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장거리를 가려면 승객들에게 최대한 불편을 주지 않기위해 신경을 쓸수 밖에 없다. 전철의 앞 앞쪽과 맨 뒤쪽에 있는 장애인 휠체어 공간을 이용해서 자전거를 고정시키고 서울로 향했다. 서해갑문까지 가려면 서울역까지 1호선 전철을 타고 가서,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을 하는 방법이 가장 편한것 같다.
1호선 전철을 타고 천안에서 출발해서 서울역까지는 대략 2시간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낮설을 서울역에 내려서 공항철도가 어디에 있는지 두리번 거리며 찾았지만 쉽게 보이지 않았다. 공항철도가 지하철에서 내리면 쉽게 환승을 하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자그마한 안내판을 보고 따라 가다보니 서울역 KTX 타는곳으로 올라가야했다.
서울역 KTX 탑승장 주변에 공항철도 환승하는곳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3층까지 내려갔다. 그곳에서 개찰구를 통해 들어갔는데, 곧바로 나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지하7층까지 내려가야만 공항철도를 만날 수 있었다. 어렵게 공항철도를 찾았는데, 늦은밤이지만 10분간격으로 공항철도가 왕래하니 수도권 사람들은 이용하기 너무 편할것 같다.
공항철도를 이용해서 우리가 내린곳은 인천 검암역이였다. 지도상에 표시된 자전거길에서 가장 가까운역이 검암역이지만, 서해갑문까지는 10km 정도는 자전거로 달려야했다. 검암역에서 좌회전후 직진해서 도로를 건너니 쉽게 자전거길을 만날 수 있었다. 어둠속에 우리는 서해갑문 가까이까지 달려갔는데, 인증센터를 쉽게 찾지 못해 한참을 빙빙 돌았다.
자전거길을 따라 갔지만 어느 순간에 공사현장이라서 길이 끊어져서 찾지 못했다. 어두운 밤중에 한참을 헤메다가 영종대교기념관을 찾았다. 하지만 인증센터가 보이지 않아서 주변을 한참 맴돌다가, 해양경찰에 물어보니 여객터미널 옆쪽에 인증센터가 있는것을 알았다.
인증센터에 도착해보니 어둠속에 멀리 서해갑문이라는 조명이 아련하게 비치고 있었다. 우리는 인증센터에서 제일 먼저 수첩에 도장을 꽝꽝 찍은뒤에 한강종주 기점에서 모두 모여 파이팅을 위치면서 인증샷을 한장 찍었다. 현재시간은 새벽1시로 주변에는 전혀 인기척도 없고 적막한 밤에 파이팅을 외치며 5명의 라이더들이 씩씩하게 출발했다.
아라자전거길 서해갑문을 출발해서 한강갑문을 지나고, 여의도를 지나 광나루까지는 어둠속에 쉬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나루에 도착해서 잠시 혼선이 오기 시작했다. 여의도에서 광나루까지 오면서 중간에 인증센터를 못봤는데, 뚝섬인증을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뚝섬은 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둘중에 한곳만 통과해도 된다고 수첩상단에 써있었다.
야간라이딩을 하면 시원해서 좋지만, 사실 주변을 돌아 볼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몇시간동안 앞만보고 달렸는데, 어느새 어둠이 걷히고 우리는 새로운 길을 달리고 있었다. 폐철도를 활용하여 만들어진 남한강자전거길에 들어서면서, 기차길위를 달리기도 하고, 몇개의 터널을 빠져 나가기도 했지만, 터널은 누수가 심해서 온통 질퍽대는 구간이 대부분이였다.
남한강 기찻길을 시원스럽게 달릴때 어둠이 걷히고 태양이 뜨는가 했더니, 이날은 안개가 내리기 시작했다. 때로는 짙은 안개도 만나고.......안개가 걷히면 시원스러운 철길을 조망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우리는 다음 인증센터를 향해서 쉬지 않고 달리기 시작했다.
