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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아침을 맞이하러 떠난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떠난 5일차 일정은 어떻게 진행될것인가? 이날은 우리가 하룻밤 유숙했던 숙소에서 뒷산을 넘어서 드넓은 초원이 펼쳐지는 목장길을 따라서, 오르내림이 조금 심한 업힐구간을 통과한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는 오름이 있으면 반듯이 내림이 있는법이다.

 

오전중에는 라이딩 코스가 업힐구간이 압도적지만 점심식사를 마치고 진행된 오후일정은 해발의 고도를 낮추면서 신나는 다운힐 구간을 지나게된다. 목장길따라 산길따라 그림같은 풍경에 취해서 라이딩을 하다보니 비록 라이딩 거리가 길지는 않지만, 대자연속에 심취되어 있었던 하루의 일정이 그림처럼 눈앞을 스쳐간다.

 

 

우리가 유숙한 호텔에서 보이는 황토빛 암산은 '제티오거스'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이 암산은 고생대에서 중생대로 변할 바다가 부상되어 형성된 곳으로, 현지인들은 이 암산의 봉우리들을 7마리의 황소로 표현한다고 한다. 그리고 각각의 봉우리를 신으로 믿고 신성시하며 아직도 암산에 올라서 기원을 하는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려서 사방이 침울한 배경이였지만, 이날은 아침 일찍 찬란한 햇살이 강렬하게 떠오르면서 신성스런 성지인 제티오거스 암봉이 붉게 물드는 풍경이 장관을 연출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곳이라도 이방인들은 눈으로 머리속으로 풍경을 스케치하면서, 우리만이 약속된 시간에 이곳을 떠나게된다.

 

 

어제 내린비로 인하여 아침공기가 맑고 상쾌하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하루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어제밤 머물던 숙소의 뒷쪽으로 가파르게 형성된 산길을 따라서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처음부터 급경사 업힐구간에 노면에 주먹보다 큰 자갈길 너덜구간이기에 대부분 대원들이 끌바로 힘들게 라이딩을 시작한다.

 

급경사 업힐구간을 힘겹게 올라 산봉우리의 정상에 서면 아랫마을이 한눈에 조망된다. 그리고 제티오거스 암봉이 눈높이 포커스에 들어오는곳이 바로 포토존이다. 이곳에서 똑같은 배경으로 모두들 한번씩 촬영하고 출발한다. 그리고 라이딩을 시작하면 이번에는 평평한 초원에서 동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나게된다.

 

 

그리고 멀리 조망을 해보면 이 주변에는 특이한 지질층을 가진 황토빛 암산들이 우뚝우뚝 솟아올라 또 하나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이렇게 감상에 젖어서 목장길따라 라이딩을 하다보니 이번에는 산길로 접어든다. 산길의 토질이 진흙땅이라서 어제 내린 비로 인하여 자동차들이 자나간 자리는 자전거 바퀴가 빠지면 나오질 못한다.

 

 

평평한 목초지를 지나가면서 마냥 아름다운 풍경만 있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험난한 황토길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험난한 진흙탕길을 끌바를 하면서도 신발이 달라 붙어서 발길을 옮기기 힘든구간도 통과한다. 이렇게 어려운 구간을 통과하고 평평한 초원을 만나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 모두들 자전거 바퀴에 진흙털기에 바쁘다.

 

 

라이딩코스는 목장길 따라 산길따라 지나가면서 점차 해발을 상승시키는 업힐구간이다. 주변에는 초원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풍경을 아름답다고 표현하지만 내막에는 거친 호흡소리로 표현을 하고있다. 어쩌다가 작은 물줄기를 만나면 모두들 자전거 바퀴에 달라 붙은 진흙을 조금이라도 씻어내고 싶어서 자전거를 물에 담그기도 하면서~

 

 

이번에는 산봉우리가 하늘에 맞닿아 보이는 또 한개의 급경사 업힐구간을 만나게 된다. 이곳의 토질은 대부분 진흙에 자갈길이라 업힐구간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라이딩 하면서 힘들면 끌바하면 되고, 끌바가 안되는 구간은 멜바를 하면된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서면 힘든 라이더들에게 보상이라도 해주듯이 선물을 준다.

