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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 입대 8개월차, 자대 신병 생활중에서~

<전차병으로 처음 나간 야외 전술훈련 에피소드>

때는 1980년 8월초순의 일이다. 한여름의 따가운 햇살 만큼이나 무더운 한여름의 날씨에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뚝뚝 바닥에 떨어지는 혹서기였다. 

그동안 철저하게 훈련준비를 하고, 험난한 광치령을 넘어 양구 태풍사격장에 도착했다. 태풍사격장은 산 전체가 공군과 육군이 합동훈련을 할 정도로 대규모 사격장이다.

이곳 산 아래쪽에 전차대대 진지를 구축하고 일주일 동안 양구지역에서 대항군들과 공격과 방어를하며, 실제 각종 화기의 사격 및 전차포 사격까지 실전을 방불케하는 전술훈련을 한다. 

주둔지에서 소대별로 준비한 대형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면서, 양구지역에서 합류한 보병사단과 함께 공격과 방어작전을 전개한다. 전술훈련을 처음 나온 신병으로서는 참 신기하기도 했다.

아침일찍 출발하여 작전지역으로 전차들이 줄지어 이동을 시작한다.
그런데 갑자기 매캐한 가스 냄새가 나기시작하고 모두 기침을 하기시작한다.

 "야! 이건 무슨 냄새냐?"
조종수가 먼저 말을 꺼낸다. "글세요?
최류탄 가스 냄새 같은데요." 잠시후 대대장으로부터 무전이 시달된다.
 
"화생방 경보 발령!"

대대장이 맨 앞에서 이동하면서 최류탄을 여기저기 중간쯤에 몇발 던져놓고 적으로 부터 화생방 공격이 시작되었다고 무전을 날린다.
 
순식간에 모든 전차에는 노란색 깃발을 꼽고 이동을 하면서, 이지역을 통과할때지 누구나 막론하고 눈물 콧물을 흘리면서 아침 일찍부터 훌지럭 거리면서 울기시작했다.

 "우씨~~ 아침부터 이눔의 악마(대대장 별명)가 눈물 흘리게 만드네"하며 투덜투덜댄다.

이렇게 시작된 전술훈련은, 도로를 지나가다가 교량을 만나면 우회하여, 강물을 건너기도 한다. 강을 건너고 마을을  지나서 산으로 올라가서 진지를 구축하기도한다.

전차는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은폐를 시키고, 승무원들은 신속하게 위장망으로 전차를 덮어 씌우고 출동준비를 하면된다. 소대 3대의 전차는 작전명령이 떨어질때까지 같이 기다리고 있다.

작전 동안에는 소대별로 진지를 구축하고 공격준비를 할 시간은 그래도 여유가 있다.
전쟁을 하더라도 적군과 대치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서 먹거리를 찾게된다.

사실 야외훈련 나가면 주변이 농촌이기 때문에 하절기에는 들판에 먹거리가 군인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물론 민간인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된다고 교육을 받지만 그대로 시행할수는 없다.

한창 먹을  나이에 군부대 울타리안에 갇혀있다가, 야외로 나오면 들판에 먹거리가 얼마나 유혹을 하는지........ 야외에서 밥차로 식사 추진해서 먹으면서 옆에 보이는 고추 몇개와 오이 몇개쯤은 세척도 안하고 그냥 와삭와삭 씹어먹게 마련이다.
 
진지에서 전차를 은폐시키고 기다리다보니 이날은 한참이 지났는데도 공격명령이 안떨어진다.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가 조종수인 전상병이 부른다.

"해이~~ 틀보~!" 일루와 일루와!" 손가락을 까딱까딱 하면서 전차위에서 부른다.
"넵! 사수님 무슨일 입니까?"
 
사수가 하는말 "옥수수 구이 한번 하자"
"네~에~ 어떻게요?" 손가락으로 저쪽의 가르키는데 보니까, 옥수수 밭이 있었다.

8월초니까 강원도 찰옥수수가 여물기 시작했다. "잽싸게 가서 먹을 만큼만 따가지고 온나"
"그럼 옥수수를 어디다가 굽지요?" "짜식! 뭐 말이 많아~ 고참이 까라면 까야지~"

"엡! 그럼 까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그것이 불만이다.
"우씨 도둑질 시키는건 전부 나만 시키는  거여......" 혼자 궁시렁 대면서 나선다.

사실 남에것 슬쩍하는것 정말 못하는데, 신병생활 하다보니 양심이고 뭐고 팽개치고 옥수수밭으로 살금살금 접근해서 후다닥 몇 통 따가지고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김털보 사수님의 명령 무사히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옥수수 껍질을 벗겨라. 그리고 흔적을 없애기 위해 껍질은 땅속에 매장한다." "실시!"

사수인 전상병은 그동안 배워온 솜씨로 능숙하고도 완벽한 범죄를 지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옥수수를 전차의 머플러를 보호하는 방열판 안쪽으로 밀어 넣었다.
머플러 옆에 들어간 옥수수는 약20분이면 노릇노릇하게 익는다고 노하우를 전수해 주었다.

어찌 되었건 올해도 옥수수 구이를 먹을수 있다는 기대감에, 농작물을 서리한 죄책감보다 즐거움이 더 크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옥수수 몇통을 굽기위해 전차의 시동을  건다는것이 우습지만, 전상병이 거침없이 조종석으로 가더니 시동을 걸었다.
 
