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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시체 어깨에 메고서 기압 받아 본 사람 있어?

때는 바야흐로 1980년 12월 28일의 일이다.

꿈같이 흘러간 휴가일정 14박 15일은 언제 흘러 갔는지 아쉽기만 하고 다음기회를 기대하면서, 일요일 저녁 8시까지 부대에 복귀하도록 되어있었다. 고향집에서 아침일찍 부모님들에게 하직 인사를하고 제천과 청량리역을 경유해서 마장동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인제터미널까지 가는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제 또 다시 울타리 안쪽에 들어가는구나 생각을 하니 아쉽기만 했다.위병소를 통과해서 중대막사까지는 꼬박 10분이상이 걸린다. 중대행정실에 귀대 보고를 하면서 어쩐지 중대 분위기가 썰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당직사관인 선임하사로 부터 중대 분위기를 이야기 들을수있었다.

"휴가기간에 중대에서는 총기 사건이 있었다."
이건 무슨 일인가 가슴이 뜨끔하고 소름이 끼친다.
그렇다면 누가 이런일을............ 순간 가슴속에는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일병 김광배가 초소에서 소총으로 자살했다." "지금은 모두 수습이 되고, 장례까지 마쳤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하니 각별히 주의 하도록 해라"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대답하고나서 중대 내무반으로 들어갔다.

일일이 만나는 사람마다 "휴가 잘 다녀왔습니다." 귀대 신고를 하다가, 내무반 중간쯤의 관물대에 놓여진 국화꽃 바구니가 눈에 들어온다. 일병 김광배 그는 나의 4개월 후임이다. 창설중대로 전출오면서 만난 유일한 후임중에 성격이 내성적이고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였다.

몇명 안되는 후임이라 많은 시간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던 후임이었다.
 
문득 그 자리에 앉아 있어야할 그가 보이지 않고 관물대에 국화꽃만 덩그러니 놓여있는것을 보니까 설움이 엄습하고 눈물이 핑돈다.

휴가가기전에 자신도 4개월만 있으면 휴가 갈수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기뻐하는 모습이며, 그의 웃음까지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참으로 인생 허무하구나! 한 인생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렇게 허무하게 스처갔구나! 신병으로 전입왔을때 대부분 똑같은 질문을 한다.

"집이 어디냐?" "서울입니다." "사회에서 뭐하다 왔냐?" "대학 다니다가 왔습니다." 그나마 당시는 대학출신들이 거의 없었음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그는 내성적인 성격은 누구에게도 표현을 못하고 혼자서 많은 고심을 했었던 것이였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 오자마자 침통한 분위기에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매사 조심스럽기만했다. 그날밤 아무런 말도 못하고 소대원들에게는 휴가 잘다녀 왔다는 말 외에는 할말을 잃었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자 밤새 죽은 후임의 얼굴이 떠오르고, 같이 나누던 대화가 아련히 귓전을 맴돌아 잠을 설쳤다. 그는 12월 24일밤 크리스마스 이브에 말없이 하느님 곁으로 떠나가 버렸다.

다음날 나는 사수인 전병장으로부터 그의 자살과정과 장례절차등을 자세하게 들을수 있었다.

"김광배는 왜 총으로 자기 머리를 쏴서 자살했을까요?" "아무도 모른다. 무슨 말못할 고심이 있었나보지뭐"
 "그럼 어디에서...." "중대 언덕위에 제일 높은 2층초소에서 밤1시에 보초근무중에............"

"그럼 그자리에 누가 같이 있지 않았습니까?"
"박상병은 1층에 있었는데, 한밤중에 요란한 총소리와 함께 2층에서 피가 흘러내렸다는거야"

"총기 자살사건은 그냥 미궁에 빠지고 다음날 부모님이 급히 오시고해서 화장터로 옮겼지"
"군대서 이렇게 죽은것은 개죽음이지, 죽은놈만 불쌍한거야"

"군대 화장터가 어떤지 알려줄까?"
"어떻게 하기에............?" 12월25일 사회에서는 크리스마스라고 분위기가 들떠서 온통 캐롤송이 울리던 그날에 중대원들은 자살한 후임의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서 화장터에가 있었다.

그날따라 눈보라와 강추위가 몰아치는 크리스마스날에 차에서 관을 내려서 8명이 들고서 화장터 앞으로 갔다. 그런데 화장하는데도 화장장 주특기를 가진 저승사자가 지키고 있어서 까다로운 신고식의 절차를 밟아야했다.
 
그곳은 화장장 입구가 좀 높았으며, 그곳에 입구에는 건장한 근육을 가진 한 병사가, 눈보라가 몰아치는 추운 날씨에 옷을 훌렁 벗고 상체를 그대로 들어내고 문을 지키고 있었다. 

"어디서 온 누구인데 무슨 용무로 왔느냐?"
 
커다란 목소리는 마치 저승사자가 호령하는 모습이였다한다. "넵! 2전차대대 일병 김광배 화장하러 왔습니다."

