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9일차는 어제 일정에서 라이딩은 끝이 났기에 귀국준비를 하기위해 자전거를 분해후 항공규격박스에 다시 포장하는일이 남았다. 자전거를 포장해서 버스에 싣고서,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슈케크까지 약400km의 먼 거리를 이동해서, 골덴드라곤호텔에서 하룻밤을 유숙하는걸로 일정이 잡혀있다.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9일차 날이 밝았다. 어제는 이곳을 들릴때 일몰직전이라 추워서 이식쿨호수에서 수영을 하기도 어려웠고, 주변환경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기에 아침일찍 호수가로 나왔다. 마치 바닷가 해수욕장을 연상하게 하는 시설물들이 있지만 아직은 성수기가 아니기 때문에 인적이 뜸하고 한적해 보인다.

 

 

이 나라에 최대 호수인 이식쿨 호수는 따뜻한 호수라는 의미를 가진다. 세계 2위의 산정호수로 해발 1,600m에 위치해 있으며, 길이 180km, 폭 70km, 수심700m 사람 눈모양의 호수다. 호수를 바라보면 수평선 넘어 보이는 만년설 산봉우리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평범한 바다나 호수에서 볼 수 없는 경이로운 풍경을 선사하는곳이다.

 

 

어젯밤 이곳 이식쿨호수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일부 대원들은 아침 일찍 호수가로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리고 길게 연결된 테크길을 따라서 안쪽으로 들어가서 좌우에 대칭으로 보이는 시설물이 바로 온열찜질방이다. 어차피 호텔 투숙객들이 무료로 이용하는 시설물이니까, 우리는 찜질방을 이용하기로 했다.

 

 

공간이 협소해서 대여섯명이 들어가면 공간이 가득차는데, 기왕이면 이식쿨호수에 몸을 담그고나서 찜질을 하면 좋다는 생각에 한명 한명 호수의 물로 들어갔다. 이른 아침이라서 물이 무척이나 차가울거라고 생각하고 살그머니 몸을 담갔는데, 물이 따스하다는 느낌이 드는것은, 외기온도의 영향인듯하다.

 

어제 일몰직전에는 추워서 1분도 못담그고 나왔는데, 태양이 떠오르자 바로 따듯해지니까~~ 다이빙을 못하는 사람들은 철사다리를 잡고 내려가서 물속으로 퐁당 빠져본다. 그런데 이식쿨호수에는 0.6%의 염도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터라 물을 한모금 맛보니 반찬처럼 적당한 염도를 느낄 수 있었다. ㅋㅋ

 

 

아침 일찍부터 이식쿨호수에 몸을 담그고, 다시 찜질방에 들어가서 땀을 흘리면서 시간을 보내고 아침식사를 한다. 마르코폴로 호텔은 우거진 숲속에 제법 많은 시설물들이 들어차 있어서 객실에서 식당건물까지는 한참을 걸었다. 그리고 입구에 로비를 지나서 2층으로 올라가니 넓은 공간의 식당이 나온다.

 

그리고 아침식단은 호텔마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메뉴가 나오는지 모른다. 식탁에 자리하고 홍차와 호밀빵을 먹고 있었다. '이게 전부인가?' 그런데, 한가지씩 음식이 코스요리처럼 나오는데, 끝인줄 알고 일어서려니, 또 한가지 나오고, 또 나오고, 이렇게 해서 맨 나중에 나온 팬케익류 한접시는 다 먹지도 못했다. ㅎㅎ

 

 

아침식사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기위해 분주하게 짐을 챙겨놓고, 이제부터는 자전거를 분해후 포장작업을 해야한다. 호텔정문 입구에서 각자 자신의 박스를 찾아서 자전거를 분해하고 포장작업을 하느라고 분주하다. 페달, 핸들바, 드레일러 행어까지 분해후 박스에 담고, 빈공간에 자전거용품등을 채운후 테이프로 밀봉한다.

