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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를 가든지 재미있는 지역의 일화들이 많이있다. 이번에 다녀온곳은 예전에 T.V나 책에서 보았던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은혜 갚은 꿩"의 전설이 전해오는 강원도 원주에 있는 상원사를 답사하였다. 상원사는 해발 1,182m에 위치해 있으며, 우리나라의 사찰 중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사찰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치악산 성남리 매표소에서 약 2시간 이상 걸어 올라야 상원사가 나온다.
이 상원사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고, 무착선사가 창건했다는 설도 있지만 어느 것도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사찰은 천년고찰로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특별히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보물이나 문화제가 별로 없다.

다만 상원사는 전설속에 나오는 "나그네와 꿩"과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근원지로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며 깊은산중에 오가는 인적을 맞이하고 있었다.
치악산 상원사 꿩의 전설은 우리가 어릴때부터 익히 알고 왔던 재미난  이야기중에 한토막인데, 예전에는 적악산이라 불렸으나 '은혜갚은 꿩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치악산(雉岳山)이 되었다는데, '치'자는 꿩 치(雉)자다.


상원사 매표소를 지나면 곧 바로 작은 도로가 연결된다. 좁은 도로 옆으로는 상원사에서부터 흘러 내리는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철철 넘처 흘러 시원함을 느낀다. 


상원사는 유일하게 자동차 도로가 없은 곳이다. 매표소를 통과하여 작은 외통길로 한참은 올라갈수 있지만, 그것도 중간쯤에서 도로의 종점이 나타나며, 이곳에서 1시간 이상은 등산을 해야만 상원사에 도달할수있다.


도로의 종점에서 상원사까지 올라가는 산중턱까지도 맑은 계곡물은 이어진다. 1시간이 넘도록 등산하여 도달한 절 앞에 바위틈에서는 시원한 샘물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상원사에 도착한 시간이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는데, 요사채 식당에서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저녁밥을 하는듯이 굴뚝에 하얀 연기가 피어오른다.


넓다란 반석위에 건물은 아랫층에서 받치는듯한 세워져있고, 아래층은 식당으로 사용하며, 2층 높은곳에는 난간대가 있는 요사채건물인 심검당이 보인다.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산신각도 가파른 언덕위에 바위를 깍아내고 좁은 공간을 확보해서, 아담한 건물을 동그마니 지었다.


동쪽 탑의 바로 앞에는 섬세한 불상의 광배와 연화대석이 있어 원래 이 절에 석불이 봉안되어 있었다. 조성양식으로 보아 신라말 고려 초인 900년 전후의 조각품으로 추정할 수 있다.


상원사의 창건과 동시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법당 앞의 석탑2기는 고산 사찰의 운치를 더욱 장엄하게 해주며 지방유형문화재 25호로 지정되어 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규모에 다포식 팔작지붕 건물이다. 창호는 빗살창으로 짜 각 각 사분합의 문을 달아 놓았다.


대웅전 앞쪽에 범종각이 자리하며, 그 앞은 바로 절벽이다. 범종각을 보니 문득 전설속에 나오는 꿩이 머리로 종을 쳐서 종소리를 내고 떨어져 죽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상원사는 천년고찰이라고 추정할뿐 이렇다할 유물이 별로 없어서 아쉬움이 더했다. 현재 종루에 있는 이 종은 중년에 제작한것으로 알려져있다.


범종각 안쪽에는 커다란 목판 액자가 있으며, 사찰의 유래를 담고 있는 설화도에는 전설속에 등장하는 깊은 산중 한채의 집에 구렁이가 나그네 몸을 감고있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대웅전 오른쪽 조금 위에 독성각은 앞면과 옆면 각 1칸씩이다. 독성각 왼쪽 앞에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여기에 관찰사 윤영신(1831~?)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범종각 옆에는 최근년에 전설의 근원지를 자세하게 설명한 치악산 상원사 '보은의 종 유래비' 가 새워져 있어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읽어 볼수 있었다.


- 치악산 상원사 보은의 종 전설-

경상도 의성의 한 나그네가 과거길에 올라 치악산을 지나던 중 어디선가 꿩의 비명이 처절하게 들려서 주위를 둘러보니, 커다란 구렁이가 꿩을 잡아 먹으려는것을 보고 나그네는 활을 당겨 구렁이를 쏘아 꿩을 구하여주고는 길을 재촉하였습니다.

산은 깊고 어두워 지는데 인가가 나타나지 않아 헤메던중 멀리 불빛을 보고 찾아가 문을 두드리니 한 여인이 반가이 맞는지라, 나그네는 하루밤을 지내게 되었습니
다. 얼마를 자다보니 잠결에 온몸이 답답하여 눈을 뜨니 커다란 구렁이가 온몸을 감고 "오늘 낮에 내 남편을 죽였으니 보복을 하겠다" 합니
다.

나그네는"살생하는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느냐?" 하고 반문을 한니, "그러면 이 절 뒤 높은 종루의 종을 세번만 울리면 살려주겠노라" 하여, 나그네는 몸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어쩔수 없이 죽기만을 기다리는데 갑자기 종루에서 희미하게 종소리가 세번 울리는 소리가 들렸습니
다.

그러자 몸을 감고있던 구렁이는 사라지고, 나그네는 신기하여 날이 밝기를 기다려 종루에 올라가보니 세마리의 꿩이 피투성이가된체 죽어있었습니다.그리하여 이때부터 적악산을 치악산이라고 불렀습니
다. 

- 출처:보
은의 종 유래비 비문에서
-



신라시대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상원사는 치악산 남쪽 끝 남대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치악산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하여 산사의 수렴경관의 아름다움과 멋 그리고 티끌하나 없는 투명한 물과 공기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상원사로 향한 발걸음은 자연이 주는 혜택보다도 인간과 동물간이 약속한 신의와 보은에 대한 설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기회가된다.

요즘은 대부분 사찰들은 자동차가 경내까지 들어가지만, 상원사는 해발 1,182m의 높은 산중에는 자동차 도로가 없다. 산중턱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1시간이상 산길을 오르다보면 온몸은 땀으로 목욕을 하게 된다. 세상의 순리를 알려주는 졸졸거리는 계곡물 소리를 벗 삼아 소롯길를 오르다보면 어느덧 상원사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사찰주변에는 다양한 기암들이 인간의 삿된 생각을 씻어주며 정답게 맞아주고 있다. 절은 100평 남짓한 반석위에 세워진 작은 몇 개의 전각들과 유물들만이 천년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절 앞에는 희귀한 계수나무 3그루가, 벼랑 끝에서 자라나고 있어 생명의 힘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은혜를 보답하고 신의를 지키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순수한 마음으로 새기면서, 산사의 대자연 속에서 인생사 다시한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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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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