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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을 하면서 얼마전 금강을 종주하고, 7월 25일에 한강종주를 했다. 욕심 같아서는 서해갑문에서 시작해서 부산을숙도까지 한번에 달려보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직장인으로서 여러가지 제약조건 때문에 시간이 허용되는 날짜를 이용했다. 7월말일은 대부분 직장인들이 여름휴가를 떠났을 아주 더운날이였다.

여름휴가기간이지만 4대강 국토종주를 함께 하겠다는 직장동료 2명과 함께 이번에는 부산에서 시작해서 낙동강종주를 시작했다. 때는 7월 29일(일)밤 우리는 천안에서 10시경에 출발하는 부산행 무궁화 열차에 자전거를 싣고 떠났다. 물론 KTX를 이용하면 시간도 절약되지만, 낙동강하구둑에서 가장 가까운역이 구포역이기 때문에 무궁화열차가 편했다.

기차표를 예매하면서 미리 자전거 보관장소를 생각끝에 열차의 맨 뒷좌석을 각각 한자리씩 선택했다. 기차의 맨 뒷좌석의 뒷쪽은 자전거 한대쯤 보관할 공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명은 부득이 조금 떨어진 좌석에서 통로쪽을 선택했다.

새벽 2시쯤 구포역에 도착한 우리는 역구내에서 자전거를 조립하고 역사를 빠져 나왔다. 그리고 구포역앞쪽에는 아직까지 해장국집들의 조명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우리는 간단하게 순대국밥으로 야식을 한그릇씩 먹고 머나먼 여행길 떠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야식을 먹고 새벽3시쯤에 구포역을 출발해서 자전거길을 찾기위해 방향만 잡아서 도로변을 한참 달려도 자전거길이 보이지 않았다. 할수 없이 두리번 거리다가 뚝방길을 올라가 보았더니 예측대로 자전거길이 틀림없었다. 자전거길에 들어선 우리는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까지 약15km를 달려가서 긴 여행을 알리는 인증샷을 한장씩 찍고나서 곧바로 츨발했다.

구포역에서 하구둑까지 달려가서 인증을 마치고, 다시 구포역을 지나서 양산물문화원까지는 벌써 50km를 달린셈이다. 출발할때는 어둠속에 달렸는데 양산문화원 인증센터에 도착할때는 벌써 환하게 날이 밝아 오기 시작했다.

어둠이 걷히고 양산물문화원을 지나 강변의 긴 다리를 건너면서 바라보는 낙동강은 어느곳보다 드넓게 보이고, 자욱하던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드넓은 강의 맑은물이 유유히 흐르는 풍경을 감상하면 힘차게 페달링하고 있었다.

날이 밝아오자 점차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 쪼이기 시작하자 점차 얼굴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히지만, 다리는 자동으로 페달링된다. 얼마만큼 달리다보니 큰강을 건너는 다리가 연속적으로 3개가 보이는곳을 지났지만 다리 이름은 잊어버렸다.

낙동강 강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강변도로는 마치 고속도로를 달리는듯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이어지고..........

황량한 들판을 한없이 달리는것 보다는 그래도 강변을 끼고 강물을 바라보며 달리는것이 훨씬 시원스럽게 느껴지는데..........

새벽 3시에 야식을 먹고 4시간을 넘도록 달려왔으니 이제 배가 고파오기 시작한다. 어디 그늘을 만나면 아침을 먹고 가자고 한것이 오랫만에 그늘을 지워주는 쉼터를 만났다. 자전거도로 주변에는 먹거리가 없다는 정보을 입수하고 미리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아침햇살을 받으며 낙동강 줄기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계속해서 달리고 있는가운데, 거대한 연밭을 볼 수 있었다.

황량한 들판을 두고 뚝방길따라 길게 늘어진 자전거 도로에는 우리 일행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멀리 새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 모두들 환호성이다. 우와! 엄청나게 긴 다리가 보인다............