 

하지만 자전거분해와 포장을 전혀 못하는 대원들도 의외로 많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샵에 의뢰해서 포장했기 때문에, 현지에서 조립과 다시 분해작업은 잘 할줄아는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서 포장을 해야 하기에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린다. 그리고 다시 귀국후 자전거 샵에 가서 조립을 할것이라고~~

 

 

이날은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자전거분해후 포장작업을 마치는데로 출발했지만, 오전 11시가 되어서 마르코폴로 호델의 정문을 나갈 수 있었다. 우리는 이제부터 약400km에 달하는 장거리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키르기스스탄에서 두번째로 좋다는 버스를 수배해서 이동하기로 했다. ㅎㅎ

 

오전 11시에 호텔정문을 나와서 뒤돌아보니 곧 바로 호텔의 정문이 굳게 닫혀 버린다. 아리송 하지만 그냥 패스하고~~ 이날 임대한 버스는 에어콘도 빵빵하게 나오고, 이방인들이 좋아하는 와이파이까지 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와이파이가 안되더니 얼마후, 여기저기서 카톡카톡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얼마후 버스가 외곽지역을 들어서자 버스의 엔진음만 들릴뿐 버스에서 특별히 할일이 없다. 차창밖을 내다보면 우리가 가는 방향은 이식쿨 호수변으로 우측에 드넓은 바다같은 이식쿨호수를 끼고 끝없이 달리고 있다. 가도 가도 끝없이 이어지는 이식쿨호수의 잔잔한 수평선만 보이고, 가끔씩 호수변의 수풀이 스쳐지나간다.

 

 

버스는 계속해서 서쪽방향으로 달리면서 이식쿨호수의 반대쪽인 좌측편에는 끝없이 황량한 벌판만 이어진다. 목초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황량한 벌판에 황토빛 지형들이 이색적이라는 생각밖에 특별한 감정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알마티에서 동쪽으로 황량한 벌판을 지나던 도로보다는 노면이 평탄해서 진동이 거의 없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같은 황량한 벌판에 차선도 없는 도로를 따라서 계속해서 달리고 있으니, 어쩌다 한번씩 산위에 보이는 특이한 시설물에 눈길이 가기도 하지만~~ 가도가도 휴게소는 보이질 않고 급한데, 벌판에 물이나 뿌리고 가면 어떨까 해서 잠시 버스를 멈춘다. 사막같은 벌판에서는 가뭄에 단비가 아닐지~~ㅋㅋ

 

 

이렇게 사막같은 벌판을 달리고 달려서 4시간만에 사막가운데 오아시스같은 휴게소를 만났다. 어차피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못하면 앞으로는 휴게소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무조건 점심을 먹고가야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정말 사막 한가운데 서는듯이 강렬한 햇살이 무섭게 내리 쪼이니, 서둘러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곳 식당은 다양한 음식이 준비되어 있어서 마치 뷔폐식처럼 보이지만, 대부분 일정량을 담아놓고 가격을매긴다. 음식량을 잘 알지 못하기에 이것저것 쟁반에 담아서 가다가 스파케티가 보이기에 조금만 달라고 했더니, 스몰이라는 표현을 하면서 큰접시로 하나 담아준다. 룸메이트를 푹 덜어줬는데도, 다 먹느라고 배터질뻔했다. ㅋㅋ

 

점심식사를 하고나면 대부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찾는다. 그러나 화장실은 건물 밖에 별도로 있는데, 이 나라는 어디를 가더라도 화장실 사용요금을 달라고 해서 번거롭다. 가는곳마다 솜을 달라고 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한국에서 목화솜이라도 가지고 올껄~ ㅋ 주머니에 솜이 없으면 풀밭에 물을 뿌리는 수밖에~~ ㅎ

 

 

점심식사를 마치고 버스는 계속해서 서쪽으로 달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막을 벗어나서 산악지형을 통과하는 도로를 만났다. 그러나 산악지대 도로는 지형이 생긴대로 그대로 구비구비 빙글빙글 돌면서 포장도로를 조성했다. 그리고 좁은 도로에 시멘트 블럭으로 중앙선도 설치되어 있어서 대형차량들은 아주 조심스럽다.

