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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 물도리 마을의 전체적인 육곽을 보려면 장안사로 가야한다. 천년 신라에 학이 춤을 추듯 뭇 봉우리들이 힘차게 굽이치고, 구름을 담아 놓은 듯 비룡이 꿈틀거린다는 비룡산 정상 가까이에 장안사가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에 전국 세 곳의 명산에 장안사를 세웠는데, 금강산 장안사, 양산 장안사, 그리고 국토의 중간인 용궁면 용궁리 비룡산 장안사가 그중에 하나이다.

130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숨어있는 고찰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의 장안사는 허물어질대로 허물어진 쇠락한 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두타스님이라는 분이 젊은 나이로 전국을 행각하던 중 이곳 장안사의 빼어난 산세를 보고 들어오셨다. 혼자 괭이로 산길을 내고 우마차로 들보를 옮기며 새롭게 가람을 중수했다고한다.

기와를 머리에 이고 흙을 지고 나르는 스님의 모습에 마을주민들도 감복해서 스님을 도와 불사를 거들었다. 모두의 간절한 원력으로 마침내 장안사가 옛 모습을 보이고 다시 신도들이 찾아들자 두타스님은 말없이 절을 떠나셨다. 오실 때의 모습 그대로 걸망 하나만 매고 조용히 떠난 스님은 출가 때 세운 서원을 이루기 위해 지금 태백산 어디선가 공부만 하고 계신다고 전한다.



가파른 산길을 따라서 힘겹게 오르다보니 정상 바로 아래쪽에 아담한 장안사가 보인다. 장안사 담장 밖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토끼 한마리가 인기척에 놀라서 깡총깡총 뛰어가고 있다.


주차장에서 내려 천 년의 향기와 그 발자취를 더듬으며 가만히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가파른 언덕위에 비룡산 장안사라고 써있는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은 2층으로된 종루를 머리에 이고 산사를 오르는 사람을 향해 마치 하늘문처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왼쪽으로 난 가파른 길은 야외대불 석조여래좌상과 회룡대로 오르는 길이고, 바른편으로 일주문 계단을 밟고 오르면 작은 요사채 2개와 대웅전, 삼성각이 티없이 맑은 도량을 지키고 있다.


장안사로 들어가는 일주문 역할을 하는 종루 아래로 통과하여 사찰로 들어갈수 있으며, 누각의 2층에는 범종루로 사용하고 있다.



장안사는 신라 경덕왕(759년)에 운명대사에 의하여 새워졌으나, 이후 몇번의 중수를 하였지만  명찰답지 않게 결국은 쇠락하였다가, 20년전에 새롭게 가람이 중수되었다고 한다.


지금부터 250년전인 1759년에 중수되면서 기록된 장안사 극락전 상량문이 남아있다.


대웅전의 역사를 잠시동안 생각하면서 천년고찰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돌아서는데, 대웅전 앞 석등 아래로 뛰어 다니면서 노니는 또 한마리의 토끼를 만났다.



대웅전 우측의 요사채와 석탑




대웅전 좌측으로 있는 요사채


삼성각은 1991년 무렵에 지었으며, 안에는 1991년에 조성한 칠성탱, 산신탱, 독성탱이 봉안되어 있다. 1812년(순조 12)에 조성 한 신중탱이 있었으나 현재는 직지사 성보박물관에 보관중이다.


장안사의  전체적인 가람  배치

장안사 회룡대를 오르는 길에 야외대불 석조여래좌상이 있다. 소백산맥과 백두대간의 높은 산이 유난히 낮게 보이는 이곳에 사부대중 모두가 화합의 뜻으로 세운 부처님은 서울과 평양을 일직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장안사를 돌아보고 가파른 산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장안사 뒷산에서 내려다보이는 회룡포는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유명한 볼거리이며 자랑거리다. 장안사 뒷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장안사에서 세운 회룡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비경은 눈을 의심할 만큼 신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어서 감탄사를 자아내게한다.

팔각정 안에는 고려시대의 문관이며 재상이었던 이규보선생이 장안사에 머물면서 장안사에 대해 쓴 시가 걸려있다. 이규보선생은 이곳 장안사에 오래 머물면서 글을 지었으며 만년에는 불교에 귀의했다. 또한 이 지역의 많은 인물들이 이 장안사 도량에서 소원을 성취하고 밖으로 역량을 발휘했다고 한다.


장안사 입구 안내문에는 이러한 글이 적혀있다. "사바세계의 크고 작은 번뇌를 잠시 벗어두고 조용히 천년의 소리와 가신 선인들의 은밀한 말씀에 귀 기울여 보소서." 참으로 의미있는 구절이다. 비록 불교인은 아니더라도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주는 장안사는 그러기에 더욱 좋은 절이고 다시 찾고 싶은 가람일것이다.

장안사는 비록 다른 유명 사찰들처럼 개발의 손길이 없어서 편의시설 하나 변변치 않지만, 산과 강이 첩첩이 가로막혀 대자연속에 한 폭의 그림처럼 평화롭게 안겨있는 절이다. 장안사의 경치는 사계절 중에서 가을이 으뜸이라고 한다. 논밭에는 탐스러운 곡식이 익어가고 단풍이 곱게 물드는 10월의 장안사는 영화 속을 걷는 듯하다고 표현 할 수 있다.

☞ 관련글보기: 한폭의 동화같은 '육지속의 섬' 회룡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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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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