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어제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사케를 한잔씩 마시고, 일본소주를 대병으로 마셨더니 술도 많이 취한데다가, 입가심 한다고 방에 들어와서 맥주까지 마셨더니 자정이 넘어서 잠이 들었다. 하지만 다음날 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침 6시에 어김없이 알람소리와 함께 일어났다. 그리고 아침식사 시간을 6시 30분에 예약했기 때문이다.

아침식단도 다른곳에 비하면 비교적 화려한 편이다. 식사를 하면서 반찬을 어떻게 먹는지 궁금할때 쯤 이번에도 여관대표자가 들어와서 인사를 공손하게 한다. 그리고 특히 강조하는 반찬은 청국장과 같은 발효콩인데, 일본식으로 나또라고 부른다. 이 반찬은 전통음식으로 소스를 약간 넣고 비벼서 밥에 올려놓고 김으로 싸서 먹으라고 설명을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짐을 챙겨서 내려왔더니 여관 사장은 손님들 배웅을 하기위해 정장차림으로 문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리는 자전거에 가방과 장비를 장착하는 동안에 집압의 골목길에서 여전히 서성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가 자전거를 끌고 골목입구로 나가자 사장은 두번세번 인사를 하면서 악수를 청하더니, 함께 사진을 찍자고한다.

알고보니 "도시야무라시" 라는 이름을 가진 여관 사장은 운동을 좋아하고 한국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였다. 여관 룸입구에 들어서니, 경주, 김해등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해서 받아온 완주증과 메달등 기념품들이 몇점 보였다. 여관 사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몇번이고 인사를 하고 악수도 두번세번 청하는것이였다.

대교여관을 출발해서 우리는 북지지방의 항구도시 히타카쓰까지 가야했다. 미네마치에서 히타카쓰로 가는길은 대마도의 주 도로인 382번 국도와 39번 지방도가 있다. 우리는 도로 조건이 비교적 좋은 국도 보다는 도로 조건이 좀 안좋지만 한적한 해안도로를 이용하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이용하려고 48번 도로를 횡단해서 해안가로 나가야했다.

해안도로는 어제 우리가 382번 국도를 이용해서 미네까지 백업한 거리만큼 다시 중복해서 39번 해안도로를 타야한다. 중복구간은 대략 15km지만 그정도의 손실은 감안해야 했다. 대마도의 도로 구조는 지형의 특성상 섬 전체가 수십개의 산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라이딩 하면서 하루에도 10~ 20여개의 고갯길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 묘미가 있다.

일행중 한명이 어제부터 업힐구간에 들어서면 무릅인대가 아프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일정을 늦추고 포기하기는 아까워서 구급약으로 가지고 있던 아스피린을 먹였더니 거짓말처럼 괜찮다고 하면서, 오늘도 업힐구간이 심해지자 또 아스피린을 찾는다. 고갯마루에 올라서서 휴식을 취하면서 앞을보니 시멘트벽에 콩란이 아름답게 자라고 있어서 찍어 보았다.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39번 지방도역시 급경사 업힐구간이 나타나서 정상까지 올랐더니 이번에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이 연속되었다. 도로는 구비구비 차선이 한개 밖에 없지만, 어쩌다 지나가는 꼬마자동차 한두대 외에는 자동차를 만날 수 없었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 이번에는 주변이 단풍나무로 이루어진 숲속을 지나왔으나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다.

단풍나무숲은 대마도에서도 이름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고 곳이기에 끝나는 지점에서 사진을 한장 찍어 두었다. 조금전 단풍나무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난 삼거리 이정표는 우측으로 고오네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기에 지도를 펼쳐놓고 다시한번 확인하고 히타카쓰 방향으로 라이딩을 계속했지만 이제 멀지 않은곳에 히타카쓰가 나올것이다.

자그마한 항구도시를 지나서 한참을 달리다보니 타히카쓰 이정표가 보이는 삼거리 지점에서 우리는 좌회전하여 382번 국도를 역으로 거슬러 오라갔다. 이곳에서 시계방향으로 북부지역의 관광지를 한바퀴 돌아보기 위해서였다. 382번 국도를 타고 잠시 달리다가 우측으로 난 182번 지방도를 만나서 한국전망대가 있는 와니우라 이정표를 따라가기로 했다.

182번 지방도 업힐구간을 힘겹게 올라서니 앞쪽에 터널이 보인다. 그리고 터널 앞쪽에는 우측으로 한국전망대라는 한문으로 된 표지판이 보인다. 한국전망대는 터널 위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1km정도 구비구비 업힐코스를 타고 올랐다. 드디어 도착한곳은 산 정상 가까이에서 한국전망대로 들어가는 솟을 대문이 우리를 반겨준다.

이 비를 세우게된 역사를 돌아보면, 1703년 음력 2월에 부산항을 출항한 108명의 역관사 일행이 탄 사선이 와니우라 앞바다에서 기상악화로 인하여 좌초되어 전원 사망하는 비참한 해난사고가 발생하였다. 역관사 일행은 한일 외교상 의견 정충이 필요할 때 일본을 방문하여 당시 한일 선린외교의 실질적인 중계자 역할을 담당하였던 분들이였다.

한국전망대는 자그마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뚜렷하게 보이는것은 역시 전망대다. 하지만 전망대 입구에 있는 "조선국역관사조난비"를 보면서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것 같다. 이 비는 1991년 3월 20일 한일건립위원회가 이국의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역관사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조난 현장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추모비를 새웠다.
 

