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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어가는 가을날!
주말의 날씨는 온화한 만추를 느끼게하는 날씨였다.
날씨도 좋은데 가까운 근교에 산행을 하면서 깊어가는 만추을 느끼고 싶다.

산은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와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계절의 정취를 느낄수 있어서 더욱 좋다.
그리고 땀흘린뒤 산위에서 신선한 공기로 심호흡 한번하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자.
마치 내가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곳으로 도약한것처럼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수있다.

 주말에 가까운 근교에 충남 아산시 영인면에 있는 영인산을 올랐다.
명산이 아닐지라도 가을 정취를 느낄수 있는 곳이라면 닥아가서 사색을 즐기고 싶은 날이다.
나름대로의 아기자기한 멋과 정취는 그때 분위기에 따라서 성취감을 다르게 느낄수 있기 때문이다. 

영인초등학교 담장옆 마을길을 따라서 들어가면 향교가 보인다.
향교는 최근에 수리중이라 들어갈수 없었고 그앞쪽에 주차장이 있고 등산로 표지판이 보인다. 

등산로 입구에서 조금 올라가면 고려시대에 새워진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입상은 견고한 화강암 재질이나 목부위가 부러져서 목부위를 보수한 흔적이 보이고있다.
석불입상(문화재자료 240호)은 청일전쟁때 목 부분이 절단되어 방치되어 있다가
해방후에 주민들에 의해 복원되었다 한다.

 

석불입상 옆쪽으로는 고려시대에 세워진것으로 추정되는
영인 5층석탑(문화재자료 239호)이 있는데 석가모니 사리를 모시기 위한 건조물이라한다. 

 등산로에 접어들으니 참나무 낙옆이 우수수 솓아져 온통 산을 노랗게 물들이고,
낙엽을 밟는 소리가 바스락 바스락 정감있게 들려서 가을 분위기를 더욱 느끼게 하고있다. 

수숙하게 쌓인 낙엽을 한아름 긁어 모아 안아 보았더니,
구수한 가을의 냄새가 온몸으로 가득 안겨 오는것 같다. 

 능선길을 따라서 무수하게 떨어진 낙엽의 숫자를 세어본다
너무 많아서 세기가 어려워서, 두손으로 긁어모아 한아름 가득 가을을 안아보았다.
그리고 허공으로 낙엽을 뿌리면서, 포근한 낙엽길에 뒹글어 보고 싶은 충동이다.(그러나 이 나이에.......)

산중턱에 오르니 영인산 휴양림의 수련장 건물이 몇 동 보인다. 

휴양림 수련장 옆을 지나서 등산로 입구쪽 약수터에는
거북이 입에서 약수물이 흘러나오는데 목마른 사람들은 거북이와 입맞춤 한번하고 숨을 돌린다. 

조금 더 지나가면 핼기장이 보이고 핼기장에서는 우측으로 상승코스와
좌측으로 하강코스가 있는데, 원점복귀는 같지만 등산객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수 있다. 

우측의 상승코스로 길을 선택했다.
무성하던 나뭇잎이 모두 솓아져서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고 낙엽은 길거리를 뒹굴고 있었다. 

 이 구간은 돌을 바닥에 깔아서 만든길을 따라서 올라가는데,
양지바른 산밑에는 철없는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어 있어서 계절의 혼돈을 주고 있었다. 

 두번째 편평한 산중턱이 나타나고
이곳에는 석물로 제작된 거대한 크기의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이 보인다.
워낙에 높은 석물로 만든 조형물이라 카메라에 전체화면이 잡히지 않아서 멀리에서 한컷 찍어보았다. 

정상가는 길목에는 산사랑 이라는 시비가 세워져 있어서,
이곳에서 잠시 머물어 시한수 읊으면서 땀방울 식히고 갈길을 제촉한다. 

사방의 둘러보아도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새들이 많지 않고,
하나의 작은 봉우리에 오르니 깃대봉이라는 표지석이 하나 보여서 여기서 산 아래 조망을 해본다. 

우측으로 내려다 보면 영인 저수지가 가까이 보이고,
날씨가 청명하면 멀리 아산만과  서해대교까지 보인다는데 시야가 흐려서 보이지 않았다. 

깃대봉에서 정상가는 오르막길이 가파르게 보이고 작은 오솔길처럼 등산로가 보인다.  

정상에 올라서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 손등으로 닦아가며 심호흡 한번하고,
만나는 정상 표지석에는 사방으로 아기자기하게 갈라진 등산로들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정상에서 신선한 공기로 가득 배를 채우고 가파른 급 하강길로 접어든다.
이곳은 영인산성터로 산 한바퀴 돌담을 쌓아서 영역을 지키던 선인들의 흔적을 볼수 있었다. 

 하산길은 급경사이면서도 좁은 오솔길로 온통 참나무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서 발목이 푹푹빠질정도였다.
바스락 바스락 낙엽 밟는 소리가 깊어가는 가을날에 더욱 정감있게 들리고 있다. 

해마다 늦 가을철에 낙옆이 수북하게 쌓이는 숲속길을 걷고 있노라면 나도 시인이 되어보기도 한다.
그리고 언제나 머리속에 연상되는 프랑스 시인이 지은 "구르몽"의 "낙엽"이라는 시가 떠올라서 옮겨보았다.

 시몬,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발자국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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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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