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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제대 D-day 605일.
멀리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때는 1981년 3월 초순의 일이다.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멀리서 부터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듯했다. 봄이면 떠오르는 것은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녘에 나물 캐는 아가씨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사회에서 봄이면 처녀총각들의 마음이 설렌다고 하더니, 울타리 안에 있는 군대에서도 총각들 마음이 설레기는 마찬가지인가 보다. 제법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는 3월 초순의 주말에 햇빛 쏘이러 나온 오소리 마냥 중대막사 처마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이 얘기 저 얘기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늘 옆에 졸졸 따라다니던 박일병이 한참동안 보이지 않는 것이다.
 
"황일병! 박일병 어디 갔냐?" "내무반에 있는 것 같은데, 제가 다녀 오겠습니다." 잠시 후 황이병이 보고를 한다.


"저어~ 박일병님 무슨 걱정거리가 있나 봅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냐?" "글쎄요. 아무런 말없이 그냥 표정이 굳어 있는 것 같습니다." 황이병으로 부터 이야기를 듣고 내무반에 가보니, 역시 박일병은 굳은 표정에 얼굴에 수심이 가득한 것 같았다.

"박일병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냐?"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이렇게 대답은 하지만 무언가 깊이 숨기고 있는 속마음이 궁금했다.

박일병은 후임으로 입대한지 7개월 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박일병에게 다가가서 조용히 말을 붙였다.

"박일병 솔직히 말해봐라 무슨 걱정이 있는 거지?" 재차 물었을 때 박일병은 조용히 말문을 열었다.


사실 내일 여자친구가 면회 오기로 되어있습니다. "아니! 여자친구가 면회 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냐?"
"저어~ 그게 좀 복잡한 일이 있습니다." 박일병은 말을 이어간다.

박일병은 입대 전 여자친구와 입영전야에 하룻밤을 함께 보내고 입대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면서 그저 재미로 하룻밤 즐기고 입대 후 잊고 지냈다고 한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그녀의 뱃속에는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박일병이 그동안 연락을 하지 않자 그녀는 수소문 끝에 박일병의 집을 찾아가서 사실을 고백하고 군대 주소로 편지를 보내서 얼마 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부대로 면회를 오겠다고 하니, 사랑하던 사이도 아니면서 재미삼아 하룻밤 풋사랑에 생명이 잉태되었으니 박일병은 괴로워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그녀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것 인지 때문에 많은 고심을 했던 것이다.
이런 사생활 때문에 고심을 하는 후임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녀가 면회를 오겠다고 연락이 왔으니 내일은 분명히 면회를 나가서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해결책을 찾으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박일병 너무 걱정하지 마라. 만나보면 무슨 해결책이 나오겠지."

이렇게 위로해주었는데, 일요일 아침 정확하게 9시가 되니까 행정실에서 주번하사가 내무반으로 들어선다. "박일병! 약혼녀 면회 왔다. 얼른 면회실로 가봐." 박일병은 복장을 갖추고 바삐 면회실로 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그날 마침 이날 중대원 5명이 외출을 신청해놓고 있었기에, 그 시간에 대대 행정실에 외출증을 받아 가지고 먼저 인제읍내로 외출을 나가게 되었다.
오랜만에 부대 울타리를 벗어나서 외출을 나가는 기분은 날아 갈 뜻한 기쁨이다.


외출 나가면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통제에서 벗어난다는 것 그리고 오랜만에 소주 한잔 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큰 기쁨을 안겨준다.

사실 인제읍이라 해도 군인들이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거의 정해져 있다.
여기가도 군인들이고 저기가도 군인들이니 여기저기 몇 군데만 돌아 다니다보면 중대원들은 거의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시내를 쏘다니다가 결국은 면회나간 박일병을 거리에서 마주치고 말았다.

박일병과 함께 나란히 걷는 그 여인은 분명히 어제 말하던 그녀였다. 박일병이 무안해 할까봐 그냥 지나칠까 생각도 했지만 먼저 아는 척 한다.

"김일병님! 식사 하셨습니까?" "응! 우리는 점심 먹었다."
이렇게 대답하고는 그녀를 처다 보자 그녀는 수줍게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아~~네에~~ 어려운 걸음 하셨네요. 즐거운 시간되세요."

이렇게 인사를 나누면서 얼핏 보니 임신복 차림에 그녀는 벌써 배가 불룩하게 보였다.


