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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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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대 6개월차, 자대 배치받은 신병생활 중에서~

때는 벌써 1980년 7월 하순경으로 접어 들어간다. 자대배치 받은지 두달이  가까워지니 그런대로 자대생활의 분위기대로 이끌려 잘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지난주에 아버지가 면회까지 오셔서 6개월만에 재회의 기쁨을 만끽 할 수 있었고, 용돈까지 두둑하게 주셔서 마음은 한층 가볍게 생활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참들의 양면성은 도저히 아리송해서 이해가 가지 않는다.
 

중대에서 유명하게 알려진 꼴통(후임도 병장인데, 아직 상병) 먹구름이, 아버지가 면회 오시던날 외출에서 돌아 왔을때, 아주 알랑거리면서 반갑게 맞이 해 주기에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아버지 면회하고나서 그 다음주 수요일 12시 40분경 식사시간이라 점심을 먹고 내무반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밖에서 박상병이 부른다.

"어이! 김털보! 나좀 보자" "넵! 알겠습니다. 박상병이 부르는 쪽으로 뛰어갔다.
먹구름 상병의 더러운 성질을 잘 알기 때문에 후다닥 뛰어갔다.
밖에 나가보니 먹구름 상병은 시동걸린 커다란 트럭 옆에서서 차량을 대기 시켜 놓고 있었다. 

"야~! 김털보! 나 지금 중대 보급품 수령하는데 선탑으로 나가걸랑,
급히 쓸일이 있어서 그러는데 6만원만 빌려줘라" "예~애~ 그렇게 많은 돈을 어디에......."

당시 사회에서 직장 다니는 사람들 월급이 18만원정도니까 직장인 월급의1/3이고,
일병 월급이 5천600원 정도였으니까, 그렇다면 일등병 일년동안 받던 봉급수준이였다.

" 걱정마 쟈슥아!

다음주에 돈 들어 오기로 했으니까 빨리 좀 빌려줘"

사실 그 많은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 박상병의 얼굴을 처다보니 두려운  생각이 들었다.

"저 그만한 돈이 없는데요." 발뺌을 해보았다.

"왜 없어? 지난주에 아버지 면회 왔으니까 용돈 주고 갔잖아?"

그말을 들으니 지난주 일요일 외출에서 돌아왔을때 알랑 거리면서, 대하던 박상병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는 이미 계획적으로 돈을 빌리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상병의 얼굴을 처다보니 무서운 먹구름 그대로였다. 돈이 없다고 하면서 한편으로는 무서워서 돈을 빌려줘야해 말아야해 망설이고 있는데, 계속 독촉을 한다.

"빨리 줘! 지금 차 출발 해야한단 말이야" "빨리! 다음주에 준다니까" 계속 독촉을 해대는데 어쩔수 없이 내무반으로 들어왔다.

박상병도 언른 따라 들어와서 옆에서 지키고 서있었다.
어쩔수 없이 관물대 옷 사이에 감춰 두었던 돈봉투를 꺼내서, 만원권 5장만 꺼냈다.

"박상병님 이것 밖에 없는데요."
빌려 주더라도 조금 덜 주고 싶어서 머리를 썼지만 옆에서 지켜보던 박상병 결국은 돈을 빼았다시피한다. "거기 몇장 더 있네! 한장만 더 빌려줘"

이렇게 실랑이를 하다가 결국은 총 재산10만원중에 6만원을 빼았기다 시피 박상병의 손으로 넘어갔다. 그는 돈을 상의 주머니에 넣더니만 휙~ 돌아서서 밖으로 뛰쳐나가면서, "다음주에 줄께" 한마디를 하면서 트럭의 옆자리에 타고 어디론가 부~웅~ 소리를 내면서 사라졌다.

날강도를 만나서 돈을 눈뜨고 빼았긴 기분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고 다음주를 기다렸다. 일주일내내 박상병만 만나면 빌린돈 주기를 기다리면서 얼굴을 처다 보았지만 빌린돈 주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듯 태연하기만 했다.

이렇게 한주일이 지나고 그 다음주에 할수없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박상병님 지난주에 빌려준.......돈은......" "알았당게 새꺄~! 돈이 안와서 그러는데 기다려봐 곧 준당께" " 예!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만 듣고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혹시라도 돈을 주려나 싶어서 말도 못꺼내고 만날때마다 얼굴만 처다보고 있었지만 결국은 갚을 생각을 안하고 있었다. 그렇게 기다리던 기대는 서서히 희석되기 시작했고, 한달이 넘었다.

다음주면 중대전술훈련 나간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박상병이 다가와서 부른다. 혹시라도 빌린돈 갚으려나 싶어서 언른 다가갔다. "김털보 고생이 많쟈?" "아닙니다.괜찮습니다."

"다음주 훈련 나가려면 힘들건데, 장갑이라도 사껴라"

박상병은 주머니에서 미리 준비한 만원권  한장을 접어서 손에 쥐어준다." 빌려준 6만원은 갚을 생각도 안하고 만원을 쥐어주면서 아주 선량한 고참처럼 그냥 주는듯이 인심을  쓰고있었다. 