 

 

산악지형을 한참동안 빙글빙글 돌면서 가더니 이제는 또 황량한 벌판이 나타난다. 차창밖으로 내다보니 오랫만에 외딴곳에 동상같은 시설물이 보이다. 어떤 인물의 동상인지는 몰라도 1916이라는 글자가 보이는데~~ 한국의 풍경으로 비교한다면, '박달도령과 금봉낭자' 가 포옹하고 있는 동상같이 보인다. ㅎㅎ

 

 

벌판을 지나가면서 가끔씩 이런 양봉을 하고 있는 츄레라 자동차도 보인다. 이렇게 황량한 벌판에 꽃들이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벌꿀이 들어올까 의문이 가기도 하는데~~ 아마도 수시로 장소를 옮겨가면서 밀원을 찾아 다니느라고 츄레라 자동차에 벌통을 그대로 실어놓고 관리를 하는듯 보인다.

 

 

여전히 버스는 엔진음과 가벼운 진동을 자장가 삼아서 대부분 눈을 감고 잠자는 분위기다. 그런데 차창밖에 뭔가 특이한 시설물이 있어서 캡쳐를 해본다. 수 km를 달려도 끝없이 이어지는 폐판넬로 둘러쳐진 울타리가 보인다. 울타리 안쪽에는 얼마나 소중한것이 있기에~~ 누구에게 물어 볼 수 없어서 아직도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버스는 황량한 벌판을 달리고 달려서 6시간이 넘도록 달렸으니 곧 도시가 나올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할때쯤 가끔씩 건물들이 드문드문 시야에 들어온다. 도로변에서 못보던 동상을 만났는데, 뉘신지 통성명 할 시간이 없이 버스는 지나간다. 장군이 말을 타고 있는 동상인듯한데, 혹시 계백장군의 동상이 아닐지^^ ㅎㅎ

 

 

이날 버스로 이동한 거리는 약400km에 달하며 이식쿨 호수변의 마르코폴로 호텔에서 키르기스스탄의 수도인 비슈케크의 외곽에 위치한 골덴드라곤 호텔까지 이동시간은 약 7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대륙에서 이정도 거리라면 이웃동네로 마실 다닐 거리라고 하는데, 맞는 말인지, 틀린말인지, 말에게 물어볼걸 그랬나^^ ㅎ

 

 

수도권이라 그런지 주변에는 숙박시설물들이 우뚝 우뚝 서있는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객실을 배정받아 룸에 들어서니 시설물이 깔끔한게, 5성급호텔이라, 이곳 수준으로 보아서는 괜찮은 호텔같다. 이날은 기온이 많이 올랐는지 객실에는 공기가 더워서 가끔씩 에어컨을 작동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날 저녁식사는 호텔에 부설된 한국인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나라는 이슬람국가라서 돼지고기가 없는 나라인데,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에는 삼겹살이 나왔다. 오랫만에 고국을 떠나서 맛보는 삼겹살구이에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삼겹살에는 소주가 어울리는데, 이곳에서도 참이슬 소주로 소맥을 말아서 캬아~~ 좋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주변을 산책이라도 하려니, 안전을 위해서 가능한 호텔구역을 벗어나지 말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호텔주변을 한바퀴 돌아보니 특별한건 없다. 호텔 뒤편에는 커다란 수영장이 있는데, 저녁시간에는 추워서 수영장에 들어갈 입장이 아니기에 한바퀴 빙그르르 돌아서 객실로 쏘옥 들어간다.

 

이날의 일정은 오직 키르기스스탄에서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까지 이동하기 위해서 맟춤식 일정이다. 천산산맥이 가로 막지만 않았서도 이곳에서 하룻밤 유숙한 이유가 없을텐데~~ 이런 어려운 조건이 있었기에 더욱 값진 여정일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 여행 일정의 종반이라 이밤도 아주 안락하고 편안하게 스스르 잠이든다.

 

 

천상의 아침을 맞이하러 떠난 키르기스스탄 자전거여행 10일차

비슈케크에서 버스로 키르기스스탄의 서쪽 국경선을 넘어서 카자흐스탄 알마티공항으로 이동한다.

 

 

반응형

Posted by 털보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