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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겪은 29년전 군대 이야기 

제대 D-day 550일.
훈련중 죽음의 고비에서 살아 있음에 감사할뿐.........

때는 바야흐로 1981년 5월 초순으로 접어들고 있었다. 봄은 빠른 속도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들판에는 아지랑이 아롱아롱 온몸이 나른한 따듯한 봄날에 군바리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있었다. 

이때쯤 되면 야외훈련이 없을때 적당한 일정을 잡아서 부대원들이 유격훈련을 떠난다. 중대원들중에서 순차적으로 떠나야 함으로 보통은 중대에서 10여명씩 출발하고, 대대본부에서 만나서 가리산 유격대에 입소를 한다.

지난해 신병때 유격을 보내니 당시는 군기가 바싹 들어서 얼떨결에 잘 받고 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분위기가 다르다. 유격훈련 일주일 가려면 미리 마음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체력관리도 필요했다.

지난번 다녀온 사람들에 이야기에 따르면 아무튼 뺑이 쳤다고 소문났다. 먼저 유격을 다녀온 황일병은 그네타기 코스에 조교가 인상이 더럽고, 하강코스에서 무진장 뺑뺑이 돌았다고 아직도 식식대고 있었다.

어차피 몸으로 때워야할 유격이라면 즐거이 맞이 해야하기에 마음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유격대로 향한다. 포장씌운 트럭에 타고서 비포장길을 덜커덩 거리면서 가는데, 먼지가 매궤하게 안쪽으로 들어온다.

한참을 달리다보니 어딘지 모르지만 트럭을 세우고 내리라고 한다.

트럭에서 내린곳은 어딘지 몰라도 나중에 들어보니 악명높은 가리산 유격대라고 한다.

트럭에서 내리자 마자 빨깐 모자를 쓴 조교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조교를 향해서 5열 횡대로 선다" "기준"
"기준" " 어허 요것들 동작좀봐라" "취침" "기상"

"좌로굴러" "우로 굴러" 한참을 연병장에서 굴려놓고 4박 5일동안 유격대에서 생활안내를 한다.

잠시후 갈아 입으라고하면서 지급하는 복장은 다떨어지고 진흙이 물들어서 노랗게 변한 각설이 같은군복을 갈아입으라고 한다. 유격대에 입소하면 훈련병들은 올빼미라고 부르면서 올빼미가 갈아입을 옷은 올빼미복이라고 하는 훈련복이다.

이곳에 입소한 훈련병들은 일병에서 부터 하사관들까지 다양하게 입소를 하지만 누구하나 계급을 알수가 없었고 모두 올빼미로 호칭한다. 하지만 어쩌면 한결같이 조교들은 자기네들끼리 병장이라고 칭한다.

첫날은 피티체조등 기본훈련을 받고, 다음날 부터는 본격적으로 훈련장으로 이동해서 훈련을 받는다.
훈련을 받으며 조금이라도 편해볼려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러 보지만 결국은 조교의 농간에 넘어간다.

잘해도 돌리고, 못해도 돌리게 마련이다. 연병장에서 선착순 돌려서 선착순 먼저 오면 원산폭격 시켜서 얼차려 주고, 마음에 내키는 팀은 앉아서 "나는 행복합니다." 박수치면서 노래하라고 시키고 도저히 종잡을 수 없다.

본격적인 코스를 타기전에 완전히 진이 빠지도록 돌려놓고, 코스를 타라고 한다. 코스에 도착하면 "여기까지 오느라고 수고 하셨습니다" 말 끝나기가 무섭게 "야 ** 새끼야! 죽을래" 쌍소리가 나온다.

참으로 더럽지만 훈련을 받는동안에는 참고 또 참다보니 인내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렇게 국방부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가고, 다음날은 "그네 타고 늪지대 통과하기"코스를 간다.

늪지대란 커다란 연못처럼 웅덩이를 파놓고 물이 빗물이 고이도록 해놓은 연못이다. 이곳에 물은 1미터 정도 깊이로 완전 흙탕물이다. 조교는 여기에 모두 돌아서서 소변을 보라고 지시한다.