무슨 다리인지 금방 스치고 지나갈때문 다리 이름을 기억했지만, 수십시간의 긴 라이딩을 하다보니 다리이름은 대부분 잊어버렸다. 아무튼 엄청나게 긴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강변길을 따라 계속 달리고 있었다.

이제 12km정도만 달리면 창녕함안보를 만날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진다. 이렇게 강변길을 따라서 계속 올라가다보니 시멘트포장길 양옆으로는 코스모스길이 조성되어 있었고 계절도 없는 코스모스가 활짝피어 있어서 꽃구경하면서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서 한참을 달리다보니 이상하게 자전거도로에 자동차, 오토바이, 경운기가 보이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도로의 끝에 도착해서야 길을 잘못들었다는것을 알았다. 강건너길을 가야만 함안보가 나오는데, 강을 건널 방법은? 점프??

어쩔수 없이 5km정도 오던길을 뒤돌아 가야했으니, 왕복 10km는 알바구간...........ㅋㅋ. 그래도 즐겁게 코스모스 꽃길을 달렸으니, 그것으로 위안삼아........모두들 웃으면서 달리다보니, 드디어 창녕함안보의 풍경이 눈앞에 조망된다.

창녕함안보의 다리를 건너야 관리사무소와 인증센터가 있다. 인증센터에서 스템프를 찍고 돌아서니 얼굴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무서운 햇살이 강하게 내리 쪼이는데, 식수는 떨어졌지만 매점을 찾을수가 없어 관리실 정수기에서 물병을 채우고 떠났다.

함안보를 지나서 가는길은 이렇게 동네 뒷동산을 올라가는 급경사 자전거 도로도 있다. 하루종일 자전거를 타야하는 사람들이 굳이 힘들게 언덕을 오를 자신이 없기에 내려서 모두 끌고 올라가지만 급경사로 끌바도 쉽지는 않았다.

끌바구간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니 이색적인 노란색 철교와, 바로 그옆에 나란이 놓인 자전거전용 철교를 신나게 달려본다.

시간은 오전10시경이지만 한여름의 폭염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마을의 느티나무 아래에서 만난 한명의 라이더에게 힌트를 얻는다. 우리와 반대방향에서 왔는데, 적포에서 이곳까지 큰산을 넘고 넘어서 끌바를 했는데, 3시간이나 걸렸다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서 이 마을에 사는 어르신에게 적포까지 가는 우회도로를 알아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지도를 통해서 우회도로를 찾아서 지방도를 돌고 돌았다. 사실 지방도의 산을 두개정도 넘었지만 그런대로 자전거 타기에는 큰 무리는 아니였다.

지방도를 따라서 우회해서 계속해서 달렸더니 드디어 우리의 1차 목적지인 적포교가 눈앞에 들어오자 모두들 환호를 질렀다. "우와! 적포교가 보인다." 험난한 자전거길 코스는 면했지만, 이곳에 도착하니 1시간 30분정도 걸렸다. 그래도 절반은 절약한 셈이다.

적포교를 건너면 적포삼거리가 나오며, 그곳에서 자전거길을 만날 수 있는곳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숙소를 정하고 한낮의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기로 생각했던 곳이다. 이곳은 출발전 미리 로드뷰를 통해서 기억했던곳이라 적포삼거리가 눈에 익었다.

준비해간 김밥으로 아침을 대충 먹은지 5시간 정도 지난 12시경에 적포삼거리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갈증을 견디지 못하고, 우선 시원한 메뉴로 먹자고 했다. 시원한것이 뭐 있을까? 두리번 거리다가 주변의 횟집에 들어가서 물회를 곱배기로 주문해서 배가 빵빵하도록 먹고나니 그동안 피로가 몰려오기 시작하면서 졸음이 솓아진다.