박일병에게 어제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니 불편해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바삐 자리를 피했다. 그렇게 해서 그날로부터 박일병의 사생활은 노출이 되었고, 결국 고심 끝에 얼마 후 일주일간의 특별휴가를 얻어서 결혼식을 치루고 다시금 복귀했다.

사회에서 같으면 달콤한 신혼살림에 빠져있을 시기에 군인으로 어쩔 수 없이 아이 낳기 전에 결혼식 해야 한다는 부모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은 형식적인 결혼식만 치루고 부대에 복귀한 박일병의 심정은 오죽하랴............

하지만 박일병은 결혼식을 마치고 귀대했지만,  또 하나의 사생활이 정리가 안 되어 깊은 고심에 빠지기 시작했다. 박일병에게는 진정으로 사랑을 속삭이던 또 한명의 애인이 있었으니.........다음편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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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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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toyvillage.net BlogIcon 라이너스™ 2010.01.12 0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재미있게 잘보고갑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2. Favicon of https://realog.net BlogIcon 악랄가츠 2010.01.12 07: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일병님, 파란만장하시네요 ㄷㄷㄷ
    다음편이 무척 궁금합니다! >.<

  3. Favicon of https://fmpenter.com BlogIcon 바람나그네 2010.01.12 07: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특이한 이야기네요 ㅎ 잘 보고 가용 ㅎ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4. Favicon of http://waarheid.tistory.com BlogIcon 펨께 2010.01.12 07: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박일병의 심정 이해할것도 같습니다.
    다음편이 벌써 기다려 지네요.

  5. Favicon of http://blog.daum.net/gnathia BlogIcon 달려라꼴찌 2010.01.12 07: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군복무중에 결혼하다니...
    정말 그분 마음고생 많았겠습니다.

  6. Favicon of http://amesprit.tistory.com BlogIcon SAGESSE 2010.01.12 08: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털보아찌님 정말 다음편을 궁금하게 만드시는군요~ㅋ
    아찌님도 오늘 하루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7. Favicon of http://blog.daum.net/hongdok1 BlogIcon 홍도갈매기 2010.01.12 09: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임신해서 나타났으니 깜짝놀라셨겠습니다 박일병님~
    거기에 결혼까지 다음편엔 무슨일이~~
    감기조심하세요 털보아찌님~^^

  8.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10.01.12 09: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잼있는 이야기네요..
    다음편은 과연...??

  9. Favicon of http://minjine.kr/story BlogIcon 뽀글 2010.01.12 12:4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결혼까지 한 박일병님에게 또다른사랑이라.. 정말 답답한심정이네요..ㅠ

  10. Favicon of http://mayjhkim.tistory.com BlogIcon 바람꽃과 솔나리 2010.01.12 15: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기여 잘있거라~ ♬ 가 생각나는데요~
    다음편 기대합니다^^

  11. trmm 2010.01.12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화나네요.

    하루밤 재미라니.

    자기 딸이 그런 상황이면 과연 상대방 남자에 대해서 이해하고 넘어갈 수가 있을지.

  12. Favicon of http://donghun.kr BlogIcon 멀티라이프 2010.01.12 19: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군대에서의 결혼,,그리고 아이걱정..
    정말 답답해미칠지경일것 같네요.
    과정이 조금 좋지 않았지만.
    두분..
    오랜시간이 지금은 잘 살고 있겠지요?^^

  13. Favicon of http://mauma.tistory.com BlogIcon 마음정리 2010.01.12 20: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편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화요일입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14.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2010.01.12 20: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정 다음편이 궁금해진답니다
    그러니 주인장은 그 연인가 해피엔딩을
    만들어 줄 것 같은 예감이 팍 오는 데요

    책임있는 남성이기를 소망합니다
    즐거운 시간으로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5. Favicon of https://falconsketch.tistory.com BlogIcon 팰콘스케치 2010.01.12 20: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워메~!
    딱 하루했는데 애가 생긴거군요~!

  16. Favicon of https://junke1008.tistory.com BlogIcon mami5 2010.01.12 21: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상에나~
    충격이 크지 싶은데 결혼생활은 잘 하고있는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17. Favicon of https://reignman.tistory.com BlogIcon Reignman 2010.01.12 21:3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간만에 올라온 군대이야기로군요.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

  18. Favicon of https://casablanca90.tistory.com BlogIcon casablanca 2010.01.13 01: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파란 만장, 박일병의 다음 이야기가 기대되네요.
    엄청 궁금합니다.ㅎㅎ

  19. Favicon of http://o-canada.tistory.com/ BlogIcon 용팔 2010.01.13 08: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