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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오후에 깊어가는 가을정취를 느껴보려고 아산 은행나무길을 다녀왔다. 집에서 비교적 멀지않은곳에 있지만 이렇게 일부러 나서지 않으면 은행나무길의 분위기를 전혀 모르고 계절이 바뀌게된다. 운동삼아 샤방샤방 걸어서 2시간정도 시간을 가지면 다녀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진탓에 들판에 불어오는 찬바람을 못견디고 결국 집으로 되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겨울복장으로 갈아 입고나서 이번에는 자동차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주변이 혼잡할것에 대비해서 멀리 주차를 하더라도 집에서부터 걷는것보다는 훨씬 수월할거라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곡교천 은행나무길까지는 집에서 걸으면 40분거리지만 자동차로 10분거리다.

충무교를 건너서 곡교천 은행나무길로 접어들었는데 주변에 보이는 은행나무잎이 엉성해 보인다.

우선 주차를 하기위해 주변을 살피며 가다가 '아산문화예술공작소' 주차장에 딱 한자리 남은곳에 주차를 했다.

 

 

아산문화예술공작소는 곡교천 은행나무길의 중간쯤으로 가장 혼잡한곳이다.

이곳에서 축제나 공연등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곳이다.

이날도 마침 통키타를 치면서 노래는 부르는 공연팀을 볼 수 있었다.

 

 

아산 은행나무길은 11월 초중순경이면 전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하루종일 북새통을 이루는곳이다.

충무교부터 현충사 입구까지 2.2km 길이로 조성된 은행나무길이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곡교천 은행나무길은 10월말에서 11월 중순까지 적절한 시기를 잘 맞춰간다면 멋진 경관을 볼 수 있는곳이다.

 

 

그런데 이날은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주말 오후인데도 은행나무길에 인파가 별로없었다.

그리고 은행나무길 중간에서 충무교쪽을 보아도, 현충사쪽을 보아도 은행나무잎이 엉성하게 보일뿐이다.

아마도 올해는 가물어서 은행나무잎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던 탓이 아닐가 생각해본다.

 

 

그래도 주말이라고 일부러 시간내서 은행나무길을 가기로 했기에 점심도 아직 안먹었는데~

일단 은행나무길에서 내려와서 곡교천변에 먹거리를 팔고 있는곳을 찾았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따끈한 어묵 한사발과 국화빵으로 요기를하나고나 들판을 걸었다.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서 늦가을 분위기인듯 곡교천변이 심어진 국화들이 시들어가는데~

하천가에 갈대들은 찬바람에 흔들리면서 그래도 가을정취를 느끼게한다.

갈대를 배경으로 인물사진 한번 찍으려니 푹 뒤집어 쓴 모자때문에 그림이 제대로 안나오기에 포기한다.

 

 

은행나무길에서 내려다보니 하천변에 심어진 코스모스들이 피어있는 풍경이 괜찮은것 같았다.

코스모스밭에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하기에 다가가 보았다.

그런데 멀리서 볼때는 괜찮아 보였는데, 가까이 가보니 너무 엉성해서 사진을 찍어보니 이쁘지 않다.

 

 

곡교천변의 코스모스밭 풍경사진도 별로 이쁘지 않았기에 다시 은행나무길로 올라왔다.

충무교방향으로 은행나무길을 걸으면서 살펴보니 은행나무잎이 엉성하게 보인다.

분위가 별로라서 그런지 상상했던 인파들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충무교가 가까워 질수록 은행나무잎이 조금 더 많아서 덜 썰렁하다는 생각이든다.

그래도 이곳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예년에 비하면 평일수준도 안되니 올해는 은행나무길 분위기가 별로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은행나무길이 올해는 이쁘지 않지만 이곳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포인트를 찾는다.

커플들끼리 꺼안기도 하고, 엎어주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섰다, 모션을 취하면서~~

어차피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와서 남는건 사진뿐이니까~

 

 

은행나무잎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포인트를 찾아서 사진에 담아 보았다.

그러나 예년에 비하면 은행나무잎의 크기가 절반도 안되게 작으니 엉성하게 보일 수 밖에 없는것 같다.

예년같으면 이곳에는 발목이 푹푹 빠질 정도로 은행잎이 수북하게 쌓여있었을텐데~~

 

 

이곳 은행나무잎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는 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10월말경에서 11월 초순경이다.

이때 한번이라도 정확한 시기에 은행나무 단풍을 구경했다면 오랫동안 잊지못할 정취가 머리속에 그려질것이다.

 그런데 '올해는 아름답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합니다' 은행나무들이 이렇게 말하는듯 한다.

 

 

모처럼 주말에 시간내서 들려본 아산 은행나무길에서 아름다운 포인트를 찾으려 했지만 마음에 드는 포인트를 못찾았다. 멀리서 보면 괜찮은것 같아서 가까이 다가가보면 너무 엉성해서 실망하고, 또 다른곳을 찾아가고~ 아산 은행나무길은 몇번을 다녀보았지만, 그 풍경이 올해는 가장 실망을 안겨준 은행나무길이라는 생각이든다.

 

여전히 늦가을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가운데, 이곳에서 은행나무길 산책을 마치고 귀가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은 전국에서 아름다운길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자동차들이 줄줄이 들어오는 풍경을 보면서 빠져나온다. 내년에는 올해 제대로 못본 풍경까지 합해서 두배로 아름다운 은행나무길의 풍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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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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