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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아침 시간적 여유가 있어, 혼자서 천안의 성거산으로 답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주말이라 아내와 같이 가까운 산행이라도 하려고 다른 계획을 안잡았는데, 회사일이 바빠서 특근을 해야한다고 하면서 출근을 하더군요. 할수 없이 혼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는데, 별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천안의 성거산을 산행을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직까지 한번도 안가본 산이라,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정보를 수집하고나서 집을 나섰습니다. 언제라도 그렇듯이 산행을 하면서 그주변에있는 문화재들이나 유적들을 찾아서 답사하는것은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떠납니다. 요즘은 3시간 정도의 산행은 별다른 장비없이 그냥 물한병만 챙기고, 필수적으로 필요한 카메라만 챙기고 답사를 다닙니다.


아침 8시에 출발하여 목표를 천안의 성거산으로 잡고 가는길에는, 밤색의 안내판들이 여기저기 보이기에 그냥 치나칠수가 없더군요. 천안의 각원사, 성불사, 답사를 마치고나니 벌써 3시간이 지나가 버렸더군요. 시간은 벌써 11시. 따가운 여름햇살아래 노출되다보니, 가지고 나온 물이 얼마남지 않아서 생수를 한병 사려고 지갑을 찾았습니다. 늘 있던 곳으로 습관적으로 손이 갔는데~~ 문득 가슴이 뜨끔하더군요.


어! 내지갑! 주머니에 불룩하게 돌출되어 만저져야 하는데, 없는겁니다. 순간적으로 후다닥하고 온몸을 주머니마다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는데~~ 없더군요. 갑자기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골똘하게 생각을 해보니, 아침에 등산복으로 갈아 입으면서 지갑을 챙기지 않은겁니다. "이걸 어째"~~ 갑자기 마음이 불안해집니다. 그러나 잠시후 자동차 재털이가 생각나더군요.

"그래! 재털이에는 비상금이 몇천원 있을거야" 하면서 희색이 돌아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재털이를 열어보는 순간 실망이 가득하더군요. 늘 500원 동전과 100원 동전이 가득하면 7~8천원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얼마전에 다 써버린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몇개의 동전으로는 도저히 하루를 보낼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생수 한병이야 문제가 안되지만,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지? 제일 싸다는 자장면을 먹더라도 4천원은 있어야 하는데~~ 2천원도 안남았으니~~ㅠㅠ "점심도 쫄쫄 굶어야 한다는"~


일단은 성거초등학교입구로 진입해서 천흥저수지를 지나 성거산 입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1시간동안 정상까지 오르면서 인적이라고는 한명도 못만났는데, 정상에서 등산객을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더군요. 알고보니 알려지지 않은 등산로로 혼자서 올라갔더군요. 잠시동안 휴식을 취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고나서 하산을 하려고 하였더니~~ 조금전에 길을 알려주던 여성등산객 3명이 싸가지고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있더군요. 모른체 하산하려 하는데~~ 같이 식사하고 가라고 합니다.


사실 배가 고프지만 남자 혼자 끼여서 얻어 먹기도 쑥스럽기도 해서 사양했습니다. 그런데 왠지 3명 모두 한마디씩 하더군요. "같이 식사하고 가세요. 밥 넉넉하게 가지고 왔어요." 정말로 산을 좋아하고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이렇게 마음들이 후덕합니다.어차피 지갑이 없어서 점심도 굶어야 할 입장인데, 못이기는척 염치불구하고 그사이에 끼여서 점심을 정말 맛있게 얻어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나서, 이얘기 저얘기, 즐기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면서 산중간 지점까지 동행하신, 천안 직산에서 오신 아줌마 3분들 정말 고마웠고 오랫동안 기억할겁니다.

이렇게 성거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하니, 벌써 오후2시가 넘었군요. 하지만 기왕에 나선 걸음이라 천안의 우정박물관을 돌아보기로 생각하고 정문입구에 들어서니, 경비아저씨가 거수 경레를 하면서 신분증을 달라고 합니다. "박물관 가는데 신분증이 왜 필요하냐"고 했더니, 지식경제부 공무원 교육원에 부설된 박물관이랍니다. 지갑이 없다고 돌아갈수도 없고, 사정사정해서 방명록에 기록을 남기고 통과하는 불편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종일 답사하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지갑이 주머니에 없으니 마음이 항상 불안초조 하더군요. 이런가운데 집앞에 도착했으니 마음이 놓이는듯 했지만, 또 한가지 문제에 봉착됩니다. 우리아파트는 세콤카드 없이는 들어갈수가 없거든요. 아는집마다 호출을 해도 모두 외출했는지 대답도 않하더군요. 할수없이 문앞에서서 혹시 누군가 오기만을 기다리니, 오늘따라 인적이 뜸해 10분정도 문앞에서 기다리다가 들어가는 사람을 따라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의 긴시간을 주머니에 땡전한푼 넣지않고 다니기는 생전 처음입니다. 더구나 자동차를 타고 다니면서, 면허증이고 신분증 하나없이 다녀보니, 정말 불안초조해서 마음 편하지는 않더군요. "혹시 무슨일이라도 있으면 어떻게하지?" 이런 생각까지 하면서 하루를 우여곡절로 보냈습니다. 작은 방심으로 지갑을 챙기지 못해서 생긴 하나의 애피소드였지만, 마냥 웃어 넘길수만은 없는 일입니다. 이번일을 계기로 어디 나설때는 확실하게 지갑을 챙겨야 한다는 산경험을 한셈입니다.

재미있는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view on을 꾸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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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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