그리고 조교가 시범을 보이면서 사뿐하게 통과를 한다. 하지만 올빼미들이 이곳을 통과할수 있는 확률은 10%도 안된다. 대부분 더러운 웅덩이에 풍덩 빠지고 제대로 빠지지 않는 사람은 이곳에서 잠수까지 시킨다.

어떤 올빼미는 너무 고통스러워 하니까, 물속에서 개구리를 한마리 입으로 잡아 물고오면 살려준다고 한다.
참으로 인간으로서는 할수없는 가혹행위지만 유격훈련이라는 명목으로 감수할수 밖에 없었다.
 
다음날은 산 꼭대기에서 계곡을 향하여 급경사로 하강코스가 설치된곳에서 하강훈련을 한다.

남들이 보기에서 시원하게 하강을 하는것처럼 보이지만 훈련병에게는 한참을 허공으로 하강한다는 자체가 공포의 대상이였다.

안전로프를 허리에 메고 링크를 걸었지만 수십미터 상공에서 내려다 보이는 계곡은 죽음의 계곡처럼 공포가 엄습해왔다. 

"자신있나?" "네 있습니다" 대답은 하지만 대부분 겁먹은 표정이다.

"애인있나?" "있습니다" "이름이 뭐냐?" "영자 입니다." "그럼 애인이름 부르면서 출발" "영자야~~~!"
이렇게 애인 이름을 부르면서 하강코스로 요란한 도르래 소리가 들리면서 계곡아래로 내리 달린다.

한명 한명 이렇게 하강하는 동안에 나머지 사람들은 계속 피티체조를 시키면서 지쳐서 쓰러질만큼이나 돌리고 있었다. 한낮의 열기 아래 모두 땀방울로 얼룩져서 있을때쯤 갑자기 빗방울이 뜨문뜨문 떨어지기 시작했다. 

비가 내리면 하강코스로프와 도르래에 슬림현상이 발생되어 제동이 안걸릴 수있기 때문에 훈련을 계속 할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보슬비가 살짝 내리자 조교는 계속해서 훈련을 강행했다.

"자신있나" "네 자신있습니다." "애인있나" "없습니다" "그럼 어머님을 외치면서 출발" "어머니~~!" 어머니를 외치면서 출발은 했다. 머리위에는 도르래 마찰음이 쫘르르 하면서 요란하게 들리고 수십미터 상공에서 멀리 도착지점을 향해서 쏜살같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착지점을 앞에두고 도르래의 마찰각도를 주면서 제동을 걸어야 했지만, 아무리 몸을 요동쳐도,
제동이 안걸려서 종점의 타이어로 막아놓은 곳까지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온몸을 부딧치고 말았다. 쾅!

잠시후 정신을 차리고 조교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일어서긴 했지만 아찔하게 생사가 엇갈린 순간이였다. 이렇게 시범케이스로 사고를 당하고 나서야 하강훈련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되었다.

난 이곳에서 다행히 운좋게 살아나긴 했지만 재수 없었으면 다리가 부러졌던지, 아니며 머리를 박았으면 죽을뻔 했던 위험한 순간에서 살아있음에 감사할뿐이였다.


 
 
 재미있게 보셨나요?^^ 손가락 모양 클릭하면 추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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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행복한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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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blog.daum.net/kya921 BlogIcon 왕비 2010.02.18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남자들은 유격훈련의 기억들은 죽기전까지 기억에 남을것 같아요
    이젠 좋은 추억이죠..좋은하루 보내세요^^

  3. Favicon of https://lovetree0602.tistory.com BlogIcon 초록누리 2010.02.18 09: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인부르는 것은 29년전이나 지금이나 같은가봐요..
    안다치시셔서 다행??ㅎㅎ
    군대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진진합니다^^*