"키륵~키륵~키륵~~ 부르릉~~ 왜~에~엥~"
전차의 시동을 걸어놓고 전상병이 다시금 올라왔다.
"어이~ 틀보~ 시간 잘 봐야한다." "넵! 사수님 알겠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노하우를 전수받는 동안에,
갑자기 무전기가 칙칙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공격명령이 시달된다.
 
"승무원 정위치로!" 전차장의 지시에 따라서 승무원들은 정위치에 탑승하고, 포탑 꼭대기에는 빨간색 깃발이 꽂히고 잠시후 이동을 시작했다. 소대별로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가 3개 소대가 한군데 집결하면서 다시금 도로로 나와서 목표지점을 향해서 공격을 진행했다.
 
그런데 갑자기 구수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 앗차! 내 옥수수!" 이렇게 생각 했을때는 이미 30분이상 지나버렸다.
목포지점으로 이동하다 보니까 시간이 초과되어 옥수수가 까맣게 타들어 가기시작 했던것이다.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서 온동네로 옥수수 타는 냄새로 진동을 한다.
뒤따라 오던 전차들은 여기저기서 모두 코를 실룩실룩 대면서 냄새를 맞기 시작한다.

"이게 무슨 냄새 고?"

전상병과 김털보는 조종석에서 서로 얼굴만 처다보고, 태연하게 '씨익' 웃으면서 적진을 향해서 전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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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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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s://nermic.tistory.com BlogIcon 유쾌한 인문학 2009.10.19 07: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후후 옥수수를 전차에서 방열판에서 굽다니..ㅋㅋㅋ

    정말 독특한 경험이시네요..ㅎㅎ

  3.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09.10.19 08: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밌게 잘보고갑니다..
    신나는 한주 되세요..아찌님^^

  4.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10.19 0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단한 방법인 듯. 그야말로 전투적으로 옥수수를 구우신듯.

  5. Favicon of http://www.tsori.net BlogIcon Boramirang 2009.10.19 08: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매우 야만적인(?) 방법이군요. ^^*

  6. 둔필승총 2009.10.19 09:4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재밌게 웃다 갑니다.
    멋진 한 주 시작하세요~~

  7.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10.19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역시 어딜가나.. 악랄한 대대장님이 계시는군요 ㄷㄷㄷ
    행군할때.. 방독면 착용하고 뛰어가면...
    그 곳이 지옥이구나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죠 ㄷㄷㄷ

  8.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10.19 10: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으로 해프닝이 많았군요~
    이번주도 즐겁게 보내세요~

  9. Favicon of https://falconsketch.tistory.com BlogIcon 팰콘스케치 2009.10.19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갑자기 군옥수수가 땡기는데요~!
    가을이라 그런지 먹는애기만 나오면 죄다 땡겨요~!

  10. Favicon of http://middleagemanstory.tistory.com BlogIcon 영웅전쟁 2009.10.19 11: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재미있게 웃고 갑니다만
    어찌 털보아찌님 에게서 악동 냄새를
    맡는다는 ㅎㅎㅎㅎ
    건강하시지요?
    건강하시게 잘 지내시길 바라면서
    잘보고 갑니다.
    이번주 멋지게 열어 가시길 바랍니다.

  11. Favicon of http://minjine.kr/story BlogIcon 뽀글 2009.10.19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옥수수를 막땡기게 만드는데요^^구운옥수수먹고싶다..^^;;

  12.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10.19 11: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츠님..무한님의 군대이야기도 잼나지만.. 털보아찌님의 군대이야기도 참 잼나네요~
    즐거운 글 잘봤어요^^

  13. Favicon of http://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0.19 12: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결국은 옥수수가 다 타버려서 드시지도 못한 거에요? 냄새만 풍기고?
    방열판 온도가 얼마나 높길래 옥수수까지 구울 수 있는지 신기해요^^*

  14.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10.19 12: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옥수수 킬러 노을이...

    잘 보고 갑니다.

  15. Favicon of https://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10.19 14: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필이면.. 명령이 그 때 내리는지... ㅎㅎ
    머풀러에 제대로 익은 옥수수는 정말 맛있겠는걸요.. ^^

  16. Favicon of http://hannahscafe.tistory.com BlogIcon 해나스 2009.10.19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때 못 드신 옥수수는 지금 많이 드시고 계시죠?
    아~ 글을 읽고나니 옥수수가 먹고싶어지네요 ㅎ

  17.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09.10.19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너무 재미있어요~
    옥수수 갑자기 먹고 싶다는,,

  18.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10.19 20: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옥수수 굽다 큰일 날뻔 했네요..ㅋㅋ
    굽은 옥수수 넘 맛나지싶네요..
    구수한 냄새~~^^*

  19. 꽃기린 2009.10.19 22: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나게 보고 가요, 아찌님^^
    편안한 밤 보내세요~~

  20. Favicon of http://matzzang.net/ BlogIcon 맛짱 2009.10.20 05: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흠~~걍 옥수수가 먹고 싶다는~^^;;
    오늘도 좋은날 되세요.
    잘 보고 갑니다.

  21. 천도리 2009.11.11 13:4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태풍사격장, 공지훈련하러 갔었지요. 106MM라 훈련 때 마다, 사단 전차중대와 같이 이동했습니다.
    혹한기 때, 전차중대 아저씨들은 탱크 엔진을 돌려 히터를 때더라구요...
    얼마나 부러웠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