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아MTB에 정식으로 가입한지 한달도 안된 초보자가 280랠리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을때, 운영진들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을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굳은 의지가 있었고, 어느 정도 자신의 체력을 이미 테스트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기양양하게 나섰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심도 많이 했다. 과연 신입회원이 280랠리에 나가서 클럽에 부담을 줄까봐~~
나 자신은 나름대로 마음에 각오가 되어 있었지만, 클럽에 소속된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솔직히 회원들 얼굴도 몇 명 아는 사람이 없었다. 어쩌다 운좋게 2~3회 라이딩을 했던 회원들이야 기억하겠지만, 한두번 보고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온아클럽의 운영진이나 회원들이 갑자기 나타난 털보라는 전대미문의 인물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 할것이다.
남들은 몇년씩 MTB를 타던 사람들도 280랠리가 겁난다고 망설이는데, MTB 입문한지 1년도 안된 의문속에 중년이 나타나서 겁도없이 랠리 투입조에 들어가겠다니....... 역시 대부분 MTB를 타는 사람들은 생각이 비슷할것이다. 하기야 직장에서도 대부분 사람들이 랠리에 나갔겠다면 힘을 실어주는것이 아니고 아무나 하는것이 아니라고 무시하기 일수다.
하지만 나는 그말이 마음에 꽂인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도전하는것이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슨 재미로 도전을 하는가? 세상님의 280후기를 인용하자면, "거대한 내공의 소유자. 지역사회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과거 행적은 잘 모르나.........존재만으로 무게가 느껴진지. 기대답게 역시 무난히 완주" 그렇다면 아직도 정체불명??
◈ 온아MTB에 갖 입학한 털보라는 사람은 누구인가? 그의 정체를 밝혀본다.
▲ 일본 북알프스 해발 3,180미터 아리가다케 정상에서
털보라는 닉네임을 가진 나는 베이붐 세대에 강원도 깊은 산골에서 태어났다. 어려서 먹을것이 없어서 감자와 옥수수만 먹고 살았기에, 지금도 감자와 옥수수를 처다 보기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방이 첩첩산중이라 자라면서 도시에 사는것이 소원이였다. 그러던 가운데 여차여차해서 직장따라 온양땅에 발을 붙인것이 벌써 17년차로 온양이 제2의 고향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사회는 등산문화가 서서히 붐을 일으키면서, 어느순간 나도 거기에 점차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취미생활도 역시 중독성이 있다. 지금부터 20여년전부터 시작한 등산이 눈만 뜨면 베낭을 메고 산으로 향한다. 주말에 시간이 허용하면 멀리 떠나고, 시간이 없으면 물병하나 손에들고 광덕산이라도 한바퀴 돌아와야 직성이 풀렸다.
그러다보니 몇년사이에 전국 방방곡곡의 산들을 누비고 다니면서 중복해서 몇번씩 다녀온 산도 있다. 심지어 모두들 힘들어 하는 설악산 공룡능선을 무박으로 5번정도 다녀왔다. 이렇게 몇년이고 국내산을 휘젖고 다니다보니 지겹다고 생각할쯤, 마침 해외원정산행이라는 기회가 돌아왔다. 일본 북악프스 해발3200m 를 하루에 10시간씩 강행군으로 3일동안 종주를했다.
▲ 동남아 최고봉 말레시아 해발4095미터 키나발루 정상에서
이렇게 해외원정산행에 자신을 얻는 나는 해발 4,000m 고지를 오르기위해 마음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해발 4000m 고지라면, 주로 동남아 최고봉인 말레시아 키나발루봉을 선택하게된다. 고산을 오르는것은 생각보다 힘들었던점은 역시 고산증이다. 해발 2,500미터가 넘으면 갑자기 힘이 빠지고, 머리에 압박감을 받으면서 두통이 수반된다.
이때부터 걸음은 반보로 줄어들고 호흡을 가다듬고 천천히 한발한발 오른다. 때로는 심한 두통과 현기증으로 이러다가 쓰러지면 내가 죽지 않을까 불안한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의지가 굳은 사람에게는 안되는 일은 없다. 이틀만에 동남아 최고봉 해발4100m 의 정상에 우뚝서서 힘차게 만세를 불렀다. 고산을 등산하면서 튼튼한 내 다리가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다.