적포삼거리 자전거길 주변에는 다른곳에서 볼수 없었던 숙박업소와 식당들이 있어서 국토종주 라이더들에게 휴식장소가 되고 있었다. 우리는 자전거를 보관하기 좋은 숙박업소를 찾다보니 강변모텔에 투숙했다. 주인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자전거를 창고에 넣어서 잘 보관해 주시고, 땀에 젖은 옷까지 모두 세탁해서 뽀송뽀송하게 말려 주시니 이처럼 고마울수가........

어제밤을 새워서 한잠도 못자고 을숙도에서 이곳까지 달려왔으니, 잠이 솓아지는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숙소에 들어가자 에어컨을 적당한 온도로 셋팅하고 곧바로 잠이들었다. 얼마후 코를 골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일어나고 오후5시에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우리가 묵은 숙소 바로 앞에 나가니 부산회가든이 있었다. 우리가 점심을 먹을때만 해도 더위에 견디지 못해서 무조건 차가운 음식만 찾아지만, 저녁식사는 따듯한 음식으로 먹기로 하고 메기매운탕으로 저녁식사를 했다.

저녁밥을 먹고나서 출발준비를 서둘러했다. 아직도 갈길이 멀기 때문에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기도 했다. 숙소에서 오후6시 30분경 출발했지만 한여름 햇빛은 아직도 따갑기만했다. 그러나 멀지 않은곳에 합천창녕보가 보이기 시작했다.

합천창녕보를 지나서 달성보까지는 38km로 계산상으로는 약 2시간이면 충분한 시간이지만, 자전거길에 쉽지않은 난코스인 다람재와 무심사재라는 험난한 코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미리 지도를 숙지하고 우회도로를 돌아서 험한길은 가급적 피했다.

달성보에 도착하니 벌써 시간이 밤 9시가 가까워오기 시작했고, 다른곳에서 볼수 없었던 화려한 조명이 눈길을 끌었다. 달성보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화려한 조명빛을 배경으로 몇장의 사진을 찍고 우리는 밤새워 달리기 시작했다.

벌써 상주보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잊지못할 달성보의 조명은 화려했지만, 강정고령보, 칠곡보, 구미보, 낙단보, 4개의 보를 통과하면서 인증센터에서 스템프만 찍었다. 하지만 대부분 보가 심야시간이라 그런지 조명이 거의 없고 시커먼 다리발의 풍경만 기억나게 했다.

상주보에 도착하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하고 아련하게 일출이 떠오르면서 상주보의 물결에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 연출되었다. 이렇게 우리는 또 하룻밤을 지새우며 국토종주라는 목적지를 향해서 달리고 또 달렸다.

상주보를 지나서 상풍교 방향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을 달리고 있지만, 마주오는 자전거도 한대 없고 뒤따라 오는 자전거도 물론 없었다. 그런데 자전거길에서 만난 하얀지붕을 씌운 다리가 보이고, 이름하여 경천섬이라는 표지석이 보인다.

경천섬을 지나서 상주지역의 지나가면서 보이는 다리난간에 설치된 자전거타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상주는 일찌기 자전거와 인연이 깊은 곳이라 그런지 바로 옆쪽에는 자전거박물관이 있다는 안내표지판도 보인다.

상주 상풍교는 낙동강의 발원지인 안동댐으로 이어지기도하지만, 국토종주를 하는 라이더들은 새재길인 문경불정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삼거리 지점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낙동강종주 보다는 국토종주를 먼저 하겠다는 욕심에 문경불정역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새재길의 종점인 충주탄금대 까지는 약100km정도 남았다. 하지만 문경의 자전거길 주변은 황량한 들판으로 이어지고, 마을길과 끝없는 농로를 통과하면서 이제는 아침먹을 곳을 두리번 거리다가 발견한 반가운 소머리국밥집이다. 우리는 우선 국밥을 한그릇 시켜놓고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 여기서 계속 진행할것인지 아니면 문경에서 휴식을 취할것인지..........

