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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어깨부상으로 인하여 자전거도 타지못하고, 어깨수술후 재활치료를 하는중에 에베레스트 트레킹 일정이 다가왔습니다. 아직까지 어깨통증 때문에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 국내산도 아닌 해외 트레킹을 참가해야돼? 말아야돼? 마음에 갈등을 겪었지만, 트레킹 일정은 지난해부터 이미 계획하고 있던 일이라 비장한 결심을 하고 정신력으로 버티어도 완등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떠났습니다.

2013년 7월 26일~ 8월 5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직장의 여름휴가 일정에 맞추어서 앞뒤로 하루씩 월차를 내기로 하고, 현대표 맞춤 트레킹 일정을 잡았습니다. 대부분 여행사의 칼라파트라 트래킹은 14박 15일 일정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지만, 현대표 트레킹 일정은 고산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해서 조금 무리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많은 시간을 비우고 해외트레킹을 떠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맞춤식 일정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이번 칼라파트라 트레킹에 참가한 인원은 15명으로 대부분 현대자동차 직원들로 대원을 구성하여, 7월 26일 오전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6시간만에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합니다. 카트만두에서 하루를 유숙한뒤 새벽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관문인 우크라까지 경비행기를 이용해서 이동했습니다.

카트만두에서 우크라까지는 경비행기로 약30분정도 걸리지만, 비가 많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면 비행기가 운항하지 못합니다. 특히 요즘은 네팔이 우기라서 매일 비가 내리기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서 운항을 합니다. 경비행기를 타려면 공항에서 3~4시간 기다리는것은 보통이라는데, 마침 운좋게 정상적으로 우크라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우크라공항은 해발 2,800 미터로 이곳부터 체력이 약한사람은 벌써 호흡곤란부터 시작해서 고산증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는 곳입니다. 우크라는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관문인만큼 이곳에서 15명의 대원들과 10일동안 함께할, 가이드, 셀파, 요리사, 포터등 고용된 10여명과 야크 7마리등이 한팀이 구성되어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히말라야는 참으로 기상천외한 곳으로, 하루에도 수십번씩 기상의 변화를 실감합니다. 특히 요즘같은 우기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어제 없던 빙산이 여기저기 솟아 올라 있고, 가스가 짙어지면 사라졌다가 또 나타나는 신기루를 실감하게 됩니다. 그래도 해발 4,000미터 이하에서는 숲을 구경하지만, 그 이상 올라가면 갑자기 숲이 사라지고 바닥에서 자라는 파란색 식물만 보입니다. 그리고 고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인간들은 고산증 때문에 서서히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합니다.

요즘은 우기라서 하루에도 몇번씩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번복하기 때문에, 수시로 비옷을 입었다, 벗었다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고도를 높여갑니다. 히말라야도 변화무상한 계절의 변화가 있기에, 요즘은 하절기라 들판에는 야생화들이 만발하지만, 사방으로 우뚝우뚝 솟아오른 빙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온몸을 움추리게 합니다.

칼라파트라 트레킹 코스는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어서 안전사고의 우려는 거의 없지만, 하루하루 고도를 높여가면서 고산증으로 체력이 손실되어 고통을 받게됩니다. 고산증이란 체력저하,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 구토등을 겪게됩니다. 따라서 고산증 예방하기 위해서 산을 오르는 동안은 체온관리 차원에서 아예 세수도 하지 않는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우크라에서 출발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5일만에 5,140미터 고락셉에 도착해서 하루밤을 유숙하고 새벽에 5,550미터 칼라파트라 정상으로 향하게 됩니다. 하지만 고락셉의 밤은 대원들에게 너무나 심한 고통을 주는 밤이 지속됩니다. 밤이 되자 전기도 없는 캄캄한 밤에 잠시 잠을 청하려 하지만, 심한 두통과 호흡곤란으로 인하여 생사의 불안까지 느끼게 합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칼라파트라 정상으로 향할 등반 준비를 하는데, 밖에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비옷을 챙겨입고, 헤트랜턴을 밝히고 어둠속에 가파른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고락셉 놋지에서 정상까지는 불과 2km 남짓하지만, 해발 400미터를 수직고도로 상승하기 때문에 가장 힘든 등반이었지만, 죽을힘을 다해서 정상에 우뚝서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우기에 칼라파트라 트레킹을 시작했기에 히말라야 전역은 비수기로서 하루종일 트레킹 하면서 마주치는 등반객이 거의 없었는데, 이날도 칼라파트라 정상에는 다른 일행이 없었기에, 정상을 완전 점거하고 태극기를 흔들면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날이 밝아 지자 비가 그치면서, 가스가 날아가자 우리는 거대한 대협곡의 빙하지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칼라파트라 정상에서는 가스가 가득하여 에베레스트 정상을 마주치지 못했지만, 하산을 시작하면서 가스가 서서히 걷히고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8,848미터의 에베레스트봉과 주변의 고봉들이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자 모두들 환호성 하면서 카메라 셧더를 누르기 시작합니다. 따가운 햇살이 내리기 시작하자, 사방으로 우뚝우뚝 거대한 히말라야 빙산이 솟아 오르고, 가끔씩 천둥소리같은 굉음과 함께 눈사태도 목격합니다.

일생을 살아가면서 이미 수 없이 느낀일 이지만 위대한 자연앞에, 인간은 얼마나 왜소한가를 다시한번 느끼면서, 나는 더 이상 무엇을 바라겠는가? 비록 히말라야 칼라파트라 등정이 에베레스트 등정에 비교할바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한계를 극복하고 즐거움과 고통스러웠던 10일간의 등정은 내 일생 인생기에 소중하게 기록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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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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