이렇게 고산을 등정하고 나니 나에게는 더 이상 두려울게 없었다. 그 다음은 해발 5천미터를 오르는것이 꿈이였다. 해발 5천미터급은 아프리카 킬리만자로를 꿈꾸며, 중국 삼청산, 화산등 크고작은 산을 누비기 시작한다. 이렇게 다리는 어느덧 튼튼한 근육으로 단련이 되고 있었고, 몇일동안 산행을 강행해도 무릅한번 아파보지 않았으니 내 다리가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취미생활이 등산에서 MTB 자전거로 바뀌면서 내 생활은 변화를 가져온다.
▲ 2011년 9월 7일 - MTB를 처음으로 장만해서 자출을 시도하는 모습
그런 가운데, MTB M자도 모르던 내가 갑자기 자전거에 관심을 두게된 계기는?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주말 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야근하고나서, 남산이라도 뛰어 갔다 와서 직성이 풀렸다. 자꾸만 늘어나는 뱃살을 걱정하면서........ 그러다가 어느순간에 반짝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전거로 자출을 하면, 퇴근후 피곤한데 별도로 운동을 안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혼자만의 결정을 내리고 MTB를 구입하겠다고 가족들에게 통보했더니, 가족들이 결사반대를 하고 나섰다. 운동도 좋지만 자전거 타다가 다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위험한 물건이라고...........하지만 가족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그냥 출퇴근만 할것이라고 약속을 하면서 MTB타는 직장동료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어떤 자전거를 구입할것인가 고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MTB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쉽게 결정할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무조건 거금을 들여 300만원으로 맞춰 달라고 했다. 2011년 9월 5일 드디어 나는 MTB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자전거를 차에 싣고 와서 엉성한 복장을 갖추고 집 가까이서 연습을 했다. 하지만 처음으로 접하는 MTB는 안장이 왜 그리 높기만 한지, 그리고 발바닥에 클릿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랐다.
첫날 1시간 연습하면서 택시 뒤를 따라가다가, 발라당 넘어졌지만, 챙피해서 벌떡 일어나서 태연한척 자전거를 탓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자츨을 하려고, 자출하는 사람에게 연락해서 같이 가자고 했다. 이날 또 한번 우당탕 넘어졌다. 그리고는 24km의 농로 출근길이 왜그리 힘들었는지, 엉덩이가 아파서 설설매고, 깔딱고개 업힐코스를 넘는데 숨이 하늘에 닿는다.
처음에 생각하기에는 자출이 살랑살랑 바람 쐬듣 다니는건지 알았는데........동료들이 하는말, 누구나 처음에는 엉덩이가그렇게 아프다고 하면서 사정없이 달리고 있었다. 뒤 따라가면서 숨이 차고 땀은 비오듯 쏟아 지는데, 하늘이 빙빙 돌지경이였다. 이렇게 나의 자전거 입문은 시작되었고, 나이 먹은 어른이 울지도 못하고, 속으로 징징 울면서 열심히 따라 다녔다.
▲ 2012년 3월 9일 - MTB 입문하고 최초로 올랐던 광덕산 임도
이렇게 자전거와의 인연은 빡센 자출로 시작되었고, 하루 왕복 48km를 타면서 내 인체는 자전거에 차츰 적응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자전거를 모르는 동료들의 시선은 고깝지 않다. 나이 먹어 가지고 그렇다가 쓰러지면 어쩌려고...... 자전거 타다가 다친사람 이야기, 차에 받혀 죽은이야기를 온통 널어 놓으면서 빈정대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나는 하겠다는 의지는 굳건했고, 재미를 붙이면서 하루라도 자전거를 안타면 서운할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 비오는날도 비를 흠뻑 맞고 퇴근도 하고, 추운 겨울날도 자출은 계속되었다. 그러나 12월 23일 새벽에 온양에는 눈이 없었는데, 신창부터는 완전 눈이 푹 빠져서 눈길에 이리저리 미끌거려 엄청이나 고생하고 그날부터 자전거 방학에 들어갔다.