"어허~! 이것들 복창소리봐라" "여기가 어딘줄 아냐? 바로 여기가 저승이야"

"지금부터 지시하는 동작대로 신속하게 움직여라. 그렇지 않으면 이곳을 통과하지 못한다."

"지금부터 관을 든다. 실시! 관 내려놔. 실시!" "들어" "내려" 몇번을 반복한다.

이건 시체를 화장하러 온것인지 유격을 받으러 온것인지 분간이 안되고 모두 추운 날씨에 땀을 흘려가면 관을 들었다 내렸다 한다.
 
하지만 "이런 동작으로는 화장 시켜줄수 없다"
 

하면서 이번에는 다른 동작을 지시한다. "동작봐라! 위로 어깨 관" "앉아! 일어서! 복창소리와 함께 실시!" 앉아. 일어서" 동작은 한참동안 반복되었고, 이건 유격훈련받는 조교들에게 길들여 지는 있는 모습이였다. 

전우의 죽음으로 침통한 분위기에 화장터로 갔건만 화장터 저승사자에게 이런 신고식을 톡톡히하고 나서야 화장을 마칠 수 있었다한다. 전병장은 한참동안 후임의 자살사건과 화장터에서 고생한 이야기를 하면서, 군대는 줄을 잘서야 한다고 하더니..............

하필이면 그날 관을 든다고 지원했다가 이런 체험을 하다니, 하면서 씁쓸하게 미소를 짓는다.
"털보 넌 말이야 휴가가는 바람에 그래도 참 운좋다. 그런 험한꼴 안봤으니.............

얘기 듣고보니 군대는 참으로 별난 인생을 체험하는 곳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군인이 죽으면 군수물자로 취급되고, 군에서 줄 잘못서면 화장터 주특기를 받는 다는 사실이다. 불과 군대에서 만난 인연이 2달만에 이슬처럼 사라진 후임의 죽음은 너무나 허무하기만 했고, 인생사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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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09.12.02 06: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고.. 화장터에서도 군기가? ^^;
    웃지만은 못할 사연 잘보고갑니다.

  2.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09.12.02 08: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하하하하하ㅏㅎ..어깨에 관....ㅠ.ㅠ....
    저는 군생활하면서 요 부분은 경험이 없던터라..마지막 글보구 터졌네요..ㅋㅋㅋ

  3. Favicon of http://www.indianabobs.com BlogIcon 인디아나밥스 2009.12.02 08: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격장도 아니고 화장터에서 관을 들고 기압을 받았다니 정말 황당합니다.
    역시 군대는 참 복잡한(?) 곳입니다.

  4. Favicon of http://www.aranuri.com BlogIcon 아라누리 2009.12.02 08: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생각만 해도 오싹해지는 느낌입니다.
    참 이색 경험을 하셨군요. 잘보고 갑니다.

  5.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12.02 09: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슨 사유로 죽든 군에서 사고로 죽으면
    개죽음이라고 하더군요~

  6. Favicon of http://middleagemanstory.tistory.com BlogIcon 영웅전쟁 2009.12.02 09: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생활중 이런 경험은 없었지만
    글을 보면서도 설마하는 생각이..
    만난 인연이 2달만에라..
    인생사 허무라고 표현하셨군요.
    요즈음 한참 느낍니다 저는 ㅎㅎ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면서...

  7.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09.12.02 10: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굳이 화장터에서 까지.....ㅠㅠ
    털보아찌님 오늘도 잘읽고 갑니다~

  8. Favicon of https://totobox.tistory.com BlogIcon 『토토』 2009.12.02 11: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드문 경험이겠군요
    군에서만의 독특한 경험이 오래도록
    머리속에 남을 거라며 최근에 제대한 울아들이
    여동생에게 군지원해서 가보라며 권하며 웃습니다.

  9.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12.02 12: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재밌는경험으로 보입니다.
    남자들의 군대이야기 끝이없네요.

  10.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12.02 12: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군대는 걍 넘어가는법이없군요..^^
    잘 보고갑니다..
    군대이야기는 들을 수록 재미나네요..^^

  11.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2.02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의 생명은.. 줄이죠..ㅎ
    군대만이 가질수 있는 독특한 문화 때문에 참 웃지못할 일들도 많이 일어나곤 합니다.
    덕분에 추억 한조각 되뇌이며 가요~

  12. 특수기동대 2009.12.04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난 97년 의경생활 할때 3명죽은거봤음 선임 후임 아옜날생각난다 연대사건땐 개고생했지 니기미 개총련땜시 2달을 쫏뺑이졌음

  13. 김경채 2009.12.08 18: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군대에서 자기 중대 사람외에는 다 아저씨인데...
    타 부대 병사에게 얼차려를 받다니,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네요.

  14. 2010.05.18 0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은 사람들고 뭐하는 짓이래요 참 또라이들이 득실되는 군요

    • 뭐란거냐 니남동생이나 디저라 2012.07.04 11: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최진실같은 년아
      일반인보다 100배 힘든게 군대다 븡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