 

정상에 올라서서 들판을 내려다보면 수 백 마리의 양떼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풍경을 보면서 콧노래가 절로 흥얼흥얼 흘러나온다. 예전에 1960년대 히트치던 남진의 '님과 함께, 라는 유행가를 떠올리면서~~ 저 푸른 초원 위에~ ♬ 그림 같은 집을 짓고~ ♬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 ♬

 

 

혼자서 감상에 젖어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사이에 또 험준한 업힐구간을 만나지만 기분이 업되니 힘든줄 모르겠다. 한참동안 열심히 업힐구간을 오른뒤 내려다보니 전쟁에 패한 패전병들같이 힘없이 끌바하는 대원들도 보인다. 그러나 정상에 올라서면 모두들 생기가 돋아나서 열심히 자전거 바퀴에 진흙을 긁기에 바쁘다. ㅋㅋ

 

 

목장길 라이딩을 하면서 돈키대장은 가끔씩 밋션을 주기도 한다. 급경사 다운힐 구간을 만나면 '여기 내려가는 사람은 1만원준다.' 그래도 자신 없으면 아무도 안내려가지~~ 밋션도 주고, 다운힐과 업힐기법을 교육도 하면서~ 그리고 포토존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모델로 연출을 시키기도 하면서 라이딩을 즐긴다.

 

 

목장길은 멀리서 보기에는 고도의 차이가 별로 없어 보였지만, 막상 라이딩을 해보니 제법 오르내림이 심했다. 그러다가 어디쯤인지 조금 높은곳까지 올라서 이제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을 시간이다. 돈키대장은 하루중에 힘든코스를 통과할때는 가끔 대원들한테 약도 먹인다. '아미노 바이탈' 누구를 위해서?? ㅎㅎ

 

 

목장길 라이딩은 가끔씩 이렇게 새로운 밋션이 있어서 즐겁다. 작은 물길을 건너면서 미끄러져서 물에 빠지기도 하고 아슬아슬하게 통과하기도 하면서 누가 물에 빠지나 구경도 하는것도 재미있다. ㅋㅋ 그리고 물길을 건너면 드넓은 초원을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초원위를 마음껏 달려도 좋다.

 

 

눈을 감고 한참을 달려도 거의 돌멩이를 만날 확률은 하늘에 별따기라고나 할까^^ 다만 물컹한 소똥과 말똥만 밟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이날은 어제 내린비로 인하여 들판에 온통 말똥과 소똥이 팅팅 불어서 살짝만 스치고 지나가도 튀어 오른다. 자칫 앞바퀴로 치고 지나가면 입술에까지 튀어올라 소똥 맛을 보게 된다. ㅎㅎ

 

 

이날 라이딩 구간에는 이런 밋션을 주어지는 구간이 제법 몇군데 있어서 라이딩이 즐거웠다. 물론 자전거를 잘타는 사람은 즐거우나,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괴롭겠지만~~ 먼저 건너가서 누가누가 잘하나 구경을 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있게 건너다가 퐁당 하는 사람도 있고, 처음부터 아예 물에 빠져서 자전거를 끌고 건너는 사람도 있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면서 경관도 구경하고, 물을 건너다가 빠져서 웃기도 하면서 알콩달콩 라이딩은 계속된다. 때로는 시원스럽게 다운힐을 즐기기도 하면서~~ 그런데 이번에는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진흙빛 암산의 웅장한 풍경을 만나게된다. 정말 특이한 암반이라서 자세히 구경을 하면서 풍경을 담아 보았다. 햐~~

 

 

또 하나의 업힐구간도 하늘까지 치솟아 있는데, 한참전에 지나오면서 보면 풍경과 똑같은 그림처럼 보인다. 정상에 올라서니 젓소들이 허물어진 흙구덩이에서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서 흙을 먹고있다. 잠시후 어린목동이 야무지게 채찍질을 하면서 말몰이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과연 유목민의 아들답다.'