이렇게 자전거방학에 들어간지 3개월만인 3월초순 나는 MTB로 산을 오르는것이 어떤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등산하다보면 산속에서 자전거를 타고 우르르 내리 달리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타면 저 정도가 될까 부러웠다. 나는 일요일 아침에 광덕산이 어떤지 궁금해서 혼자 나섰다. 외암리를 지나서 엘림랜드로 올라가는 시멘트 포장이 왜그리 힘들었는지.........
숨이 하늘을 치닫도 멀리까지도 헉헉 거리는 숨소리가 메아리친다. 결국 엘림랜드 앞에서 내렸다가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출발했지만, 몇미터 못가서 결국은 내려서 끌바를 했다. 3월초순의 광덕산 임도는 이날 눈이 녹아서 온통 진탕이였고, 옷한벌을 다 버리고 돌아왔지만, 그래도 광덕산을 올랐다는 생각에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
▲ 2012년 4월 10일 - 영인산 영광의탑까지 오르는데 성공한 기념으로~
지난봄 직장에서는 동호회 신입회원들을 모집하고 있었고, 년중 일정표를 보니 동호회 나들이 계획이 많이 있었다. 원래 떠돌아 다니는걸 좋아하는 나는 곧 바로 동호회에 가입을 하고, 매월 한두번씩의 장거리라이딩에 필히 참석해서 즐기고 있었다. 장거리 라이딩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어느순간에 페달링이 원활해지고, 다리에 힘이 비축되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동호회에서 4월 22일에 충무공이순신배대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솔깃해졌다. 대회란 어떤것일까? 선수들이 얼마나 잘 달리는지 궁금해졌다. 그들과 함께하면 나는 어느정도 수준인지 자신을 테스트하기로 했다. 모두들 비웃었다. 산에도 안가본 사람이 산악자전거대회에 나간다고....하지만 나는 참가에 목적을 두었기에 무조건 접수를 했다.
그때부터 이번 대회에 출전하겠다는 동료들과 함께 훈련에 들어갔다. 야근을 마치고 대회코스를 답사했지만, 대회코스가 만만한것은 아니였다. 온통 업힐코스였고, 가파른 다운힐코스가 무섭기만 했다. 길상사 업힐은 내려서 결국 끌바를 했지만, 쉬운일이 아니였다. 하지만 대회 나가려면 연습을 해야하는데 시간이 없으니, 야근을 마치고 영인산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영인산 업힐을 오를 정도면 왠만한 업힐은 거뜬하다고 한다. 첫날 영인산 군사도로를 오르면서 정말 숨이 넘어 가는줄 알았다. 결국 중간에 내려서 호흡을 정리하고 끌바를 하면서 올랐다. 그러나 다음날은 꼭 성공하리라는 다짐을 하고 업힐을 시작하는데, 동행한 동료가 형님 조금만더, 조금만더, 이렇게 격려를 받으면서 한방에 영광의 탑까지 오르는데 성공을 했다.
영인산을 정복하니 이때부터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강인한 훈련은 일주일동안 5번을 하면서 어느순간 나는 업힐하는 요령을 늘어갔다. 그리고 다운힐에서는 험하지 않은 싱글길을 택해서 부족하나마 싱글연습까지 겸하게 되었다. 어떤일이고 저절로 이루어 지는것은 없다. 비록 내 다리가 튼튼하다고 하지만 자전거타는 요령이 부족해서 힘들었던 것이다.
▲ 2012년 4월 22일 - 아산시 충무공이순신배전국산악자전거대회 참가
충무공이순신배아산대회는 이렇게 짧은 기간에 맹훈련에 돌입해서 나는 업힐 만큼은 많은 요령을 익혔다. 비록 싱글다운은 겁이 많아 조심조심 하다보니 남들보다 스피드가 떨어지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에게 한가지 장점은 그동안 자출을 하면서 평지의 고속주행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자출하면서도 아주 최고의 속도를 내면서 빡세게 달렸기 때문이다.
