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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아들의 결혼준비 할때 며느리가 혼수용으로 반상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혼수용 반상기 셋트라면 대부분 상품이 많이 구성되어서 잘 사용하지도 않는 그릇들을 쌓아 둘 필요가 없었기에, 꼭 준비하고 싶으면 유기그릇으로 밥그릇, 국그릇, 수저셋트, 이렇게 간단하면서도 실속있게 준비하라고 일렀더니, 안성마춤 방자유기셋트를 받게되었다.

그래서 유기의 역사공부를 하게되었는데, 유기는 역사는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되었고 신라시대에 이미 유기를 만드는 유전이란 것이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매우 발달하여 얇고 광택이 아름다운 유기가 만들어졌으며, 조선시대에는 전국 각지에서 유기가 제작되어 일반인의 일상용기로 사용되었으나 일제시대 이후 유기의 제작은 현저히 퇴보했다.

유기의 종류는 제작기법에 따라 방자와 주물, 반방자등이 있다. 방자유기는 11명이 한 조를 이루어 조직적인 협동으로 제작된다. 먼저 구리와 주석을 합금하여 도가니에 녹인 엿물로 바둑알과 같은 둥근 놋쇠덩어리를 만든다. 이 덩어리를 바둑 또는 바데기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여러 명이 서로 도우면서 불에 달구고 망치로 쳐서 그릇의 형태를 만든다.

며느리에게 혼수용으로 선물받은 방짜유기는 안성에서 제작된, 중요무형문화제 77호 김수영선생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안성마춤으로 유명한 안성지역에 직접 주문해서 구입을 했다고 하는데, 내용물이 궁금하다.

우선 숫가락과 젓가락 박스를 열어보니, 번쩍번쩍 빛나는 유기제품인 숫가락과 젓가락이 나왔다. 개봉한김에 꺼내서 들어보니, 무게가 제법 무거워서, 농담을 한마디 했다. 나중에 손목에 힘없으면 숫가락도 못들겠다고.............

혼수용으로 받은 선물이니 만치, 유기 숫가락과 젓가락을 무거워서 들지 못할때까지 백년해로 하며 사용할것이다.

이번에는 더욱 더 무거운 유기그릇 박스를 개봉해 보았더니, 번쩍번쩍 광채가 눈부시게 나는 유기그릇이 들어있다. 밥그릇과 뚜껑, 그리고 국그릇, 부부가 사용기기 적당하게 2셋트가 포장되어 있었다.

예전에 어릴때 부모님들이 유기그릇을 사용하는것을 보고나서, 수십년만에 직접 들어보니, 제법 무게가 많이 나간다.

그런데 유기그릇이 너무 번쩍번쩍 광채가 나다보니, 처음에 자칫 잘못 사용하면 온통 물방울 얼룩이 생기게 마련이다. 깨끗한 표면에 물방울이 그대로 말라 붙으면 트리오로 세척을 해도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무심코 도자기그릇 사용하듯이 세척후 방치했더니 물방울 자욱이 심해서 고심을 했다. 이렇게 얼룩이 심하면 지져분해져서 어떻게 사용하지??

이런일이 있고나서 이미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유기그릇이 처음에는 광택이 나기 때문에 작은 물방울이라도 방치해두면 마른후 얼룩이 심해서 지져분해진다. 따라서 유기그릇을 길들이려면 그릇 전체적으로 똑같이 광택이 어느정도 감소할때까지 약 일주일간은 사용후 바로 세척후 물기를 마른 행주로 닦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럼 유기그릇 길들이기를 하지 않아서 온통 얼룩이 심한 유기그릇은 어떻게 해야할까? 한번 실수로 발생된 얼룩 때문에 고심할 필요는 전혀 없다. 예전에 시골에서는 원초적인 방법이지만, 집안에 있는 놋그릇을 한꺼번에 꺼내서 하루 날잡아서 닦기도 했는데, 세제가 없던 시절이라 아궁이에서 타고남은 재를 이용해서 볏집으로 닦는것을 보았다.

물론 이런 방법으로 유기그릇을 닦는다면, 미세한 스크러치가 많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시중에 광택제도 별도로 많이 나오겠지만, 쉬운 방법으로 광택을 내려면, 자동차 도장부위 손질하는 컴파운드를 부드러운 헝겁에 묻혀서 닦어내는 방법도있다. 컴파운드로 유기그릇을 몇번만 가볍게 문질러 주면 아마도 광택이 거울처럼 눈부시게 날것이다.

이렇게 유기그릇의 길들이기 초기화를 하고나면, 약 일주일정도는 세척후 곧 바로 마른 행주로 물방울을 깨끗하게 제거해야한다. 그리고 식사후에곧 바로 세척을 하는것이 얼룩발생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만일 곧 바로 세척을 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싱크대에 물방울 튀도록 방치하지 말고 완전히 물속에 잠기도록 담가 두어야 얼룩이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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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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