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4일만에 지리산 둘레길 일주를 마치고, 다시 남원으로 돌아와서 기차를 타고 귀가를 하기로 했다. 지리산 둘레길 일주를 하면서 강행군을 한탓에 그나마 토요일은 일찍 남원까지 들어올수 있었다. 아직 예매한 기차시간은 여유가 많기 때문에 광한루원을 구경하기로 했다. 남원의 광한루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지만, 아직도 구경을 못했으니 잘됐다고 생각했다.
남원광한루원은 강변도로변에 인접해 있어서 찾기가 수월했다.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려고 하니, 자전거는 출입이 안된다고 한다. 어쩔수 없이 출입구에서 관리인에게 대문옆에 세워두고, 잘봐달라고 부탁해놓고, 입장을했다.
청허부는 광한루원의 정문이다. 이 건물은 1971년 최봉채 남원군수가 경역을 확장하면서 신축한 건물로, 하늘의 옥황상제가 사는 달나라 옥경인 광한청허부를 상징하므로 옥경을 들어가는 문이라는 의미로 청허부라 했다는데.......
광한루에 입장해서 앞쪽을 조망해보니, 넓은 벌판에 잔듸밭이 조성되어 있고, 우거진 나무숲은 더욱 시원함을 느끼게한다. 그리고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완연한 가을날씨처럼 하늘이 드높고 파란빛이 유난히 진하게 보인다.
완월정은 지상인이 달나라를 즐기기 위하여 전통 조선식 누각을 세워 광한루원의 절경을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으며, 해마다 이 누각 수중무대에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속 축제인 춘향제가 열리고 있는곳이다.
영주각은 관찰사 정철이 주도한 광한루 확장 공사시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그 후 1963년부터 경내가 확장, 정화되면서 1965년에 36회 춘향제를 준비하면서 지금과 같은 단청이 되었다는데, 연못을 가로지르는 다리도 운치있어 보인다.
춘향사당은 1931년 일제강점기에 남원의 유지들이 주축이 되어 권번의 기생들과 힘을 합하여 민족의식 고취와 춘향의 절개를 이어받고자 설립하고 제사를 지내게 되었는데, 이곳에서 기원을 하면 백년가약이 이루어 진다고 한다.
광한루는 사방으로 한바퀴 돌아보면 보는곳에 따라서 모양이 달라보이고, 사방으로 현판이 다르게 걸려 있다. 광한루원에서 오른쪽으로 돌면서 보니, 이곳에는 호남제일루라는 현판이 보인다.
하늘나라 오작교의 전설을 지상에 펼쳐놓은 것이 광한루원의 호수와 오작교다. 그래서 오작교는 까마귀 오(烏), 까치(鵲), 다리(橋)자를 쓴다. 하늘나라 견우과 직녀의 사랑은 신분의 벽을 뛰어 넘은 이도령, 성춘향의 사랑과 흡사하다하여........
광한루와 오작교는 전설과 사랑이 어우러져 있어, 춘향이가 단오날 그네를 뛰는 것을 광한루에 올라앉아 이도령이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것처럼 사랑하는 연인들의 다리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오작교 옆에 연못뚝 위에는 커다란 자라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자라바위가 있는데, 여차여차한 자라바위의 전설이 전해진다. 하지만 많은것은 기억하다보니 잊어버리고, 자라등에 관광객들이 많이 앉아서 반짝반짝 빚나는것만 기억난다.
광한루는 황희 정승이 남원으로 유배되어 왔을 때 "광통루"란 작은 누각을 지어 산수를 즐기던 곳이다. 이후 세종때 하동 부원군 정인지가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광한루'라 바꿔 부르게 되었다. 광한은 달나라 궁전을 뜻하는 말로, 춘향과 이몽룡도 바로 이곳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맺게 되었다는데.......... 현재는 보물 제 281호로 지정되어있다.
이번에는 춘향관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춘향관의 내부에는 춘향과 몽룡의 유명한 시가 눈에 띄인다. 그리고 춘향의 얼과 수절 정신을 민족혼으로 오래 기리고자 춘향의 일대기를 9폭의 대형 화폭에 담은 그림이 이색적이다.
방자야! 저쪽에 그네뛰는 처자가 너무 아름답구나^^
우리 도련님이 춘향아씨와 데이트를 한번 하고 싶다는구먼유^^
춘향씨! 내가 평생 잘해줄꺼니까, 나하고 같이 사는것이 어떻겠소.
몽룡씨! 과거시험에 꼭 합격해서 돌아오셔야해용.
전 이미 점찍어둔 사람이 있어서 사또의 수청을 들수 없아옵니다.
고얀것 같으니~ 내말을 안들어주는 댓가가 어떤지 맛좀봐라.
이렇게 낙향을 하고나니 춘향씨 얼굴 볼 면목이 없구려.
암행어사 출두여! 이 탐관오리를 당장 포박하여라.
춘향씨! 고개를 들어보시요. 바로 내가 몽룡인게라^^
춘향관에서 9폭의 그림을 둘러보면서 예전에 우리가 읽었던, 춘향전의 스토리가 머리속에 고스란히 그려지면서, 소설의 힘도 이렇게 크다는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그리고 다시 발길을 돌려 이번에는 월매집으로 들어간다.
월매집에 들어가면 전형적인 시골집 모습이지만, 월매의 집만 공개되는것이 아니고 행낭채에 방자의 모습까지 보이니 의아하다. 그리고 옛선인들의 생활상을 그대로 볼수 있는 방안의 모습이 그대로 제현되고 있다. 월매집을 돌아보고 밖으로 나오니 이제는 고전에서 벗어나서 현실로 돌아온것 같다. 그네 체험장에서 현대인들이 그네뛰는 모습이 보이는걸 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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