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종주기 제6부 -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3,190m) 등정 성공

인원: 직장동료 8명
일정: 2010년 9월 23일~ 9월 27일(4박5일)
위치: 일본 알프스(야리가다케, 오쿠호다카다케) 종주

일본 북알프스는 주부 지방에 있는 히다 산맥(飛騨山脈) )의 별명이다. 나가노 현과 기후 현 및 도야마 현의 경계에 있는 히다 산맥을 "북 알프스"라고 한다. 모두 해발 2000m를 넘는 산들이 남북쪽으로 늘어서 있으며, 특히 아카이시 산맥에는 3000m를 넘는 산이 집중하고 있어서 "일본의 지붕"이라고 한다.

추석명절 이후 직장인들의 연휴기간을 이용하여, 산행을 아주 즐기는 직장동료 8명이 일본알프스 산행을 떠났다. 국내산은 해발 2천미터가 넘는 산이 없기에, 더욱 큰산을 올라보고 싶은하는 동료들이다. 원정산행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일본현지의 지인을 통하여 모든 일정을 예약하고 일본으로 향했지만, 언어소통이 안되는곳이라 일본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고생길에 접어든다.

특히 대원들 모두가 아직까지 겪어보지 못한 고산의 기압이 몸에 적응되지 않아서, 두통과 어지럼증, 그리고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는 신체적인 이상징후를 체험하게된다. 그리고 급변하는 기후로 인하여 옷을 수시로 바꿔 입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또한 너덜지대와 칼바위산을 철계단 사다리나 쇠줄을 잡고서 수직상승과 하강을 하다보니 한발 실수 하는날에는 인명과 직결되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2010년 9월 26일(일요일) 일본 북알프스에서 4일차 아침을 맞이한다.

AM 05:00
어제 하루는 최고의 체력소모와 위험한 코스를 모두 통과 하였기에 오늘은 조금 마음의 여유가 있를것 같다.그러나 새벽같이 산을 오르려는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소리 때문에 더 이상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모두 뒤척대가가 일어나서 하루의 일정을 준비한다. 그런데 화장실에 같다가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얼굴에 깜짝 놀랐다. 고산증으로 인하여 얼굴이 심하게 붓고 특히 눈이 퉁퉁 부어 있는것이었다.

AM 05:30
예정대로 아침 5시에 기상하여 배낭을 꾸리고나서 5시 30분에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창넘어로 들어오는 강렬한 햇살을 비치기에 밖으로 후다닥 달려나갔다. 해발 3천미터에서 처음보는 장엄한 일출이다.

산장의 식사는 엄격한 예약문화로, 수 백명이 식사를 하기때문에 시간을 분명히 준수해야한다. 이날도 산장식은 반찬될만한것은 없으니, 밥 한젓가락 떠넣고 된장국 한모금 마시고 하는 방법으로 아침식사를 마쳤다.

호다카다케 산장에서는 일본 북알프스의 최고봉인 호다카타케(해발3,190m)의 산줄기가 연결되어 급격하게 해발 상승이 시도된다. 최고봉을 오르려면 산장옆에 수직절벽을 곧바로 통과해야한다. 이미 식사를 마친 수 십명의 등객들이 절벽 오름을 시도하고 있다.

AM 07:00
그러나 수직절벽을 오르기란 쉽지 않았다. 체력이나 담력이 부족한 여성 등산객이 수직사다리를 오르지 못해서 벌써 30분이상 등산로가 정체되어 있다. 반드시 이 코스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뒤쪽에 수십명이 산장앞에서 길이 트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한참을 산장앞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길이 트이자 수직절벽을 힘겹게 올르니, 이번에는 온통 돌무더기가 흘러 내리는 가파른 너덜길이 나타난다. 강렬한 아침햇살을 받으며 정체된 수십명의 등산객들의 줄이 이어지고, 너덜길 바위 밟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만세! 드디어 일본 북알프스 최고봉 오쿠호다카다케(해발 3,190m) 등정 성공!

AM 07:30
어제밤 머무른 호다카다케 산장에서 멀지 않은곳에서 일본 북알프스의 최고봉을 만날수 있었다. 정상의 표지판은 좁은 공간에 돌담을 쌓아 올려놓아서 벌떡 일어나서 만세를 부르기는 불안한 공간이라 앉아서 만세를 불렀다.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은 가파르고 뽀족한 돌탑이라서 공간이 좁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한사람 올라가서 사진찍고, 내려오면 또 한사람 올라가고 이렇게 하다보니 사진 한장 찍으려면 한참씩 줄지어 기다려야 한다.

