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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번씩 매스컴을 통해 듣던 4대강 이야기지만 그동안 무관심하게 지나치다가, 자전거와 함께하면서 4대강 자전거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4대강 자전거길이 완성되고 왕복으로 1700km가 넘는다고 한다. 그럼 자전거길은 어떻게 생겼을까? TV화면에 보이는 서울의 자전거길은 환상적이였으며 자전거 고속도로로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여러가지 이유로 4대강 자전거길 여행을 나서 보겠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직장 MTB클럽의 정기라이딩 일정으로 떠나게 되었다. MTB클럽의 4대강 자전거라이딩은 일단 금강종주로 정하고, 저녁에 출발해서 무박으로 146km 종주를 계획했다. 클럽의 회원들은 많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최종적으로 단란하게 5명으로 축소되었다.

금강종주 자전거길은? 대청댐 - 세종보 - 공주보 - 백제보 - 익산 성당포구 - 금강하구둑까지 146km를 말한다.

자전거여행을 하면서 솔솔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것은 4대강 국토종주를 그냥 하는게 아니고 권역별로 곳곳에 자전거길 종주 인증센터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인증수첩은 국토해양부에서 발행하는데, 자전거길 인증센터에서 판매한다고 하지만, 근무시간대가 아니면 구입을 할수가 없기에, 수소문 끝에 어렵게 우편을 통해서 구입을 했다.

참석회원들의 주거지역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집결지는 천안역으로 결정을하고, 천안역에서 신탄진 가는 23시 12분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기차는 자전거를 그대로 싣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하니, 미리 열차 타는곳으로 이동해서 자전거를 분해하기 시작했다.

앞바퀴 뒷바퀴 분해하고 핸들은 90도로 꺽으니 일단은 감쪽같이 감춰진다. 하지만 여기저기 울퉁불퉁하니까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 자전거는 열차화물로 적치할 조건이 아니기 때문에 열차표를 구입 할때도 통로쪽 좌석을 구입해서 통로에 세워두고 앉아야한다.

천안에서 신탄진까지는 40여분 거리 밖에 되지 않기에 얼마후 신탄진역에서 하차하여, 자전거를 다시 조립을 했다. 그리고는 신탄진역앞의 김밥집에서 간단하게 김밥과 라면으로 야식을 가볍게 먹기로 했다.

신탄진역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자전거길을 만나지만, 일단 금강라이딩의 시점인 대청댐으로 향했다. 신탄진역에서 대청댐까지는 4km가 조금 넘는 거리였으며, 인증센터를 찾아서 수첩에 인증도 받고, 인증샷도 한장찍는다. 그리고 군산 하구둑을 향해서 출발~ 파이팅!!

다음날 01시가 넘어서 출발한 라이딩길은 온통 어둠속에 보이는것은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 보일뿐이다. 대청댐에서 다음 목적지인 세종보까지는 37km 인데, 아무리 달려도 세종보 이정표는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갑천만 보인다. 아뿔사~ 이건 뭐가 잘못된것 같다. 속도계를 열어보니 벌써 주행거리가 36km인데 마냥 갑천강변으로 달리고 있었다.

그때서야 모두들 지도를 꺼내보고,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해보고 경로이탈 된것을 확인했다. 신탄진에서 대전 갑천까지 이동거리가 벌써 30km가 넘었으니, 조금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둠속에 쉬지도 않고 다시 원점으로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신탄진까지 돌아 나오니 라이딩 거리가 60km를 넘었고,  일정표에 없는 3시간을 소비한 셈이다.

이렇게 신탄진까지 돌아 왔으나 세종보로 진입로를 찾기가 무척이나 힘들었다. 지도를 몇번이고 확인해보니 강변에서 올라와 강변주유소 맞은편 현도교를 무조건 건너야 하지만 표지판을 찾지 못했다. 어렵게 지방도를 찾아서 어둠속을 달리다가 세종보 인증센터를 찾았을때는 벌써 라이딩 시발점으로 부터 4시간이 소요되었다.

대청댐에서 출발해서 첫번째 인증센터까지 오면서 경로이탈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자, 한번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꼬박 4시간을 달린셈이다. 이제 제대로 경로를 찾았으니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으니, 아무도 없는 인증센터 앞에서 한참동안 휴식을 취했다.

어둠속에 밤새도록 달리고 달렸는데, 세종보 인증을 마치고 나오니 동녁에 붉은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종보를 출발해서 공주보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지만 어느순간 또 자전거전용도로가 없어지고......... 한참동안 이리저리 헤메다가 국도의 노견을 타고 몇km 달리다가 드디어 자전거 도로를 만나게 되었다......길찾기 참 어렵다.

세종보에서 공주보를 이동하는 동안에 공주시내쯤에서 또 길이 끊어졌다. 무조건 붉은색 길을 따라, 급경사 업힐로 식식대고 올라가니 무슨 유적지였다. 다시 이리 돌고 저리 돌다가 결국 국도를 따라서 작은 터널을 한개 통과해 한참가서야 자전거 도로를 만났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주로 강변을 끼고 개설되어 있지만 구간구간 도로와 농로를 경유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길을 잊어 버리기 십상이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공주보가 눈앞에 들어오니 또 한구간을 통과했다는 희망이 생긴다.

인증센터를 찾기위해 공주보를 건너려고 하는데, 입구에서 관리인이 길을 막는다. 주말이고 이른시간이라서 인증센터가 운영되지 않아, 도로변 콘테이너박스의 임시 인증센터에서 도장을 찍었다.
 

날이 밝아오자 햇살이 점차 강해지고 앞을 바라보면 강변을 따라 마냥 끈임없이 이어지는 자전거도로만 보인다. 꼬박 밤을 세워 달린 탓인지 가끔씩 졸음이 와서 눈을 지그시 감고, 무의식중에 페달링하면서 살방살방 달린다.