우리는 이틀째 밤을 새워 잠을 못자고 이곳까지 왔기에 피로가 누적되어 잠이 솓아지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벌써 몇시간전부터 졸면서 여기까지 왔고, 또 한 동료는 이제부터 졸려서 못가겠다고 한다. 한 두 시간이라도 숙소를 잡아서 잠을 자는게 소원이였다. 그럼 문경시내 모텔에서 잠시 잠을 자고 출발하자고 결정을 내리고 막걸리를 한잔씩 마셨다.

그러나 도로변 식당에서 자전거라이더들을 많이 접해본 주인장이 조언을 한다. 여기서 잠들면 오늘 충주까지 가기 어려울거라고......... 조금 있으면 더워서 움직이기 더욱 어렵고........ 차라리 몇시간 더 고생하더라도 진행하는것이 나을것 같다고.......거기에 공감한 우리는 얼음을 물통에 가득 채워넣고 새로운 마음으로 각오를 다지면서 다시 출발했다.

그러나 어느순간이 지나자 졸음이 달아나고 다시 원활하게 라이딩을 할수 있었다. 문경불정역은 폐철로 구간으로 이곳에는 열차펜션과 레일바이크를 즐기는 관광지지만 거의 인적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더운 날씨에 우리는 드디어 문경불정역에 도착했다.

이제 문경불정역에서 문경새재와 이화령휴게소 까지는 불과 22km지만 이제 지칠만큼 지친 라이더들에게는 큰 부담이였다. 사실 새재길은 별로 힘들지 않게 올랐지만, 이화령 옛길은 오전부터 내리는 폭염에 지열과 주변에 풀냄새가 올라와서 숨이 막힌다.

이화령 옛길은 구비구비 돌아서 약3km정도의 오르막이지만 중간중간 그늘을 만나면 몇번을 쉬어가면서 올랐다. 정상에 오르니 수년전 이곳을 지나던 생각이 떠올라서 돌아보니 여전한 풍경이였다. 더위에 지친 우리는 휴게소에 들어가서 시원한것만 찾았다. 그리고 잣국수를 주문해서 국물과 얼음조각까지 삼키고 배가 빵빵하도록 먹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법이다. 이화령정상에서 수안보온천으로 향하는길은 구비구비 내리막길부터 시작된다. 올라올때 고생한만큼은 보상 받아야하기에, 최고속도로 이화령을 내려갔다. 가슴이 뻥뚤리는 기분이였지만, 수안보온천으로 가는 길은 또 오르막길이 나타나니, 우리는 체력손실을 줄이기 위해 힘든 구간은 내려서 끌바를 했다.

수안보온천에 도착했지만, 폭염에 지친 우리는 사진한장 찍을 힘도 없이 모두 주져 앉아 있었다. 그저 시원한것 뭐 없나하고 마트에 냉장고를 뒤진다. 우리가 필요한 얼음생수를 벌컥벌컥 실컨 들이마시고 나서야 정신이 든다. 벌써 오후 1시 넘었으니 한창 폭염이 내릴 시간이다. 하지만 충주탄금대까지 약28km 남았다는 희망을 가지고 출발한다.

이제 남은 거리는 제발 오르막이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수안보온천에서 출발했는데, 다행이 가벼운 내리막길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는데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는게 아닌가........설마........ 거기에다가 뒷바람이 가볍게 불어주니 시속 30km 정도는 가볍게 달릴수 있었으니, 이게 무슨 행운이란 말인가.......정말 힘들지 않고 충주까지 고고싱~

충주탄금대에 도착하니 오후3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실 지나친 욕심때문이였지만..... 도착해서 속도계를 보니 주행거리가 446km였다. 총소요시간은 36시간이였고, 전일 주간에 6시간의 휴식시간을 제외하면 30시간을 연속으로 움직이고 있었다는 결론이다. 아마 우리들의 자전거 역사에 최장시간 라이딩기록으로 영원히 기억할것이다. 국토종주 만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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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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