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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 입대 5개월차, 자대 배치받은 신병생활 중에서~

때는 1980년 6월 하순경. 영내의 중대 전차호 주변에는 아카시아 녹음이 우거지고, 한낮의 따사로운 햇빛은 완연한 여름으로 치닺고 있는듯 했다.

당시는 토요일이 휴무가 아니고 오전근무라서 오후시간은 영외거주자들은 빠져나가지만 영내에 있는 사병들은 개인적인 시간보다 잡다한 주변정비를 하느라고 시간을 보내게된다.

그리고 다음날 일요일을 맞이하지만 일요일이라고 결코 신참들에게는 자유로운 시간이 되지는 못했다. 일요일 아침 9시쯤되면 종교활동에 참여해야 하기때문이다.

아니, 종교활동이 아니고 종교사역을 해야했다. 어김 없이 일요일 아침 주번하사가 통보를 한다. 각 중대별로 종교활동 나갈사람 인원을 보고하라고 대대에서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그러면 소대 고참들은 인원을 파악을 한다.

"교회 갈사람 있나?" 이렇게 물어보는 의도가 교회갈 사람 알아서 나오라는 말이다.
박상병이 한마디 하니까 손을들고 교회에 가겠다고 나서는데 모두다 상병이하의 사병들이다.
 

"박상병님 제가 가겠습니다."

여기저기서 자원을 한다. 얼떨떨하게 처다만 보고 있다보니 박상병이 물어본다.

" 김털보. 넌 종교가 뭐냐?"

사실 종교를 가져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울타리 밖에라도 나가고 싶은  심정에 이렇게 말했다.


"저어~ 전~ 불교입니다." 그러자 "넌 앞으로 기독교로해.알겠냐?" "내 알겠습니다.
마음에 내키지 않는 말이지만 어쩔수 없이 이렇게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 교회라면 정말 내키지 않는다. 기갑학교 교육기간에 부활절에 교회가면 계란 준다고 해서 딱 한번 따라가보긴 했지만~~  믿음이 전혀 없는 자신으로서는 정말 싫었지만, 고참이 까라면 까야지 별수없지 않은가~

논산훈련소와 기갑학교에서 교육받을때는 종교는 없었지만, 그래도 영내 울타리를 벗어나서 바깥 바람이라도 쏘이려고, 불교라고 하면서 법당에 가서 놀다가 오곤했다.

교회는 영내에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군종이 설교하고 예배를 본다. 하지만 불교는 절에 가려면 한참을 걸어가다가 운좋으면 길거리에서 치마두른 여자들이라도 처다보면서 눈요기라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으로 자대에서도 불교라고 하면서 절에 가고싶은 심정이지만 고참이 그렇게 시키니 어쩔수 없이 기독교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고참들은 교회를 가든 절집을 가든 종교활동이 자유롭게 이루어 지고 있다는것을 나중에 알았다.

이렇게 종교에 자유가 주어지지 못한데는 한가지 이유가 있었다.
호랑이 없는곳에서는 토끼가 왕이라고 하더니, 이곳 부대의 호랑이는 대대장이다. 대대장은 얼굴면적도 넓고 사각형이며, 눈이 부리부리한게 얼굴이 험상굿게 생겨서 일명 "악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악마는 절실한 기독교 신자였다. 하기에 매주 일요일은 교회가 신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룰정도로 꽉차면 부대 분위기가 좋지만, 교회가 헐렁한날은 시도 때도 없이 비상이 걸린다. 그의 이기주의적인 태도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악마시리즈로 소개될것이다.  

이런 상황을 파악한 주번사령은 아예 각 중대로 체계적으로 통보를 한다. 오늘 각 중대별로 교회에 몇명이상 보내라고~~ 일명 종교사역이라 할수있다. 그런 상황을 판단한 고참들은 은근히 신참들에게 종교사역을 나가도록 유도를 한다.

여기서 교회가기 싫어서 슬슬 눈치보는 사람이 고참눈에 걸렸다하면 창고뒤에 집합할때 거의 죽음이다.
 
하기에 분위기를 파악한 사람들은 언른 교회가겠다고 자원을 한다.

기독교 신자라면 동행할 사람이 많아서 좋겠지만, 믿음도 없는 사람들을 인원확보차원에서 가기싫은 종교사역을 할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참들은 절에 불공들이러  간다고 하며 군화  반짝반짝 닦아신고 울타리 밖으로 나간다.
신참때는 이렇게 종교의 자유를 가지지 못하고 종교사역을 나서지만, 예배 보면서 외치던 설교가 귀에 들어올리도 없고 찬송가가 귀에 들어오지도 않지만 하는 흉내라도 내야했다.

교회에 나가서 배운 찬송가를 다른것은 몰라도 "내게 강~ 같은 평화.내게 강~ 같은 평화.내게 강~같은 평화넘치네~ 할렐루야." 딱 한곡은 제대로 따라 부른것 같다. 
그리고 아멘~ 아멘~ 추임새로 몇마디 따라하면 어느새 기독교인으로 변신 해 버린다.