이제 충무공이순배아산대회의 출전이 몇일남지 않은 시점에 야근을 마치고 최종적으로 코스답사를 한번더 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번 답사할때 그리도 높기만하던 갱티고개가 이번에는 많이 낮아 있었다. 그리고 길상사 업힐코스도 이번에는 한번도 내리지 않고 무난히 업힐을 칠 정도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월등하게 실력이 향상되어 있어서 스스로 놀랐다.
이렇게 아산대회를 맞이하게되었지만 전날부터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가 있었다. 이번 비는 대회일 오전까지 내린다는 소식에 처음으로 출전하는 대회니만치 많이 긴장하고 있었다. 제발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전날부터 많은 비가 내렸고, 대회일 아침까지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가운데 어김없이 츨발시간에 스타트라인을 출발했다.
대회에 참가해서 나자신은 수백명의 선수들중에 끼여서 달리고 있지만, 사실 아무런 욕심은 없었다. 이번 대회는 나자신의 체력이 어느정도인지 테스트하기위해 참가했기 때문이다. 갱티고개를 넘어, 송악저수지를 돌아, 열심히 달렸지만 수많은 선수들에 간섭되어 추월을 해도 중간 목표지점을 통과 할때는 이미 10분이상 지연된 상태였지만 최선을 다했다.
대회가 끝나고나서 난 아련한 소문으로만 듣던 온아MTB 카페를 기웃거리다가, 용기를 내서 정라에 참석해 분위기를 파악해 보고 싶었다. 이때가 이때가 4월 29일 야근을 마치고 퇴근길에 곧바로 삼천리샵에서 어색하게 합류했다. 그날 처음이라 참석자들의 닉네임도 얼굴도 기억못하지만, 선두의 뒤를 바싹 쫒아서 수철리에서 광덕산 업힐코스를 쉽게 올랐다.
모두들 잘 타는줄 알았는데, 일부회원들은 온통 끌바하느라고 뒤쳐지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나는 자심감이 더욱 생겼다. 광덕산 임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갑자기 설화산으로 방향을 바꿔서 싱글을 탄다고 하는데, 싱글에 정석도 모르는 나는 그날 다운힐에서 무서워서 거의 끌바를 하면서 라이딩을 안전하게 마치고, 야근한 몸이라 점심도 같이 못하고 귀가했다.
▲ 2012년 4월 29일 - 온아MTB 정라에 최초로 참석기념
이렇게 자전거와 늘 함께 하다보니, 어느사이 나의 체력이 더욱 왕성해지고, 두려울게 없다는 용기가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 체력테스트를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영월의 고향길 180km를 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주위사람들의 만류가 무척이나 심했다. 가족들은 물론이고, 직장동료들까지 자전거사고로 죽은 사례들을 잔뜩이나 꺼내면서...........
하지만 나의 용기와 결단력은 아무도 못말린다. 주말새벽 날이 밝아지기를 기다렸다가 곧바로 츨발해서 지방도와 국도를 갈아타면서 가능한 구도로를 찾았고, 국도의 노견을 이용해서 다리에 있는 힘을 최대한 이용해서 고속라이딩을 했다. 박달재가 가까워 질수록 고도차 때문에 점차 업힐코스가 많았지만, 강원도 지역의 크고작은 산을 넘어서 고향길 가는데 성공했다.
이정도의 체력이라면 180km가 아니라 당일에 수십km는 더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후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나 자신은 점차 튼튼한 내다리가 점점 사랑스러워졌다. 그리고 3번째로 내 체력을 테스트하게된 계기는 회사동호회에서 무박으로 금강라이딩을 추진하면서 213km까지 당일에 라이딩한 전적으로 점점 자신감이 생겼다.
이렇게 3월초부터 늘 자전거와 함께하면서 어느정도 나 자신의 체력도 확인되었고, 좀더 많은 기법을 배우기 위해 온아MTB에 정식으로 가입신청을 했다. 이렇게해서 토라한번 정라한번 하는 사이에, 생각도 못했던 280랠리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MTB 입문자가 280이 뭔지도 사실 몰랐기에, 직장동호회에서 지난해 완주했다는 사람에게 물어봤다.
