04 17: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에 가셨네요..와~우....

    전 94년도인데.ㅋ

  21. 이상구 2013.10.12 05: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멋지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