최고봉을 지나면 이제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어디를 둘러 보아도 숲은 보이지 않고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것 같은 바위산뿐이다.

높은 정상을 오른것 만치 이제는 내리막길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최고봉을 지나서 너덜길 바윗길 능선길을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쇠사슬이 길게 늘어져 있는 하강 코스로 수십 미터를 수직으로 하강하기 시작한다.

사방을 둘러 보아도, 앞뒤에 빼곡하고 보이는 것은 대부분 해발 2,800미터에서 3,000미터 높이의 고봉들이 우뚝우뚝 솟아 올라 고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골짜기와 골짜기 사이에는 찬바람이 소용돌이 치고 있어 만년설이 수십에서 수백평 정도로 남아있다.

이제 서서히 내리막길이 나타나지만, 어제처럼 위험한 구간이 아니라서 그나마 조금은 마음 편하게 한발한발 내려설 수 있다.

호쿠호다카다케를 지나서 마에호다카다케로 향하는 길에 조망되는 수십개의 봉우리와 칼날같은 능선길이 장엄하게 길게 늘어져 보인다.

수십개의 암봉들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지만 등산객들이 오르지 못하는 산이 대부분이며, 등산로로 지정된 길을 한발도 벗나나지 못한다.

대부분 산들이 바위돌을 한군데 솓아 부은듯 전체가 돌무더기 처럼 보이지만, 오랫만에 특이하게 돌출된 바위산을 만났다. 그러나 충격을 주면 금방이라도 솓아져 내릴것 같아서 편안한 느낌을 주지 못한다.

AM 09:00
최고봉 정상에서부터 몇개의 크고 작은 암봉을 오르고 내리다보니 벌써 해발 200m 이상 산 아래쪽으로 하강한듯 하다.

최고봉에서 2시간정도 상승과 하강을 하면서 이동하고나니 또 하나의 고봉인 마에호다카다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에호다카다케(해발 3,090m) 봉우리는 등산로에서 수직으로 상승되어 있으며, 산을 올랐다가 원점으로 복귀해야 하는 코스다.

마에호다카다케를 오르는 등산객들은 수직으로 해발100여미터를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야하기 때문에, 대부분 등산객들은 등산로에 무거운 배냥을 내려놓고 가벼운 차림으로 또 하나의 고봉을 등정하고 내려오게 된다.

마에호다카다케 정상을 오르는길은 약 30분정도면 오를 수 있지만, 온통 흘러내리는 너덜지대와 바위틈을 비집고 오르게된다.

마에호다카다케 정상이 눈앞에 보인다. 정상은 다른 고봉에 비해서 드넓은 너덜지대 바위돌을 깔아 놓은듯 광활하게 보인다.

만세! 드디어 일본 북알프스의 네번째 고봉인 마에호다카다케(해발 3,090m) 정상에 우뚝 섰다.

아직까지는 오전 시간대지만, 이날은 정말 기상조건이 온화했다. 아침에 출발할때는 추워서 방한복장으로 나섰지만, 두시간도 되기전에 춘추복장으로 바뀌었다. 바람은 불었으나, 날씨가 쾌청하여 산 정상에 오르니 멀리까지 뚜렸하게 조망되었다.

사진의 뒤쪽에 제일 뽀족한 봉우리가 어제 아침에 우리가 등정한 야리가다케(해발 3,180m) 의 봉우리의 장엄한 위용이 뚜렸하게 조망된다. 거리상으로 15km도 안되는 거리를 하루 한나절이나 걸려서 이곳에 있기에 크게 멀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야리가다케에서 이곳까지 이동하던 어제 하루는 정말 위험하기 짝이 없는 바위절벽을 오르내리며 힘든 산행을 하였기에 오늘의 일정은 그나마 마음편한 산행이다. 오늘 이시간부로 일본 북알프스의 3천미터급 4개의 고봉 등정에 성공한 순간이다.

산은 오르면 반드시 내려가야하는 이치에 따라, 오후일정은 급격한 해발 하강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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