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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천막에서 동태되기 직전 나를 살려준 비상식량!

때는 1980년 1월 중순경의 일이다. 매년 이맘때는 혹한기 야외전술훈련을 떠나며, 영하 20도가 오르내리는 강추위에 전차를 몰고 나가서 공격과 방어전을 벌이면서 기본적으로 3~4일씩 야영을 한다. 말이 훈련이지 솔직히 혹한기에 전쟁놀이 하면서 들판에서 잠자면서 고생은 바가지로 한다.

당일 훈련이 끝나고 매서운 찬바람을 맞으며 숙영지를 찾았다. 들판가운데는 찬바람을 피하지 못함으로 계단식 논뚝아래쪽에 숙영지를 만들기 위해 삽과 곡괭이를 가지고 땅을 파기 시작했다.
 
"아따마! 식겁하겠네^^" "참말로 거시기 하네요" 참으로 소대원들의 표현도 다양했다.

하지만 섯달 강추위로 인하여 곡괭이로 땅을 찍어도 한줌씩 톡톡 흙이 튈 뿐이지 땅을 파낼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그 상황에 15명이 유숙할수 있는 소대막사를 치기위해 펙 박을 자리만 파고 그냥 주변에 논바닥에서 볏집을 가져다가 바닥에 깔판을 깔았다.

일단은 바닥은 푹신 하니까 괜찮을것 같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불어오는 매서운 강풍은 볼이 얼어 터질듯이 추웠고 모두들 손이 곱아서 호호 불면서 막사를 세우고 있었다.

"야! 이눔아들아! 춥다고 서 있으면 누가 바람막아 주냐? 빨랑빨랑 안하고 뭐하는기고?"

경상도 사투리로 김상병이 한마디 씨브린다. 이때 아부 썪인 목소리로 간드러지게 대답하는 이일병 "김상병님! 이쪽부터 할까예"

이리 당기고 저리 당기다보니 어느덧 소대천막이 완성되고 안쪽에는 바람을 막아주니 살것 같았다.

훈련에 대비해서 만든 폐유를 때는 오일난로를 막사 중앙에 설치한다.

난로는 폐유를 한깡통 부어 놓으면 한방울씩 떨어지며 밤새워 막사를 데워줄것이다.
 
하지만 밤이되어 잠자리에 들려면 알아서 자동으로 잠자리가 설정된다.

난로주변에는 간부들이 차지하고, 난로 주변부터 고참순으로 잠자리가  자동설정된다. 하루의 피곤함이 몰려와서 밤10시경이 가까워 지니까 모두 잠자리에 들으라고 소대장이 지시한다. 첫날이라 힘들었던지 여기저기서 콧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하기야 난로 가까이 잠자는 고참들이야 따듯해서 오죽이나 잠이 잘올까.........

맨끝자리에 황이병과 털보는 말이 막사 안쪽이지 공기가 바깥이나 별다른 차이도 없었다.

잠들기 전에 따블빽에서 옷이라고 생긴것은 모두 꺼내서 겹겹이 껴입고 양말도 두켤레나 신었다. 그리고 손에는 벙어리 장갑을끼고, 머리에는 방한모까지 쓰고 완전 중무장을 한체로 잠자리에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코가 시려워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모포를 뒤집어 쓰고서 잠을 청했으나 한시간도 못되서 손발이 시려워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별별 생각을 하면서 뒤치럭 뒤치럭 하다가 갑자기 묘책이 떠올랐다.
살그머니 모두들 잠자는 발치를 더듬어서 막사 중앙부 출입문으로 간다.
막사 중앙부에 난로 주변에 잠자는 고참들은 더워서 난로를 등지고 쿨쿨대며 잘도 자고 있었다.

살그머니 난로에 다가가서 손발을 잠시 녹히고 나서 천막 출입구의  자크를 살그머니 열었다. 적막한 밤에 자크 내리는 소리까지 왜그리 크게 들리던지, "두두두둑" 하면서 들린다.

잠귀 밝은 김병장이 잠결에 눈을 살짝뜨고 처다본다. "니 어디 가노?" "화장실이 급해서 갑니다."

한마디 대꾸를 하고나서 곧바로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숙영지 주변에는 동초가 2명 있었지만 우리 전차있는곳에는 없는듯 했다. 누가 볼까봐 살금살금 발자욱소리가 안들리도록 전차로 접근했다. 그리고 전차의 궤도를 밟고 능숙하게 올라갔다.


그리고는 더듬더듬 조종석 햇지의 손잡이를 찾아서 햇지를 살그머니 열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날따라 왠지 토숀바가 안좋았더니 "삐익익"~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그래도 주변에는 별다른 동정이 보이지 않았다. 언른 조종석으로 들어가서 캄캄한 철갑속에서 무었인가 더듬으면서 찾는것이 있었다. 조종수만 알수 있는곳에 깊숙히 숨겨놓은 비상식량이 있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찾았다." 그때의 기쁨은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희열이였다.

