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팬티 잃어 버렸다고 노팬티로 살 수 는 없잖아~

때는 1980년 9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그렇게 무덥던 여름날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제는 제법 아침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자대 들어온지도 벌써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후임을 받지 못했으며 마냥 일등병으로 막내 노릇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밤새 내린비로 부대 안으로 흐르는 개울은 제법 많이 흘러가고 있어서 빨래하기 최적의 조건이다. 일요일 오전에 한주일동안 밀렸던 빨래를 해서 빨래줄에 널어놓고 내무반 청소도 하고 관물정돈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오후에 빨래를 걷으러 갔더니~~~,
팬티가 두장이나 없어졌네~~"어! 내팬티~ 우씨이~ 누가 내 팬티를?"


당시는 보급품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에 소모품도 지급 숫자를 맞추어 놓아야 할정도로 관물검사가 철처하던 시절이다. 요즘이야 팬티를 다양하게 만들어서 충분히 보급을 하지만, 당시는 테트론 소재의 하얀색 사각 펜티를 분기에 3
장 밖에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등병 막내가
 팬티를 잃어버리면 어디서 구할 방법이 없었다. 하기야 그동안에도 빨래줄에서 팬티 도난사건이 가끔씩 일어난다는 말을 어렴풋이 들었지만 설마하니 하면서 그말을 잊고 있었다.

혹시 잃어 버릴까봐 팬티에 매직펜으로 대부분 이름을 적어 놓는다.
 
하지만 속옷이기 때문에 누군가 남의 것을 입고 다녀도 확인을 할수가 없는것이다.
 
주로 팬티가 없어지는 이유는 나중에 알았지만 주로 고참들의 소행이다. 게으른 고참이 빨래하기 귀찮으면 몇칠씩 입고 다니다가 그냥 벗어 버리곤 한다는것이다.

아무튼 팬티도 지급된 관물이기 때문에 일석 점오때 관물검사하면 4장은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했다.

그러나 두장이나 잃어 버렸으니 신병으로서는 눈앞이 캄캄했다.
"어떻게하지?" 하지만 군대는 이유가 필요없다, 두들겨 맞지 않으려면
무조건 채워야한다.

주변을 두리번 거렸는데,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듯 하기에 깨끗한 팬티로 골라서 다른 빨래와 함께 휘감아 가지고 내무반으로 돌아오는데
가슴이 콩닥콩닥거린다.

내무반에 들어와서 살짝 몰래 숨겨온 팬티부터 차곡차곡 접어서 관물대 안쪽으로 밀어넣었다
.
 
팬티가 없어지기 시작하면 빨래건조대에서 슬쩍 먼저 걷어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저녁때가 되자 팬티 잃어버렸다고 수근수근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지만 못들은척 무사히 넘어갔다.

그 이후 중대에서는 휴일날 빨래하면 팬티 잃어 버릴까봐 마를때까지 빨래건조대를 지키는 풍경이 벌어졌다.
 
이렇게 몇칠이 지나자 팬티 도난사건은 잠잠해져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한주일이 지나고 부대에서는 대대장 주관하에 중대별 대항 체육대회가 있었다.
 

중대별로 자존심이 걸려있는 체육대회니 만치 서로의 각오들이 대단하다. 당시 체육대회라봐야, 축구,줄다리기,기마전 등등으로 시합을 하고 그날 만큼은 경기가 끝나고 나면 김치안주에 막걸리 몇잔은 마실수 있었다.

그날 아침 중대장은 중대원들을 집합시켜놓고 선봉 1중대인 만큼 우승을 해야한다고 훈시를 한다.
"선봉 1중대 우승할 자신있나?" "넵" 모두들 목소리는 우렁차게 자신만만하게 대답을 한다.

하지만 그날 1중대는 예상을 뒤엎고 완전 패배를 함으로서 중대 명예에 먹칠을 하게되었다.

그러자 중대장은 자존심이 상해서 인상을 찌프린다.
그날 체육대회가 끝나고 막걸리 파티가 끝나고나서 우리 중대원들은 모두 오리걸음으로 내무반까지 가야했다.
 
그런데 그날밤 일석
점오가 아주 삭막하게 치루어지고 중대원 모두는 찜찜하게 취침에 들었다.
 
그날밤 모두가 피곤에 지쳐서 잠들만 한 시간에 갑자기 비상이 걸렸다. 마침 이날 퇴근도 못하고 주번사령인 중대장이 오늘 체육대회에서 패배한 분통이 가라앉지 않았는지 비상을 걸었다.

"지금부터 선착순
팬티바람으로 중대막사 앞에 전원 집결한다."
 잠결에 모두 후다닥 일어나서 눈을 비비며 뛰어나간다. 팬티바람에 영내화만 신고서 막사앞에 집결해서 중대장의 구겨진 자존심을 모두 들어줘야했다.

"지금부터 중대원들의 허약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서 목봉체조를 실시한다."
"현재 위치에서 4개팀으로 나누워서 목봉을 든다." 실시!" 실시!" 지금부터 하나에 "체력", 둘에 "강화
" "체력강화,체력강화" 온몸에 땀이 흘러 내리도록 달밤에 목봉체조를 실시했다.