  4. Favicon of https://moneyamoneya.tistory.com BlogIcon 머니야 머니야 2010.02.18 09: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켁.....ㅋㅋㅋㅋ 저도 유사한경험을 한적이 있었는데..초병때여서 군기덕분인지는 몰라두..찰과상정도로 끝냈던 경우가 있었는데..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ㅋㅋ
    오늘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5. Favicon of https://tirun.tistory.com BlogIcon 티런 2010.02.18 09: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유격 생각도 하기 싫어집니다.ㅎㅎㅎㅎ
    털보아찌님 즐거운 하루되세요~

  6. 쌀점방 2010.02.18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제대 한지가...
    34년이 되었네요...ㅎ
    사연도 많고...추억도 많고....
    유격...눈물의 화생방이...ㅋㅋ

  7. 옥이 2010.02.18 10: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격훈련이 힘든거군요....
    딸만8인 저의 집에선 군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없어서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8. Favicon of http://naeng-e.tistory.com BlogIcon 냉이' 2010.02.18 10: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찌님 큰일날뻔했네요~어머나~

    저희오빠도 가끔 군대얘기하는데요.
    그중에서 화생방이 거의 둑음이었다고 하더라구요 ^^;;

  9. Favicon of http://blog.daum.net/teriouswoon BlogIcon 테리우스원 2010.02.18 11:1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열적인 훈련 잘 감상합니다
    오늘도 힘내시고 파이팅 합시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10. Favicon of http://minjine.kr/story BlogIcon 뽀글 2010.02.18 11: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큰일 나실뻔했어요.. 덕분에 다른분들은 안했으니 얼마나 좋겠어요..
    살아주셔서 감사해요^^;; 그러니 이런 재미난 글도 보지요^^

  11. Favicon of http://star-in-sky.tistory.com BlogIcon 하늘엔별 2010.02.18 11: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사하셔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까지 올리시니 다행인 거죠.
    지나고 나면 다 이야기꺼리지만 그 순간은 정말 아찔하죠. ^^

  12. Favicon of http://ninesix.kr/story BlogIcon 나인식스 2010.02.18 1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정말, 보는사람이 가슴이 철렁하네요~
    살아주셔서 감사해요~^^

  13. Favicon of https://rubygarden.tistory.com BlogIcon 루비™ 2010.02.18 11: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9년전 이야기를 이렇게 소상하게 기억하시다니..
    정말 군대란 잊지 못할 추억인가 봅니다..^^

  14. Favicon of http://leedam.tistory.com BlogIcon leedam 2010.02.18 12: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하이고 유격 말도 마세요 ㅎㅎ 전 6번이나 받았어요 ㅎㅎ

  15. 어떤 꼴통생각남;; 2010.02.18 12: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관심사병이었는데, 솔까말 관심사병도 훈련은 가잖아;;; 조교가 하도 짜증나게 하니까 처버리던데;; 뭐 조교라고 해봐야 일반 사병나부랭이지만;; 어떻게 됬을지;;; 그 이후 유격에서 안보이긴 했음;;

  16. Favicon of http://blog.daum.net/moga2641 BlogIcon 모과 2010.02.18 12: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들들이 군대에 잇을 때는 군복만 봐도 마음이 딸렸는데 이젠 그냥 덤덤합니다.^^

  17. Favicon of https://www.kimchi39.com BlogIcon 김치군 2010.02.18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찔한 이야기네요..

    아.. 저도 유격의 아픔이 떠오르네요 ㅠㅠ

  18. Favicon of https://leeesann.tistory.com BlogIcon pennpenn 2010.02.18 15:4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위 유격훈련 사진을 보니
    정말 고생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19. Favicon of https://bloping.tistory.com BlogIcon 새라새 2010.02.18 17: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억이 새록새록 뭍어나는 이야기내요..
    지금 생각해도 ...유격은 정말 지옥 같아지요...

  20. Favicon of https://jejuin.tistory.com BlogIcon 광제 2010.02.18 21: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진 훈련이 지금의 아찌님을 있게 한건 아닐까요?ㅎㅎ

  21. Favicon of https://jsapark.tistory.com BlogIcon 탐진강 2010.02.18 22: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천만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