어차피 빌린돈 달라고 해봐야 주지도 않을것 같아서 더 이상 말을 꺼낼수도 없었다.
 
그래도 혹시라도 빌린돈을 갚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버리지 못하고 기다리다보니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그동안에도 세번정도 돈 이야기를 했지만, 이런저런 핑계만 대고 주지를 않았다.

어차피 빌려준 돈을 받기는 틀렸다고 생각할때쯤 되었을때 그는 제대특명이 나왔다.
지금도 잊을수 없은 그사람의 이름 - 박춘수, 귀향지- 전남 순천 그는 그해 10월중순 어느날에 전역신고 하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대원들과 인사를 하면서,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면서 "김털보 고생해라" 이 한마디만 남기고, 얼룩무늬 개구리복장에 모자를 벗어들고 손 흔들면서 부대를 떠났다.
 
"야속하기만 했던 먹구름, 내 돈 떼어 먹고 사회 나가서 잘 먹고 잘 살아라"

당시는 아쉬운 마음에 혼자 궁시렁 거리면서 그를 떠나 보냈지만, 군바리 일년봉급 한입에 꿀꺽 삼키고 떠나 버린 야속한 사람을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기억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지금쯤 어느 하늘 아래서 잘 먹고 잘 살고있겠지만.....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알라딘 창작블로그에 연재중이며, 추천은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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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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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10.09 07: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3.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 2009.10.09 07: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도 이런일이 벌어지는군요.
    잘 모르는 군대생활이지만 무척 황당하게
    생각됩니다.

  4. Favicon of https://system123.tistory.com BlogIcon 예또보 2009.10.09 0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같이 어려울 시기에 돈까지 ㅋ 너무하세요
    어딜가나 그런사람이 하나씩 있지요
    오늘도 즐건 하루 보내세요 ^^

  5. 꽃기린 2009.10.09 09: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잊을 수가 없겠는걸요~ㅎ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6.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10.09 09: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잇~
    지저분한 녀석~

    이제 그만 잊어버리세요~
    정신 건강을 위해~

  7.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0.09 09: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잊지 못하게 생겼네요. 세상에 군대 월급 일년치를 가져가서 안 갚다니...
    저도 그분 이름이 머리에 새겨질 정도네요. 박모씨~ 이글 읽으시면 지금이라도 털보님께 술이라도 한 잔 사드리세요!ㅎ

  8.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09.10.09 1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런 경우가 많터군요.
    왜 남의돈을 그냥....ㅎㅎ
    제돈은 악착같이 찾아댕기겠죠...ㅎㅎ

  9.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0.09 11: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어느 조직에서나 꼭 있지요.
    이젠 추억쯤으로 치부해버리고 싶은 ㅋ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언제나 행복하고 건강하시길바라며

  10.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09.10.09 11: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날강도가 따로 없군요.
    벼룩의 간을 내어먹지..--;;

  11. Favicon of https://www.kimchi39.com BlogIcon 김치군 2009.10.09 12: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느끼는건데.. 줄게 아니면..

    안빌려주는게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ㅠㅠ

  12.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10.09 15: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벼룩의 간을..ㅠㅜ

  13.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0.09 16:4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군생활 할때 바로아래 후임병에게 5000원을 꿔줬는데
    줄생각도 안하더군요 ㅎㅎ
    그때 병장 봉급이 1800원이였는데요 참 요상한 인간들입니다 ㅎㅎ

  14.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10.09 17: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80년에 6만원이면 엄청 큰 돈인데요... 박상병.. 나쁜X 이구만요...
    지금 그닥 잘살고 있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신용이 없으니까요.. ^^

  1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10.09 18:3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공...

    잘 보고 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16.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10.09 2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참 군대라는게 참 희얀합니다..ㅋㅋ

    한달 봉급이 달아나니
    얼마나 속이쓰릴까 하는 생각이...ㅎ

  17. Favicon of https://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9.10.10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는 사람에게 발등찍힌 그 기분...
    상상이 갑니다...
    에휴...

    즐거운 주말되세요~

  18.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09.10.10 1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 간혹 꼴통들이 있어요.

    주말 잘 보내세요

  19. Favicon of https://vibary.tistory.com BlogIcon 비바리 2009.10.10 18: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알라딘 창작 블로그란 무엇인가요?
    오랜만이죠?

    군대 이야기 듣다 보면 요지경 같습니다.
    100원 주면서 안주 소주 사오고
    거스름돈 받아오라고 한다더니
    참... 그러네요...

  20.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09.10.10 19: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요즘 이런 선임들 신고들어가는 세상입니다^^
    분위기 많이 바뀌었답니다.

  21.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10.12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 나쁜 사람들이 꼭 있네요.
    실명 공개했으니 어디서 손 들지 않으려나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