능내역 인증센터에 도착해서 잠시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쉬기로 했다. 몇 시간 달리면서 그동안 소비한 에너지도 보충하기 위해 준비한 간식을 먹고나서 또 달리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기찻길로 달리다보면, 몇개의 터널을 만나면 환호를 질러보기도 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철길위를 달리다보니, 이번에는 거대한 철교를 만난다. 그동안 수 십년동안 칙칙폭폭 철교를 달리던 기차들은 새로운 다리위를 달리고, 사용하지 않는 철교위로 라이더들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은 이색적인 풍경이다.
북한강철교를 지나서 달리다보면 계속해서 연속적으로 터널도 만나게된다. 어떤 터널은 조명이 화려해서 좀 더 머물고 싶은 곳도 있지만, 대부분 천정에 매달린 형광등이 밝지 않고, 천정에서 물이 떨어지고 바닥에 질퍽하기 때문에 빨리 터널을 빠져 나가고 싶어진다.
양평미술관을 지나고 나니 햇빛이 따끈하게 비친다. 밤새 이곳까지 달려왔기 때문에 햇살이 마추치자 눈이 부셔서 뜨기 힘들다. 벌써 아침7시가 넘었으니 아침식사할 시간이 되었다. 마침 양평지역에 들어 섰으니, 아침식사는 양평해장국으로 먹기로하고, 일부러 간판을 찾았다.
양평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또 서둘러 다음 인증센터까지 또 다시 달리고 달려야했다. 하지만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나니 한결 마음이 상쾌하다. 그런데 마침 자전거길 주변에는 가로수와 노란꽃들이 무수히 피어 있어서 한결 산듯한 기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로운 모습을 한 다리를 만났다. 그동안 달리던길은 기존에 있던 시설물을 이용해 자전거길을 만들었지만, 이곳은 자전거 전용다리를 새로 놓아 긴 하천을 건너가도록 만들었으니, 흔적을 남기기 위해 언른 카메라들 꺼내서 사진을 찍어본다.
하지만 자전거길이라고 마냥 평지만 달리라는 법은 없다. 이번에는 가파른 도로가 나타난다. 경사도 10%라는 수치는 작아 보이지만, 제법긴 경사도를 오르고나니 모두들 힘겨워서 정상부근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훔치며 긴 호흡을해본다.
이포보의 모습은 다른곳보다 풍경이 아름다웠다. 다리위에 모양이나 아랫쪽에 물흐르는곳의 모습도 특이하니, 이포보를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씩 찍으면서 마음에 여유를 가져본다. 하지만 일부 라이더들은 도장을 찍지 못해 아직도 풀밭에서 도장을 찾는 모습이 보인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이포보를 건너야하기 때문에 이포보 다리위를 달리면서 보니, 거대한 배 모양을한 전망대도 아름답다.
이포보에서 여주보로 이어지는길은 14km로 다른곳보다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지형이 평평한곳이라 강줄기를 따라 이어지는 제방길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이어지며,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분이였다.
이포보를 지나서 이번에 도착한곳은 여주보로서 다른곳보다 거리가 가까이 있기에 20여분만에 여주보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여주보에서는 인증스템프만 언른 찍고 강천보를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곧게 벋은 전용도로를 따라서 달리다 보니 강가에 황포돗배가 보이고, 맞은편 강건너편에는 여주신륵사의 풍경이 자그마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여주보를 지나서 강천보까지는 약 10km로 다른보 보다 가장 가까운곳에 위치한듯하다. 이곳에 도착했을때 시간이 오전 10시가 넘어서자 햇살이 엄청나게 따끔따끔하게 내리 쪼이고 있었다. 라이딩할때는 스치는 바람에 더운줄 몰랐는데, 잠시도 서 있기 힘들었다.
강천보에서 그늘을 찾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물통에 식수를 가득 채우고나서 곧바로 출발했다. 다음 목적지는 한강종주길의 마지막댐인 충주땜이다. 이곳에서 충주댐 까지는 약58km로 한강종주구간에 가장 지루한 구간이 될것이다.