한국전망대는 대마도 최북단 와니우라에서 한국이 가장 가까이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까지 직선거리로 49.5km 밖에 안된다. 이곳에서 일본본토인 후쿠오카까지는 132km로 한국땅이 훨씬 더 가까운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서 날씨가 좋은 날은 부산시의 거리가 보이는 그야말로 국경의 섬 임을 실감하게 한다는데..........

날씨가 좋은 날이면 부산을 볼 수 있는 대마도 최북단 가미쓰시마에 한국의 이미지를 담아 만든 이 전망대는 팔각정 건축물로 서울 파고다 공원에 있는 정자를 모델로, 전문가를 초빙하여 한국산 재료 구입하는등 한국풍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한국전망대에 들어가면 전시공간에는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자료 및 모형지도 그리고 위치를 나타낸 커다란 지도와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이 전시되고 있어서 한일관계의 중요한 역사를 실감하게 한다.

한국전망대에서는 부산이 보인다기에 많은 기대를 했지만 사실 이날따라 연무가 뿌였게 끼여서 멀리까지 조망은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대신 이곳을 배경으로 동서남북으로 사진만 한장씩 찍어 보았다. 그리고 전망대 앞쪽의 공원에는 이국땅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면서 피어나는 무궁화꽃이 아직까지도 계절을 잊은체 피어있는 풍경을 보았다.

한국전망대에는 이날도 대전에서 왔다는 관광객을 태운 대형버스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다음 코스는 대마도에서 이름있는 해수욕장으로 알려진 미우다해수욕장을 가기위해 구비구비 산길을 넘어서 도착했다. 이름있는 해수욕장이지만 계절이 바뀐탓인지 단체로 들려보는 관광객외에는 한적하기 때문에 백사장을 가볍게 밟아 보았다.

미우다해수욕장은 고운 백사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관광객들이 보는 입장에서는 해수욕장 안쪽에 보이는 작은섬과 섬에서 우뚝하게 자라고 있는 나무가 가장 인상적이였다. 해수욕장을 들려서 흔적으로 남기려고 모두들 작은섬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바쁘다.

미우다해수욕장을 돌아보고나서 이제 오른쪽으로 보이는 언덕길을 올라서니 해수욕장이 전체적으로 조망된다. 이 해수욕장은 1996년 일본의 해안 100선에 선정되였으며, 보기 힘든 매우 고운 입자의 천연 모래 해변으로 에메랄드 그린의 바다는 남국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해안가를 끼고 언덕길을 조금 더 올라서니 이번에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이 공원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돌아 볼 여유가 없어서, 눈에 띄이는 평화와 우호를 상징하는 커다란 비의 글자만 읽어 보면서, 우리의 최종 목적지인 히타카쓰항으로 가야 할 방향이 어느쪽인가를 찾고 있었다.

소공원을 지나고나서 이정표를 따라 작은도로를 들어서니 얼마후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한참을 달리다가 작은 마을을 통과해서 자그마한 산을 넘어서 내려가니 골목길같은 마을길이 나오고 얼마후 해안가에 정박된 배들이 보이는걸 보니 히타카쓰항인듯했다. 벌써 시간은 12시가 넘었고, 오후 1시 30분 배를 타려면 서둘러 점심식사를 해야했다.

항구주변에서 마땅하게 식사할곳을 두리번 거리다가 식당간판을 찾았다. 마침 거리에서 지나가는 한국인 아줌마가 대신해서 통역을 해주는데, 주인이 바쁘다고 점심준비를 못해준다고 한다.(이런 경우가............) 그럼 여객터미널에서 마주보이는 2층건물 레스토랑에 가보라고 하기에, 두리번 거리다가 찾아갔더니 점심식사를 준비해 주겠다고 한다.

한나절 라이딩을 하느라고 배도 고프고 시간도 없으니 빨리 준비되는 음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한국인은 역시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장어덮밥을 주문하고 10분 정도 기다리니 식사가 나왔다. 일본식으로 간단하게 먹기는 이정도면 진수성찬이 아니겠는가...............

점심식사를 마치고 곧바로 서둘러 여객터미널에 들어갔다. 여객선터미널은 벌써 한국으로 돌아갈 관광객들이 모여들어 북적대고 있었고, 우리는 서둘러 출국수속을 밟고 배에 올랐다. 부산에서 출발해서 대마도 남부도시 이즈하라 까지는 2시간이 넘게 걸려서 멀미가 났지만, 히타카쓰항에서 부산까지는 50km 정도로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이날은 비교적 파도가 없이 잔잔했던지 쾌속선이 달리면서 멀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새벽부터 일어나서 한나절동안 라이딩 하느라고 피곤했던지 우리는 깜빡하는 사이에 잠이 들어 버렸다. 얼마후 눈을 떳을때는 부산항 인근에 도착하자 모두들 하선 준비를 하느라고 어수선하지만 우리는 자전거 때문에 여유있게 맨 나중에 내렸다.

우리가 대마도에 입국할때는 절차가 길어서 한시간 이상 줄지어 기다려야 했지만, 부산항에 입국하는데는 하선후 곧바로 출입국심사대를 통과하는 시간은 10분도 안걸리고 통과했다. 역시 빨리빨리 문화를 가진 문화에 익숙한 우리는 한국이 최고라는 생각이든다. 부산여객터미널에서 부산항까지는 골목길로 5분거리에 있어서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MTB와 함께한 2박 3일간의 대마도여행기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응형

Posted by 털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