목봉체조가 끝나고 다시금 오열을 갖추고 훈시를 듣다보니 뒷줄에서 누가 발로 엉덩이를 슬쩍찬다.
"슬쩍 돌아보니, 얼굴에 땀이 줄줄 흐르는 이병장이 나즈막한 소리로 외친다.

" 야~! 새꺄~! 내 팬
티" 
그날 하필이면 지난번 빨래줄에서 슬쩍 걷어온 팬티를 무심코 입었었는데, 뒷단에 "이병진
"이라고 매직으로 새긴 자기 이름을 뒤쪽에서 본것이다.

'속옷인데 설마 누가 보겠나' 생각하고 입었는데.........하필이면 팬티바람에 들통이 나버렸다.
"이자식 겁도 없이 고참 팬티를 훔쳐 입어?" "죄송합니다." "아휴~ 이걸 그냥 확~ "

하필이면 고참 팬티 슬쩍 훔쳐 입었다가, 다음달 보급품 나올때 나는 신품으로 변재하게 되었다.....ㅠㅠ

그나마 성격 좋은 고참이었기에 훈계로 끝났으며, 죽도록 두둘겨 맞지 않은것만해도 천만 다행이였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반응형

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09.11.03 07: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군대에선 뭐든지 훔친다죠^^;
    재미있게봤어요.

  2.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11.03 07: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군대만의 문화이기도 하죠 ㅋ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3. Favicon of https://pplz.tistory.com BlogIcon 좋은사람들 2009.11.03 07: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저희때도 저런 일 있었습니다.ㅋ
    자기는 몰랐다고 하는ㄷ.. 엉덩이에 선명하게 "김병장"이라고 적혀 있엇죠.ㅋ

  4.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09.11.03 07: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헐~~~ㅋㅋ
    살아난게 신의 도움이네요..ㅎ
    추운날씨...건강유의하세요^^

  5.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09.11.03 07: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하. 출동준비사열할 때가 되면, 야외건조장은 전쟁터가 되지요 ㄷㄷㄷ
    먼저 챙기는게 임자! ㅎㄷㄷㄷ

  6. Favicon of https://lowr.tistory.com BlogIcon 하얀 비 2009.11.03 07: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어디서든 꼭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참으로 낯뜨겁고도 무척이나 민망하지만... 한번은 범인 색출을 하기도..
    ㅋㅋ. 참 웃지못할 씁쓸한 광경.

  7. Favicon of http://djtlsfudnf.tistory.com BlogIcon 어신려울 2009.11.03 0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고참 만났군요.
    어지간한 고참만났으면 줄타작 들어갔을텐데.
    군대용어로 찐빠네찐빠.

  8.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11.03 09: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ㅋㅋ신품변제..ㅎㅎㅎ..
    이 단어의 경우..여성분들은 잘 모르는 단어일듯 합니다..
    분실되면..참 난감했던 경우가 저도 몇건 떠오르네요^^ 날씨차가운데 건강유념하시구여~

  9.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11.03 10: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군대 보급품은 먼저 본 놈이 임자입니다.

  10. Favicon of http://middleagemanstory.tistory.com BlogIcon 영웅전쟁 2009.11.03 10: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희때는
    정말 아비규환 이였지요.
    팬티에도 바느질 표시부터 유성팬 표시 까지 ㅎㅎ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11. Favicon of https://nizistyle.tistory.com BlogIcon 한량이 2009.11.03 10: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털보아찌님의 글을 볼수 없었을 수도 있었겠네요..
    그날 고참이 선하지 않았으면 .. ^^

    군대에서 별걸 다 훔쳐가죠..

  12.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11.03 1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 정말 웃기는 상황이네요..
    빨래건조대 지키는 풍경을 상상하니 정말 배꼽 빠지는데

    또한 달밤에 체조하다 본 펜티 주인..
    그 표정들을 생각하니 절로 폭소가 터집니다..ㅋㅋㅋ

  13. Favicon of https://dragon-lord.tistory.com BlogIcon Dragon-Lord 2009.11.03 11: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ㅋㅋㅋㅋ

    그저 눈물만이...ㅋㅋㅋㅋ

  14.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09.11.03 11: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 고참분 고약하셨으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어집니다.ㅎㅎ

  15.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09.11.03 11: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비슷한 추억이...ㅠㅜ

  16. Favicon of http://minjine.kr/story BlogIcon 뽀글 2009.11.03 12: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정말 대단하신데요~ 암만그래도 고참팬티를..정말 다행이예요^^ 잘못했다가 개같은 고참한테 걸렸더라면.. ㅋㅋ
    남자들 군대이야기 너무 재미나요~^^

  17. 27XX251FA-B 2009.11.03 18: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팬티분실!!

    군대용어로는 위치이동 이라고하죠ㅋㅋ

    저도 경험자 ㅎㅎ

    그때는 뭔정신으로 남의 팬티를 입을 생각을 했는지

    하긴 보급품 갯수는 채워둬야하지 위치이동은 당했지 ㅋㅋ

    돌고도는게 인생..아니 빤스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