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곤히 잠든 한밤중에 울리는 문자메세지!
"메세지가 도착했습니다." "도대체 누구야? 이밤중에 문자메세지를 보내다니.........."
잠결에 눈을 뜨고 얼핏보니 도착메세지에 낮설은 이상한 전화번호가 찍혔습니다. 0070013344051348 뭐 이런 스펨번호가 있을까 하면서 휴대폰을 옆으로 툭! 밀어놓고 깊은 잠에 빠집니다.

아침에 눈비비고 일어나면서 휴대폰을 열어봅니다. 문자를 보낸 발신번호의 구조가 복잡해서 누가 보냈는지 판단이 안섭니다. 받은 메세지함으로 이동해서 열어봤더니............영문으로 보낸 문자메세지 입니다. 오잉! 웬 영문메세지? 눈을 제대로 뜨고 얼핏보니, Hi Mr Kim 을 찾는것보니 분명히 제대로 찾아온 문자가 맞습니다.

천천히 읽어 보니 미국 앨라배마주에 살고있는 "챨스 블렉"이라는 흑인친구가 보내온 문자입니다. 문자메세지를 읽으면서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한마디로 한통의 문자메세지로 인하여 "챨스"라는 친구에게 감동받은 겁니다. 아니! 이친구가 어떻게 이런 문자를 보낼생각을 하다니..... 벌써 한해가 다가고 크리스마스가 2주밖에 남지 않았으니 아마도 잊고 있었던 사람이 생각이 났던 가봅니다.



Hi Mr Kim Merry X-Mas and Happy New Years to you and your Family " Charles Black "

사실 가방끈이 짧아서 영어는 자신이 없지만, 이정도는 대략 번역이 됩니다.
휴대폰에 찍혀있는 전화번호는 국제전화 회선번호와 국가번호,지역번호, 개인번호등으로 조합되니 숫자가 무척이나 길어 보였습니다. 수신시각은 12월 12일 오전02시 04분이니까 한국은 한밤중이지만, 미국은 시차로 인하여 아마 오후 1시쯤 된듯합니다.


앨라배마 흑인친구와 인연은 지금부터 5년전인 2004년에 그를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당시 필자는 미국공장에 기술지도원으로 3개월간 파견되어 그들과 같이 생활한적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도착했을때는 대부분 직원들이 흑인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들과 접촉하기 거부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루종일 그들과 접촉해야하고 대화를 나누어야하지만, 사실 영어실력이 부족하여, 몇일이고 벙어리 흉내만 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언어의 장벽을 극복하기위해 손짓발짓 다해가면서 대화를 하게 되었고, 얼마간 시일이 흐르니 눈치만 보아도 서로 의사소통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 미국생활 하면서 빡빡머리에 구랫나루까지 스타일이 영....... 그들은 늘 엄지손가락으로 "당신이 최고야"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기술지도원으로 파견된 필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서 한가지라도 더 배우려고 열성적이였습니다. 그렇게 되면서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국적과 인종의 차별을 떠나서 그들과의 유대관계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미국사회에서 아직도 천대받고 사는 흑인들이지만 그들은 아주 낙천적인 성격들의 소유자 였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멀리서 부터 손을 흔들면서 먼저 인사를 합니다. "굿모닝!" "하이 미스터 김" 가까이 다가서기도 전에 시커먼 손을 내밀면서 악수를 청합니다. 서로 맞잡은 손을 당겨서 포옹을 하고 서로 등을 토닥토닥 두들겨 주면서, 어제밤 잘 지냈냐고 안부까지 물으면서, 검은 얼굴에 하얀 이빨을 들어내고 허허허~! 유쾌하게 웃으면서 하루의 일정을 시작합니다.

미국사회에서 아직도 차별 받는 흑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신체적으로 접촉을 하려니 처음에는 무척이나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사회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흑인들은 백인들처럼 절대 거만하지 않았으며, 한국인들을 향시 선생님이라고 하면서 따라주니 그들에게 한가지라도 기술을 더 전수하려고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흑인들과 서로 우정을 쌓아왔고, 난생처음 미국땅에서 맞이한 생일에는 미국식 케익으로 성대한 생일파티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3개월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때 그들은 "미스터 김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라는 문구를 새겨넣은 거대한 케익을 준비하고, 각자 준비한 작은 선물과 함께 다같이 싸인한 카드를 전해주면서 영원히 잊지 말자고 눈물을 글썽이면서 이별의 파티를 했습니다. 

그리고 서로 이메일과 휴대폰번호를 알려주면서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나자고 하면서 헤어졌습니다. 이렇게 세월은 무심하게 흘러가고 매년 이맘때가 되면 3개월동안 같이 생활했던 흑인친구들의 모습들이 떠올라 사진첩을 가끔 펼처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언어소통력이 부족한 필자로서는 전화도 못하고, 또 한해를 보내며 아쉬워 할때쯤, 한통의 문자메세지가 추운 겨울날에 훈훈한 감동을 주었습니다. 

고맙다. "챨스!" 비록, 서로 언어소통력이 부족하여 전화는 못하더라도 마음깊이 간직한 영원한 우정은 오랫동안 기억할 것이다. 지구촌에서 살아가면서 인연이 있으면, 언제가는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반응형

Posted by 털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