전체적인 내용은 어렵고, 쉽게 말해 280km의 산길을 타고 36시간안에 살아 돌아오면 완주가 인정된다고 한다. 그것참 재미있게다는 호기심에 280랠리 홈페이지를 찾아서 모든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다른 경로를 통해서 280의 어떤 정보도 얻지 못한 상태에서,카페를 통해서 참여의사를 살짝 비치면서 눈치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혼자서 고심을 했다.
그래서 회사동호회에 올해 280랠리 추진을 안하냐고 물었더니, 올해는 안하고 내년쯤이나 한다는데........한해를 기다릴 수는 없는일이고, 그 당시의 마음 같았으면, 용기를 내서 무지원으로 혼자라도 나서볼까하는 모험까지 생각했다. 만일 온아에서 나를 거부했다면 아마도 나는 무지원이라는 모험을 하면서 랠리에 참가했을 수도 있었다.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내 나이 벌써 54세인데, 그나마 등산으로 체력관리를 해왔기에 튼튼한 다리로 MTB입문을 하면서 큰 어려움없이 실력이 날로 발전해왔다. 순리적으로 한다면 회원들과 어울리면서 유대관계를 가지면서 내년쯤 280랠리에 참가해도 늦지는 않겠지만, 왠지 마음이 조급해지는것은 한살이라도 더 먹으면 왕성하던 의지가 꺽일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280랠리 회의가 있다는 날에 나는 야근이지만 출근을 포기하고 회의에 참석했다. 그 자리에서 역시 나는 운영진들에게 혼선을 준 검증되지 못한 회원이라는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여기서 포기해야해? 아니면 밀어 붙여야돼? 내마음은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나의 용기에 밝은 희망을 준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산적두목이다.
지난해 26시간만에 랠리를 완주했다는 전설의 인물이 바로 산적두목이였고, 그는 나에게 백배 용기를 불어 넣었다. 그도 역시 산악인이였는데, MTB에 입문하고 1년도 안돼서 랠리를 완주했다고........ 털보님도 충분하니까 걱정말고 신청하라는 말에 바로 용기를 얻어다. "나는 할 수 있다" 는 강한 용기를 얻은나는 다음날 곧 바로 랠리참가 신청을했다.
그리고나서 난 점점 바빠졌다. 부족한 정보를 얻기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고, 시간나는대로 라이딩에 참석을 했다. 이때쯤 모두들 랠리분위기가 무르익어 새라, 토라, 정라, 야라, 등등 엄청난 훈련을 하는 모습이 카페에 등장했지만, 직장인인 나는 휴일이 아니면 거의 힘들었다. 하지만 운영진에서 조편성을 위한 야라를 진행한다기에 필히 참석은 했다.
이날 야라대장은 마패님이였고, 평소보다 엄청 빠른 속도로 갱티고개를 넘어 마곡리로 광덕산으로 쉬지않고 선두에서 달음질하고 있었다. 이 과정이 분명 체력을 테스트 하려는 시험이라는 생각에 있는 힘을 다해서 바싹 달라 붙었다. 여기서 낙오되면 280에 못가게 할까봐.......ㅋㅋ. 그리고 이후의 과정은 운영진에서 어떻게 결정했는지, A팀에 소속되어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A팀은 선두에 나서야했고, 팀원들이 모두 랠리 완주한 사람들이였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가기도 했다. 하지만 어쩌면 서로 페이스 콘트롤을 잘 하기 때문에 편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만일 내 체력의 한계를 모르기 때문에 불안해긴 마찬가지였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초조하게 기다리던 랠리 날짜는 다가왔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때로는 엄습하지만, 난 나의 결단력과 추진력, 체력 모든것을 믿고 싶었다. 나에게 포기란 없는거야. 랠리에서 포기하면 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생각에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단단한 각오를 하면서 나섰다. 그리고 평창종합운동장에서 비가 억수같이 솓아지는 가운데 빗속을 뚫고 달리는 나자신이 자랑스럽고, 즐거워서 환호를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편에는 털보의 280랠리 후기가 이어집니다.
36시간의 사투, 280랠리의 생생한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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