공주보를 지났지만 마땅히 휴식을 취할곳이 없어서 인증도장만 찍고, 곧바로 출발했더니 따가운 햇살 때문에 서서히 지치기 시작한다. 드디어 한명이 서서히 처지기 시작하자 도로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꼬가 아프데나..........ㅋㅋ

자전거전용도로가 때로는 이렇게 고속도로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곳도 있다. 중앙선이 그려져 있지만 반대쪽으로 달려오는 자전거는 거의 구경하기 어렵다. 앞쪽에 보이는 백제보는 대청댐기점으로부터 80km 지점이지만, 우리는 벌써 라이딩 거리는 140km를 넘었다.

자전거도로는 강변을 끼고 왕복차선으로 전용도로도 많지만 때로는 이렇게 도로변 노견을 이용해서 개설된곳도 제법 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다보면 부담이 많이 가는곳이 ×꼬인데, 노면이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려면 좀 힘들기도하다.

드디어 백제보 인증센터가 눈앞에 들어왔고, 우리는 4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금강하구 까지는 64.5km라는 이정표가 보이니, "이정도 거리라면 3시간 정도면 충분하겠구나" 하는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침 8시가 넘었으니 벌써 아침식사를 해야할 시간이지만, 일부러 도심으로 빠지기 전에는 밥을 구경할기 힘들었다. 에구~ 어쩌랴? 그냥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로 대충 때우고 말자^^ 집나오면 고생이라더니............ㅠㅠ

휴게소에서 내려다본 백제보의 모습은 아주 환상적인 그림이였다. 금강라이딩을 하면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했던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런 장면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전거길이 모두 이처럼 환상적일거라는 착각을 하겠지만.........

백제보를 지나서 강경지역을 지나갈때쯤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자전거 고속도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 규정속도는 시속 20km 이다. 반대차선에 자전거도 한대 오지않는 전용도로를 달리다보면 가끔 졸음운전도 한다.

백제보에서 강경을 지나서 익산 성당포구 까지는 2시간이 안걸렸다.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에 마음편하게 올수 있었다. 이제 금강하구뚝까지는 25km 남았으니 희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군산가면 그 유명한 간장계장으로 점심을........침 꼴까닥!
 

익산 성당포구에 도착하면 이색적인 목재다리를 건너 곧바로 빨간색 부스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자전거길 종주하는 사람들이 인증도장을 받는 무인인증센터다. 아무도 안보니까 슬쩍 몇번 찍어도 된다. 쓸모는 없지만 공짜니까...........ㅋㅋ

이곳에서는 자전거길이 마을을 통과해서 가도록 되어 있는데, 저기 달려오는 사람은? 무인인증센터에 배낭을 벗어 버리고, 그냥 가다가 되돌아가서 배낭을 찾아 오느라고 늦은 사람이다. 가끔 배낭 버리고 가는 사람이 우리 클럽에 또 한사람 더 있다.......카카카카

이제 목적지까지는 25km니까 바싹 땡기면 1시간이면 된다는 마음에 여유가 있으니까, 마을회관 마당에서 쭈쭈바도 사다먹고....... 간식도 떨이를 하고, 잡담도 길어지고 있었다. "군산가면 뭘 먹을까?" 간장계장 오케이^^

이제 슬슬 떠나볼까 하면서 앞을 보니 동네 앞산이 길을 막네^^ 설마 저산을 넘어서? 하지만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가파른 업힐코스와 산길을 몇구비 돌아서 다운힐하고 나서야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날 수 있었다.

한나절이 되어가니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사막같은 제방길을 따라 달리다보니 체력은 점점 떨어지지만.......... 군산가서 맛있는 간장계장에 밥비벼 먹을 생각하니 힘이 솟는다. 그러나 금강하구에 도착해서 인증센터를 찾으려니 하구뚝을 건너서 2.7km 지점에 있다는 이정표를 보는순간 모두들 힘이 쫘악 빠진다.

인증센터는 하구둑을 건너서 조류생태전시관 1층에 있었다.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12시 20분이니까 기차 예약시간까지는 1시간 30분 남았다. 그럼 빨리 인증을 마치고, 군산역 주변에서 간장계장을 1시간만에 먹어 치울까? 하지만 이런 희망이 깨지기 시작한것은 이곳에서 군산역까지 30분 이상 걸린다는 것이었다. 에구~ 배고파! 그럼 간장계장은?

드디어 대청댐에서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익산 성당포구, 금강하구까지 모두 인증도장을 찍었으니 금강종주 인증을 받으려니 시간이 없어서 다음으로 미루고.......... 군산역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군산역에 도착하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직 1시간 밖에 없었다. 그럼 간장계장은 못먹더라도.......해물짬뽕이라도?

하지만 군산역 주변에는 30분만에 점심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라이딩 떠나기 전부터 군산 맛집을 미리 알아보고 계곡가든의 간장계장으로 메뉴를 정했지만........말짱 도루묵이 되는 순간에 모두들 허탈한 표정들........ㅠㅠ. 할수 없지~ 그럼 편의점에서 우동이라도^^ 이렇게 해서 무박 라이딩을 마치고 속도계를 보니 213km로 찍혀있다.

금강종주 146km면 살방살방 라이딩하고 가는곳마다 맛있는것 먹자는 약속은 산산조각나고.......우리는 경로이탈로 인하여 213km를 라이딩 하면서 시간에 쫓겨, 밥한끼 먹지 못하고 편의점 음식으로 하루를 때우고 돌아왔다. 하지만 하루가 힘들었던 만큼이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이라 생각하며, 금강자전거길종주라는 성취감을 한아름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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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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