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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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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대 5개월차, 자대 배치받은 신병생활 중에서~

때는 1980년 6월 하순으로 접어들었으니, 이곳에 전입온지도 벌써 2주가 지났다. 입대 5개월차에 신병생활 하느라고 고참들이 부르면 부르는데로, 하자면  하자는데로 따라다니며, 행여나 고참들 눈에 거슬려서 신병생활 피땀으로 얼룩지지 않게 하기위해 부지런히 뛰어 다닌다.

몹시도 차갑게 느껴지던 봄바람도 이제는 서서히 물러가고 영내에 전차호 주변에는 아카시아 잎이 무성하게 우거지기 시작하니 한낮에는 제법 따스한 햇살이 내리고 있다. 

전차부대는 전차가 밖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호를 구축하고 주변에 아카시아 나무를 심어서 봄이되면 녹음으로 인해 전차가 완전히 은폐된다. 그리고 중대별로, 소대별로 전차호가 별도로 구축되어 있어서 그 주변에는 소대별로 작은 창고를 지어놓고 각종 비품을 보관한다. 

그리고 그 창고를 기준으로 소대원들의 아지트가 형성된다. 전차부대 소대원이라야 소대장 포함해도 15명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아주 가족적이고 단란하게 구성되어있다.

그러다보니 주말 오후나 일요일에는 주로 아지트에서 이렇게 모여서 나름대로 부대안에서 구할수 있는 각종 재료를 가지고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서 나눠먹기도 한다.

이럴때는 왕고참을 주로 옆에 앉아서 지시만 하는 편이지만 그중에는 재료만 준비해 놓으면 앞장서서 손수 나서는 고참들도 있다. 

아궁이는 땅바닥을 살짝파고 아랫쪽에 깡통을 묻은 다음에 피부에 바르는 모기약을 모아 두었다가 연료로 사용한다.

모기약은 마치 알코올 램프에 불붙이는 것처럼 투명한 불꽃을 피우면서 반합에 있는 물을 끓인다.
부대안에서 해먹을수 있는 요리라고 해봐야, 라면요리, 아니면 건빵과 별사탕을 모두 썪어서 만든 꿀꿀이죽 정도다.

그리고 주말이면 조금씩 P.X에서 구할수있는 드리이진이나 캡틴규 양주를 한병씩 감추고 와서 도토리 깍정이 같은 작은 잔으로 한잔씩 돌리면서 아껴 먹기도 한다. 때로는 안주를 새우깡이나 스넥류 비스켓과 함께 마셔도 그맛이 꿀맛이다.

햇살이 따가운 6월 20일경, 어느 일요일 이다. 오전에는 개울가에 나가서 밀린 빨래를 해서, 빨래줄에 널어놓고, 개인소지품 관물을 정비하고 있는데, 소대 직속 고참인 박일병이 부른다.

"야! 털보 뭐하냐?"
"넵! 밀린 정비를 하고 있습니다." 
너만 빼놓고 모두 소대원들이 모두 모였으니, 소대 전차호로 오라고 하는것이였다.
"네! 알겠습니다." 대답을 하고 잠시후 소대 전차호로 눈섭이 휘날리도록 달려갔다.

전차호 옆에 창고 앞쪽의 그늘에는 돗자리 대용으로 종이박스를 깔아놓고 소대원들이 회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몇명 안되는 소대원들이지만 각각의 다양한 기능들이 있는듯하다.
 
불 담당하는 화부, 재료 준비하는 준비위원, 요리전담하는  주방장, 배식담당, 양주구입 담당,등등 다양한 소질을 발휘하여 회식이 이루어 지고있다.

이렇게 준비한 재료를 가지고 한쪽에서는 모기약으로 끓이는 서너개의 반합에는 무슨 요리가 만들어 지고 있는지 모르지만 김이 펄펄 나도록 끓고 있는 것도 있고, 이미 요리가 끝난듯 불꺼진 반합도 보인다.

이곳에 도착하니 그중에 익살스런 고참인 박상병이 한말씀 하신다.
"오늘 이자리는 신병을 위한 회식 자리이니 만치 모두 한식구가 되었다는 의미로 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와~~~휘익~~ 휘파람 소리도 들리고 모두 환영의 박수를 쳐주었다.

"우메 어쩔꺼나^^ 몸둘바를 모르고 얼굴이 빨깧게 되어서,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어 인사를 한다. " 감사합니다. 이병 김털보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어서 제일 왕고참인 변병장이 한말씀 하신다. "처음에 신병생활 하려면 모든것이 힘든것이다." "열심히 생활하다보면 나처럼 될수 있으니까 열심히 생활해 알았지?" "넵! 알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신병은 주인공이니까 아무것도 안해도 되니까 내 옆에 가만히 앉아 있어"

"자~자~ 그럼 이자리에 주인공인 신병에게 건강하고 튼튼하게 잘 자라라는 의미에서 보약을 하사하겠노라" "주방장 보약 앞으로~~"

그러자 주방장 박상병이 반합 뚜껑을 열더니, 뽀얗게 우러난 국물을 컵에 담아서 왕소금을 몇개 집어넣고 휘휘 저으면서 익살스럽게 건네준다.

보약이라면 무었인지 모르겠으나 일단 받아들고 서 있었다. 변병장이 또 한마디 한다. 보약먹고 힘내서 군대생활 열심히 하라고 한다. 고참이 하사하신 보약이라고 하는데, 무슨 비릿한 냄새가 나는것 같기도 하고, 구수한것 같기도 하고도무지 감이 오지 않았다. (무슨 보약일까?)