소중하게 보관해 놓은것은 다름아닌 자그마한 양주병 캡틴큐였다. 살그머니 "두두둑" 마개를 따고나서 입안에 한모금 부었다. 향긋한 양주 냄새가 입안에 그윽하게 퍼지기 시작했고, 쓴맛보다는 오히려 향기가 진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모금 한모금 입안에 털어 넣는 기쁨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공복 상태에 양주가 몸속에 들어가자 온몸에 열기를 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살금살금 뒷발을 들고 천막속으로 골인하였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살그머니 내자리로 돌아가서 모포를 푹 뒤집어 쓰고 누웠다. 그렇게 춥던 날씨가 온몸에서 발하는 알코올의 열기로 인하여 훈훈한 난로처럼 온몸이 달아 올랐다.

늦은밤 피로에 쌓여있다가 온몸이 녹으니 그대로 한잠 자고나니 날이 밝았다. 아침에 일어나 침구와 관물을 정리하는데, 누구보다도 개코로 잘 알려진 정병장과 몇미터 떨어져 코를 실룩거리면서 한마디 하는데...........

"야! 이거 무슨 냄새가 이리도 향긋하게 나는고! 이건 나폴레옹 냄새 아이가?"
혹시 정병장에게 냄새의 정체가 탄로 날지 몰라서 호흡을 더욱 줄이면서 속으로는 씨익 웃었다.
"나폴레옹이 아니고, 캡틴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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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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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09.12.15 0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 제가 다 춥습니다.ㅎㅎ
    재미있게 잘보고갑니다^^

  2.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09.12.15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면 안되는데 캡틴큐 생각하니 예전 겨울 등산때가 생각이 나네요 ㅋ
    뭔지 아시겠죠? 산행에 술 한잔은 사고의 원인인데 한 때 음주 등산을
    몇 번 했드랬죠 ㅋㅋ
    이제는 절대 안하는 일이지만 말이죠 ㅎㅎ 갑자기 캡틴큐 얘기가 ㅋ
    행복 가득한 하루되세요 ^^

  3.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09.12.15 07: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캡틴큐 정말 짱이었죠.
    캡틴큐 나폴레옹 등등... ^^

  4. Favicon of https://blue-paper.tistory.com BlogIcon blue paper 2009.12.15 0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워서 양주를 드시다니 ^^;;;
    이제는 즐거운 추억이시겠죠?

  5. Favicon of https://heysukim114.tistory.com BlogIcon *저녁노을* 2009.12.15 09: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강 추위를 이기려는 방법...ㅎㅎ

    잘 보고 갑니다.

  6.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09.12.15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도 잘 읽고 갑니다. 따뜻한 하루 되세요 ^^

  7. Favicon of http://mayjhkim.tistory.com BlogIcon 바람꽃과 솔나리 2009.12.15 11: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화에서 가끔 보던 장면이군요~
    정말 따뜻해지는군요...
    다음 출사때는 한병 준비해 갈까요..ㅎㅎ

  8. Favicon of https://nizistyle.tistory.com BlogIcon 한량이 2009.12.15 1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군대의 캡틴큐..

    사회에서 그맛이 그리워 먹어보면.. 절대로 그 맛이 안나는 캡틴큐.. 싸구려 나폴레옹도 그립네요..

  9. Favicon of https://blue2310.tistory.com BlogIcon 드자이너김군 2009.12.15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폴레옹이 아니고 캡틴큐인데.. ㅋㅋㅋ
    전차나 차량을 가지고 훈련하는 부대는 꼭 부식을 챙기게 되죠..ㅎㅎ
    저희는 보병이긴 했지만 괘도차량을 가지고 훈련을 나가기 때문에 항상 부식 더블백을 만들어서 나가곤 했는데.. 그때 그 기억들이 떠오르는군요..

  10.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2009.12.15 15: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우~~~캡틴!!! 저는 해안 근무를 했더랬는데요 이런 장면들 보면 부러워요 ㅎㅎ

  11. Favicon of https://muznak.tistory.com BlogIcon 머 걍 2009.12.15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크~ 혹한기훈련...몸서리가!!!
    그나저나 나폴레옹,캡틴큐 오랜만에 들어봅니다.

  12.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09.12.15 17: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혹한에 귀한 비상식량이된 캡틴..
    아마 꿀맛이 아니였는지요..ㅋㅋ

  13. Favicon of http://smallstory.tistory.com BlogIcon 윤서아빠세상보기 2009.12.15 21: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나폴레옹 아니고 캪틴큐인데
    그거 큰 소리로 했으면 어쩔뻔 했나요?
    재밌게 보고 갑니다.

  14. Favicon of http://mauma.tistory.com BlogIcon 마음정리 2009.12.15 22: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씨가 많이 쌀쌀하네요
    감기조심하세요.
    화요일 즐겁게 신나는 날이 되도록 합시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15.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09.12.15 2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털보님도 애주가이신가봐요~
    전 비주류라서요~ ㅎ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