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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여행 2일차는 전날의 여독이 쌓였는지 숙소에서 늦게까지 잠을 잤습니다.

벌써 해가 한발은 떠올라야 하건만, 창밖에는 어둠이 가시지 않은것은~~

새벽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기에 낙숫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창문의 커튼을 열어 젖히고 창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자욱하여 남한강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여행자의 발걸음은 여기서 멈출 수 없기에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길을 떠납니다.

비가오면 오는데로, 바람불면 바람부는데로, 방랑의 길은 계속됩니다.

 

여주 여행 2일차 이날은 월요일이라서 어디를 가더라도 관람시설은 모두 휴관입니다.

따라서 여행에서 일정을 진행하려면, 유적지 탐방이나 해야 할 입장입니다.

여주읍에서 신륵사로 가는 길에서 여주대교 조금 못미쳐 푸른숲으로 둘러쌓인 영월근린공원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문화유산들이 숨겨져 있는 영월근린공원 탐방이야기 입니다.

 

 

도로변에 인접해있는 공원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입구에 들어섭니다.

마침 내리던 비는 그치고 안개비가 내려서 온통 습기로 가득한 공원을 들어서면서,

공원의 가장 높은곳에 안개속에 고즈넉한 정자각이 하나 보입니다.

 

 

우선 아침일찍이라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기 때문에 천천히 공원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공원안쪽으로 들어서니 '여주지역 6.25 참전비'가 세워져 있네요.

6.25 참전비 뒷쪽으로는 안개속에 아련하게 영월루가 돋보이지만 스쳐 지나갑니다.

 

 

6.25참전비 앞쪽으로 걷다보니 조각석상들이 많이 서있네요.

자세히 보니 하나같이 두손을 모아서 합장하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게 보입니다.

장난끼가 발동한 옆지기는 조각상 옆에서 합장한 모습을 따라하면서 사진을 찍어 달아고 합니다.

 

 

그리고 공원내에는 고려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2기의 삼층석탑이 돋보입니다.

보물 91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창리 삼층석탑은, 원래 창리지역 옛 절터에 있던 것을 1958년에 옮겼답니다.

 

 보물 92호로 지정관리되고 있는 하리 삼층석탑은 

하리지역 옛 절터에 있던 것을 1958년 창리의 3층석탑과 함께 현재의 터로 옮긴 것이라 합니다. 

이렇게 여주 영월근린공원에서 생각도 못했는데 보물이 두점이나 숨겨져 있었네요.

 

 

그리고 공원의 가장 높은 위치에는 영월루라는 커다란 이층누각이 있습니다.

이 누각은 옛 여주군청 청사의 정문으로 이용되었던 것인데

 지난 1925년에 지금의 자리에다 옮기고 '영월루' 라는 이름을 붙였답니다.

이 누각에 오르면 확 트인 남한강 물줄기뿐만 아니라 멀리 봉미산 자락의 신륵사가 아스라이 눈에 들어옵니다.

 

 

18세기 말의 것으로 추정하는 이 건물은 전망이 뛰어난 위치에 있을 뿐 아니라,

 영월루는 말 그대로 "달맞이하기에 좋은" 아주 고풍스런 누각으로

남한강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마암 절벽 위에 다소곳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월루 정자각에 올라가서 사방의 조망을 살펴보면,

여주시내가 한눈에 조망되고, 숲속에 살짝 가려진 여주대교도 보이고,

강건너 멀리 있는 신륵사까지 조망이 된다는데, 이날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권이 않좋아서 아쉽기도 했습니다.

 

 

영월루에 올라서 공원의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또 하나의 색다른 조형물이 보입니다.

이곳에도 충혼탑이 있는데, 마침 현역 군인들이 참배하는 모습도 보이네요.

그리고 각각 의미 깊은 사연이 새겨진 비석군이 보입니다.

 

 

그리고 영월루 뒷편으로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숲속으로 바다같은 남한강 물줄기가 조망됩니다.

오른쪽에는 여주에서 유일한 호텔인 썬벨리 워터파크 호텔이 보이고, 강 건너편에는 신륵사가 있습니다.

 

 

여주대교쪽으로도 전망대가 하나 보입니다.

이곳에도 남한강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있으며,

여주대교를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마치 자그마한 장난감 자동차가 달리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영월루 뒷쪽의 커다란 괴암 절벽에는, 바위 위에는 힘있는 필치의 ‘마암’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습니다.

마암을 둘러 보려면 여주대교가 보이는 곳에서 강변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돌계단길이 있습니다.

마암은 여주팔경 중 제2경으로 여주의 옛지명 '황려'와 연관이 있으며,

여주의 대표적 성씨인 여흥민씨의 시조가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자연경관유적입니다.

 

 

이 바위에서 여주 지명의 유래가 되는 황마와 여마가 솟아났다 하여 마암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또한 이 고장 출신 대문호 이규보의 한시중에 “두 마리 말이 기이하게 물가에서 나왔다 하여,

이 때문에 고을 이름이 황려라네”라고 읊은 내용이 있어 그 역사성이 매우 높은 유적이라고 하네요.

 

 

현재 평평한 바위면에 ‘馬巖’이라 큰 글씨가 새겨져 있는며,

위쪽에 여주목사를 역임한 “李寅應”과 좌측에 “庚午 十月 ”이,

그리고 우측에 여주군수를 지낸 “申鉉泰”라 새겨진 글씨가 있습니다.

 

 

여주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예상치 않게 영월근린공원에서 문화유적들 공부를 하게됩니다.

이곳에서 원래 여주 군청의 정문이었던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37호 영월루를 둘러보고~

보물 91호인 여주 창리 삼층석탑과 보물 92호인 여주 하리 삼층석탑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기암절벽에서 여주 지명의 유래가 되는 황마와 여마가 솟아났다는 마암이라는 자연경관유적을 봅니다.

 

여행에서 가끔씩 예상외로 변수가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면은 좋은것 같습니다.

대부분 여행을 나갈때 그곳에가면,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를 미리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때로는 판박이 테마외에 새로운 정보를 얻는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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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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