조금 망설이다 보니까 고참들이 처다 보는데 안 마실수도 없도 한컵 꿀꺽꿀꺽 마셨다. 한컵을 다 마시고도 나자 모두 "우르르~~" 박수를 친다. "자 이제 신병의 신고식도 끝났으니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도록 해라." "하지만 보약은 서로 먹겠다고 싸우지 말고 나눠먹도록해라"

이렇게 신병환영식은 시작되고, 반합 뚜껑부터 시작해서 담을수 있는 용기는 총 동원해서, 만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간간히 도토리 깍정이만 한 병뚜껑에 양주을 따루어 한잔씩 돌리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신병은 어쩔 수 없이 변병장 옆에서 침묵을 지키고 꿀꿀이 죽도 먹어보고 캡틴규도 서너잔 마셨다. 한쪽에서는 반합에 라면 끓는 냄새도 나기시작하면서 모두다 먹기에 바빠서 말소리가 줄어들었다.

얼마후 그중에 익살스런 장일병이 일어서서 하는 말.
"변병장님 보약을 한컵 마셨더니 뭐가 불뚝불뚝 서버리네예" "화장실 다녀 오겠습니더"
모두들 웃고 난리지만 장일병의 그말이 무슨 말인지 영문도 모르고 그냥 씨익 웃기만 했다.

그러나 주방장 박상병이 하는말" 변병장님 그렇게 몸에 좋다는데 보약 재탕할까요?" "됐다마 그만해라~ 어디다 써먹을 끼라꼬^^"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회식이 끝나고 뒷정리를 하면서 반합 뚜껑을 열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기절초풍 할 뻔 했다. 다름 아닌 보약이라고 재탕하겠다던 반합속에는 살모사 한마리가 팅팅 불어서 반합안에 그득하니 들어 앉아 있은 것이였다. 

그래서 난생처음 얼떨결에 뱀탕을 먹어보게 되었다.
그럼 효능은 어떨까? 으~ 흐흐흐~~ 생각만해도 온몸에 소름이~~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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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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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flypo.tistory.com BlogIcon 날아라뽀 2009.09.15 0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뱀탕..ㅋㅋㅋ
    남자에게 좋은 보약이네요^^

  3.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09.15 07: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어렸을 때 뱀탕의 추억이 있답니다. 그 고약한 '향'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요. 게다가 맛은 왜 그리 역겹기만 하던지....ㅠㅠ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를 잘 드셨던 분도 있었답니다.

  4. 2009.09.15 08: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5. Favicon of https://pplz.tistory.com BlogIcon 좋은사람들 2009.09.15 08: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밤새도록 보초설만큼 효력이 있지 않을까.. 상상해 보아요.ㅎㅎ

  6. 2009.09.15 08:3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7. Favicon of https://hannahscafe.tistory.com BlogIcon 해나스 2009.09.15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진짜 비암탕을 드신거였군요.
    그걸 어떻게 잡았을까...ㅋㅋ

  8. Favicon of http://djtlsfudnf.tistory.com BlogIcon 어신려울 2009.09.15 09: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독사가~~~~~~~~~전 아직도 한번도 못만져 봣어요..
    어릴적에 형님들이 구워서 주길래 뭣모르고 한번 먹어 본것 외에는 ㅎㅎ

  9. Favicon of http://matzzang.net/ BlogIcon 맛짱 2009.09.15 10: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은 군대이야기가 유행인가봐요~^^
    보신은 확실하게 하셨네요~ㅎㅎㅎ

  10.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09.15 10: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가츠,무한님에 이어...드뎌 털보아찌님도 군에피소드에 입성하신건가요? 기대기대..ㅋㅋ...근데..군대에서 축구야그 하면...여자들이 다 도망간다는...-.-
    아차...알라딘 추천박스는 매번 자동으로 생성되나요? 아니면..직접 수작업으로 따다 붙이시나요??

  11.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09.15 10: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허 뱀탕... 완전 천연뱀탕이네요. 모기약을 연료로 쓸수 있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ㅋ

  12. Favicon of https://middleagemanstory.tistory.com BlogIcon 영웅전쟁 2009.09.15 10: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
    똑같은 기억이 ...
    저는 당시 열심히 먹었다는 ㅎㅎㅎ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13.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09.15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엥???
    무서버라.ㅎㅎㅎㅎ

  14.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09.15 10: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험은 언제 나타났나요? 어떻게 나타나던가요? ㅎㅎㅎ 정말 궁금해요.
    2탄 올려주세요~

  15.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09.15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시절 그 뱀탕 덕분에
    지금도 불쑥 불쑥이지요~
    ㅎ ㅎ ㅎ

  16. Favicon of http://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2009.09.15 11: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험이 있군요 ㅋㅎ

  17.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09.15 12:1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대로 몸보신 하셨내요...ㅎㅎ
    살모사를 잡아서.. 끓이는 것 까지도 대단합니다...
    저는 생각만해도 못먹을거 같아요..^^;;

  18.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2009.09.15 12:5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효과가 지대로구만유....바로 불쑥불쑥 서버리니.....ㅎ.ㅎ.....*^

  19. 새끼늑대 2009.09.15 13: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흑~ 그 좋은걸 드시다니... 부럽삼.

  20.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09.09.15 16: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케 29년전 이야기를 이렇게 소상히 기억하시죠?
    매일 복습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일듯..

  21.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09.09.15 18: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왠지....ㅋㅋㅋ
    제목에서 뱀탕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남정네들 야그많이 듣다보면 얼추 감을 잡게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