그렇지만 소대에 돌아오면 토속신앙을 숭배하는 문상병이 있다. 그는 누가 아파도 점쟁이한테 물어보고, 심지어 굿까지 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고참 이야기를 부정하면 신상 괴롭기 때문에 맞장구를 쳐 줄수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토속신앙을 숭배하는 사람이 되고 만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종교사역을 나가지 않아도 될 군번이 되었을때는 불교로 종교를 바꾸고 말았다. 절에가서 "마하반야 바라 밀다심경관자재보살 행심반야바라밀다시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염불을 외는척하면 영락없이 불교신자가 되는것이다.

군대란 상황에따라 눈치빠르게 자신의 종교까지 바꿔가며 대처하는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군대생활 하면서 신상이 편하려면 때와  장소에 따라 종교를 바꿀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종교사역을 안가도 될 고참이  되었을때는 기독교도 버리고, 토속신앙 숭배사상도 버리고, 불교도 버렸으며, 그동안 가지고있던 3가지 모든 종교를 다 버리고 자신의 마음 하나만을 믿는 무신론자로 돌아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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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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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nermic.tistory.com BlogIcon 유쾌한 인문학 2009.09.23 07: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이거참... 재미있네요. 종교가 자꾸 바뀌고... ㄷㄷ

  3. 2009.09.23 08: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4. 꽃기린 2009.09.23 08: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군요~ㅋㅋ
    재미있게 보았어요~

    활기찬 하루 보내세요~

  5.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09.23 08: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뭐 저 역시 상황 및 인맥에 따라 종교를 바꾸었답니다. 불교는 차분하고 마음이 안정이 되어 좋고, 기독교는 노래를 부를 수 있어 좋았지요.

  6.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09.23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원래 군대에선 다 그런거아닌가요? ^^;;;
    저도 상황에 따라 매주 동교 바꿧었다는...ㅠㅜ

  7.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09.23 09: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회가면 초코파이를 준다는 얘기를 듣고 군대에서 종교를 바꿨(?)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떠오르는군요 ㅋㅋ
    잘읽었습니다 ^^

  8. 둔필승총 2009.09.23 09: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종교사역. 기억납니다. 저도 불교신잔데 몸 고로울 땐 뭐 별 따질 것도 없더군요.
    역시 나이롱이죠? ㅎㅎ 그래도 한때는 선배들한테 맞아가며 반야심경 외우고 목탁 타법 배우고 했었죠.

  9.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09.23 09: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초코파이..많이 주는쪽으로 스위칭하고 다녔던 기억이 살쭉나네요..ㅋㅋ

  10. Favicon of https://bada92.tistory.com BlogIcon 무릉도원 2009.09.23 10: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도 군에서 포교를 하시는 형님이 있는데 분위기 봐가며 오는 사병들이 꽤 된다고 하더군요....ㅎㅎ......*^*

  11.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09.23 11: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허걱~
    맨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듭니다.
    잘 보았어요~

  12.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09.09.23 1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저도 그런경험이..
    상황판단이 최우선인것 같은 생각에서...
    재밌는글 잘읽고 갑니다~

  13. Favicon of http://link2u.textcube.com BlogIcon 아홉살인생 2009.09.23 13: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인의 종교는 초코파이교
    민간인의 종교는 Money교...

  1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09.23 18: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어릴때 노을이두 상황에 따라 바뀌곤 했었죠.

    잘 보고 갑니다.

  15. Favicon of http://maom.tistory.com BlogIcon 감정정리 2009.09.23 2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 종교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생활의 지혜인것 같아요.
    ^^
    수요일입니다.감기조심하시고
    행복하고 활기찬 하루되세요.

    ^^

  16.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09.23 2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찌님 제목을 보는순간 웃음보가 터졌답니다..푸하하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니..ㅎㅎㅎ

  17.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2009.09.23 2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ㅎㅎ 군대종교는 꼭 필요하지요 ㅋㅋ 왔다리갔다리 ㅋㅋ

  18. Favicon of http://amesprit.tistory.com BlogIcon SAGESSE 2009.09.23 22: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염불까지 외시다니~~ 아제아제~~ 바라아제~ ㅋ 펜펜님도 털보아찌님도 계속 군대 이야기 해주셨슴 합니다. ㅋ 쨈납니다.

  19. Favicon of https://pplz.tistory.com BlogIcon 좋은사람들 2009.09.23 2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교회의 초코파이와 절이 떡볶이가 은근히 위력이 세더라구요.

  20.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09.24 04: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휴일에 내무실에 남아 있는 병사들은 오로지 분대장급이지요 ㅋㅋㅋ
    나머지는 죄다 강제로 종교행사 흑흑....

  21. Favicon of https://hannahscafe.tistory.com BlogIcon 해나스 2009.09.24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셨으니 다행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