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을 따라서 이어지는 가을여행은 강릉에서 시작해서 동해의 추암촛대바위를 지나니 삼척땅으로 접어들었다. 이사부 사자공원을 돌아보고나서 해안도로를 따라서 내려가는길은 환상의 해안절경이 이어지는 삼척의 새천년 해안도로라고 한다. 원래 삼척의 죽서루를 들리려고 나선길이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멋진 해안절경에 빠져서 새천년해안도로 일주도 하게됐다.
그리고 해안절경을 벗어나는 시점에서 네비게이션에 죽서루를 입력하고 목적지에 도달했을때는 날씨가 흐린탓에 오후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지만 어두컴컴한 느낌이 들었다. 죽서루 입구에는 인적이 없어서 들어가도 되냐고 매표소에 물었다. 입장권을 구입하고 안쪽으로 들어서니, 입구에 관리인인듯한 아주머니가 누각에 들어가려면 신발을 벗고 들어가라고 부탁한다.
죽서루는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누각으로 보물 213호로 지정되어있다. 다른 관동팔경의 정자각들은 모두 바다를 끼고 있는 것과는 달리 죽서루는 유일하게 강을 끼고 있다. 죽서루의 건립 시기는 미상이나, 여러 역사적 기록을 통해 볼 때 고려대부터 존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연석 위에 길이가 서로 다른 17개의 기둥을 세워 지은 정자로 관동팔경의 정자 중 가장 크다.
죽서루란 이름은 누각의 동쪽에 대나무숲이 있었고, 그 죽림 안에 죽장사란 절이 있었다는 이유로 죽서루로 명명되었다. 또한 죽서루 동편에 죽죽선녀의 유희소가 있었다는 데서 유래한다는 설도 전한다. 조선태종 3년에 삼척부사 김효손이 옛 터에 중창하였으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 십 차례에 걸쳐 중수되거나 단청되었으며 증축되었다.
죽서루는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재일 뿐만 아니라 관동 제1경으로 꼽힐 정도로 정취가 그윽하다. 더욱이 건물의 규모와 역사에서도 관동팔경 가운데 으뜸이니, 삼척의 문화유적을 찾아가는 길이라면 죽서루를 맨 먼저 둘러보게 된다.
이처럼 죽서루는 건물 자체도 아름답고 조망이 탁월하며, 1층과 2층에 세워진 기둥의 수와 길이 가 서로 다른 점이 특이하다. 애초부터 기둥이 세워질 자리에 솟은 자연석을 굳이 깨뜨리거나 다듬지 않은 채 초석으로 삼은 탓이기도 하다.
죽서루에 올라서 좌우로 주변환경을 둘러보았더니, 죽서루 앞쪽으로는 유유히 흐르는 오십천의 물결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죽서루 누각에 들어서려니, 입구에서 관리인 아줌마의 하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신발을 벗어들고 누각을 돌아보면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통과했다. 작은 돌계단을 내려서니 커다란 이색적인 바위가 보이는데, 이름하여 용문바위라고 한다.
용문바위의 뚫린 구멍으로 들여다보니, 죽서루의 누각이 화면에 가득 들어온다. 죽서루 2층의 누마루는 벽체나 창호 하나 없이 시원스레 트였다. 덕분에 누마루가 더욱 넓어 보일 뿐만 아니라, 난간에 걸터앉으면 사방의 풍광이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잠시 세월을 거슬러 보면, 우리의 선인들이 이처럼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풍류를 즐기던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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