 

 

우리는 작은 산등성이 정상에서 또 한번 신나게 벌판길을 다운힐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또 하나의 산등성이가 가로막고 있었다. 이곳도 제법 업힐구간이 높아서 일부 대원들은 끌바를 하기도 했다. 정상에 올라서서 휴식을 취하는데, 한 여성대원이 다리에 쥐가나서 바닥에 들어 눞는다. 그래서 언른 고양이 소리를 냈다. 야옹야옹^^

 

 

업힐구간을 오를때는 그리 높은줄 몰랐는데, 반대쪽을 내려다보니 아랫쪽이 아득하게 멀어 보인다. 이 위치에서 한참을 휴식하면서 아무도 몰랐는데, 어떤 대원은 눈이 더 밝은지 저 아랫쪽 숲끝에 지원팀차가 보인다고~~ 그말을 듣고 모두들 힘이 나서 빨리 내려가자고 하는데~~ 내려가서 우리 지원차량을 만나니 얼마나 반갑던지~~

 

 

지원팀차량은 바로 옆에 계곡물이 흐르는 평평한 들판에 자리하고 점심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라이딩하면서 물에 빠진 대원들은 흙탕물 계곡이지만 물에 들어가서 발을 담그고 세척을 한다. 그리고 잠시후 즐거운 점심은 시장하던 참에 라면을 후루룩 뚝딱 한그릇씩 흡입하고, 만두국을 한그릇 먹고나니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다.

 

이제 배도 부르니까 커피도 한잔 하면서 마음에 여유를 가진다. 이곳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나서 거의 다운힐 구간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그리 많지는 않을것이다. 점심을 먹고나서 스마트폰 음악의 볼률을 올리자 가벼운 몸놀림으로 춤을 추는 대원도 있고, 의자에 기대서 졸고 있는 대원도 있다.

 

 

점심을 먹고나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오후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오후의 일정은 거의 단순하다고 표현하면 맞을것 같다. 오전에는 진흙탕길을 끌고 메고, 힘든 업힐구간을 오르고 내리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구경했지만~~ 오후에는 해발고도를 낮추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다운힐 구간을 신나게 달리기만 했으니까~~

 

목장길 다운힐 구간이 끝나고나서 이제는 자그마한 마을을 지나서 라이딩은 계속된다. 멀리 보이는 자동차 도로를 수평으로 유지하면서 자그마한 농로와 하천길을 통해서 라이딩은 계속된다. 자동차 도로보다는 마을길이 아기자기한게 라이딩하기 훨씬 편하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우리들의 숙소인 그린야드호텔 안내판이 보인다.

 

 

어제 아침에는 비를 맞으면서 출발했던 숙소를 이날은 상쾌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호텔객실에서 이틀만에 깔끔하게 샤워를 마치고 저녁식사 외출을 한다. 이번에도 우리가 양갈비 먹던 단골집으로 간다. 이 주변에서는 그래도 이집이 제일 깨끗하고 먹을만한 집이라고 하니까^^ 앞유리 깨진 콜택시를 불러서 또 가게된다. ㅋㅋ

 

이곳 레스토랑에서 주메뉴는 양갈비, 스테이크, 치킨요리, 각자 입맛대로 주문하면 된다. 그리고 보드카 한잔에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다. 캬아~~좋다. 그리고 보드카병에 새겨진 숫자가 10년산, 20년산, 표시가 맞다 아니다를 토론도 하면서~~ 나는 양갈비가 있고 보드카가 있어서 이날 저녁도 너무 행복했다. 난 보드카 체질인가보다.^^

 

천상의 아침을 맞이하러 떠난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6일차

카라콜 그린야드호텔에서 해발 2,500m에 위치한 알튼아라산장까지 약 32km 정도 라이딩을 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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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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