강천보를 출발해서 충주댐으로 가는길은 순탄하지만 않았다. 푹푹찌는 날씨에 갑자기 이건 무슨 복병이란 말인가? 도로의 노견을 이용해서 개설된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니 갑자기 도로의 경사도가 10% 긴오르막을 만났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법. 땀방울을 뚝뚝 흘려가면서 정상에 올라가자 이번에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신나게 달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뚝방길 아스팔트 포장도로는 라이더들에게는 자동차의 고속도로와 같은 편안한 도로를 마음껏 달릴 수 있었다.
한여름의 뙤약빛 아래 한낮에 자전거 전용도로는 추월하는 자전거도 없고, 반대쪽에서 달려오는 자전거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차선을 다 차지하고 중앙선을 넘나들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한낮의 더위를 잊고 계속해서 달려가고 있다.
어제밤부터 한잠도 자지않고 밤새 라이딩을 하다보면 가끔씩 졸음이 오기도 한다. 이럴때는 서로 이야기도하고, 카메라를 꺼내서 달리면서 한손으로 쎌프카메라 사진을 찍어보기도 했다. 달리다보면 얼굴에는 거미줄도 걸려있고, 벌레도 붙어있는것이 그대로 보인다.
끝없이 이어지는 자전거전용도로는 한낮의 폭염으로 달아올라 열기를 푹푹 뿜어내고, 도로변에 나무한그루 없이 황량한 벌판을 달려가면서 쉬고 싶어도 어디서 잠시 쉴곳을 찾아볼수 없을때도 있다. 한그루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하려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그러나 두시간만에 어느 마을을 지나면서 거대한 느티나무를 만났다. 반가운 느티나무는 바람을 맞아 잎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넓은 반경에 그늘을 만들어주어서 모처럼 마음 편하게 더위를 피해서 쉴 수 있었다.
한강종주길에서 가장 지루했던 구간이라면 강천보에서 충주댐까지 58km 구간일것이다. 한나절이 넘어서자 모두들 지쳐서 헉헉대며, 정말 포기라도 하기싶은 생각까지 했지만, 충주댐까지 남은거리는 약8km를 끝까지 가기위해 힘겹게 강변길을 달리고 있었다.
충주시에서 충주댐까지 8km 구간은 정말 최악의 구간이였다. 강변도로를 따라서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빙빙 돌고 돌기도 하고, 심지어 끌바하는 구간까지 있다. 그리고 마지막 충주댐까지는 2km가 넘는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며 헉헉대고 끌바하는 라이더들도 가끔 보인다.
충주댐 도착한 시간이 오후 14시 30분으로 가장 더운 시간이였지만, 한강종주를 마무리 하기 위해서 모두들 힘겹게 최선을 다해서 완주했다. 서해갑문에서 충주댐까지 라이딩 거리는 약240km로 13시간 30분 걸려서 도착했다. 서해갑문에서 새벽1시에 출발해서 밤새워 달리고 한나절이 넘어선 시간에 도착했지만 한강종주를 했다는 성취감에 모두들 밝은 표정이다.
잠시후 인증센터에 들어가서 인증수첩을 제시하고 한강종주 인증을 받았다. 인증센터 여직원은 수첩에 은색스티커를 붙혀주고나서 자그마한 스티커를 주면서 핼멧에 부착하라고한다. 이게 무슨 의미를 부여하는것이냐고 농담삼아 물었더니, 여직원이 말을 곧바로 받아서 농담을 하는데, " 나는 돌았소" 이런 의미로 붙이는것이라고 해서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점심시간이 지난지 오래 되어 허기가 지니, 우리는 충주댐 아래쪽에 횟집에서 싱싱한 송어회와 매운탕으로 배를 채우고, 충주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충주에서 천안까지는 한시간 간격으로 버스가 있지만, 서둘러 터미널로 향했다. 그리고 마침 운좋게 5대의 자전거를 버스의 짐칸에 싣고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버스좌석에 앉아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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