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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30일(화) 트레킹일정
탱보체(3,860m) - 팡보체(3,930m) - 소마레(4,010m) - 페리체(4,270m) - 트레킹 거리:8.52km - 이동시간: 3시간 40분 - 난이도: 중

칼라파트라 트레킹을 시작하고 5일차에 접어들었다. 이날도 어김없이 6시에 기상해서 7시에 식사를 하고 8시에 트레킹을 시작했다. 하루의 일정은 이렇게 시간을 정해서 규칙적인 활동을 하지만, 롯지 생활은 저녁식사를 마치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새벽같이 일어나서 활동을 시작하게된다. 매일 밤마다 비가 많이 내리지만 이날 아침에도 날씨가 아주 청명했다.

아침 8시부터 트레킹을 시작해서 이날도 수직고도 400미터를 상승하면서 해발 4,300미터인 페리체까지 가야한다. 날씨는 청명하고, 어제 오후에 가벼운 고산증으로 체력저하를 느끼던 대원들은 밤에 체력이 회복되어 가볍게 트레킹을 시작한다.

계곡을 오른쪽으로 조금 멀리 두고 오르는 등산로는 아직까지 편안하게 걸을 수 있었다. 다만 다른지역보다 특이하게 눈에 띄이는것이 있다면, 시골의 다랑이 논 처럼 둘러쳐진 돌담장의 길이를 연결한다면 수 천 미터에 이를것이라는 생각이다. 이 돌담장들은 자기의 농장 영역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짐승들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서 쌓은 울타리라고 한다.

이날 오전에는 가스가 모두 날라가고 청명하게 하늘이 트이자 보이지 않던 빙산들이 눈앞에 우뚝 솟아 올라 하늘을 찌를듯 하다. 히말라야 산들은 참으로 경이롭게 생각드는것은 보이지 않던 산이 갑자기 나타나고, 또 갑자기 사라지고, 6천미터급 이하의 산들도 나름대로 각각 소중한 이름이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산이름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날 오전의 트레킹은 길이 원만하기에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우측으로 작은 계곡을 끼고 산중턱의 길을 따라 구비구비 오르는길은 따가운 햇살이 온몸을 애무한다. 대자연의 오묘함은 여기서도 느끼면서, 해발 4천미터가 넘으면 숲이 자라지 못하고 바닥에 깔린 작은 수풀만 자라기 때문에 사람들을 가려줄 나무가 전혀 없는 벌판길을 걸어야했다.

이곳까지 오면서 산밑에 "엄홍길휴면스쿨" 30분 거리에 있다는 표지판을 보았는데, 이곳에서는 20분 거리에 있다는 안내판과 함께, 산으로 오르는 길이 선명하게 보였다. 텔레비젼 방송에서 얼핏 본적이 있는 그곳이 바로 이곳에 있단 말인가?

이날은 트레킹은 고도가 높아지자 주변에 나무가 없기 때문에 몇시간이고 뙤약볓 아래 똑같은 풍경을 보면서 걸었다.

이 지역은 다른곳보다 주변에 롯지가 별로 없는것이 특징이다. 한나절이 가까워질때 우리는 소마레 지역의 낮설은 롯지에 도착해서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우리의 일정은 식사시간에 기본적으로 1시간 대기에 30분 휴식이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셈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정처없이 떠나는 나그네들의 길은 더욱 더 황량한 벌판을 걷게 된다. 오전에는 등산로 주변에 계곡도 있고 풀도 있었지만, 오후에 가는길은 드넓은 벌판에 보이는것은 땅바닥에서 자라는 작은 나무와 바위돌만 보인다. 이런 벌판길에서 어쩌다 보이는 야크라도 한마리 보이면 신기한듯이 모두들 카메라를 들이댄다.
 

계속되는 벌판을 가로질러 아련하게 보이는 길을 따라 걸으면서, 우리는 마치 향나무 정원길을 걷는듯한 착각을 하기도 한다. 넓게 보면 벌판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모질게 자란 나무들이 마치 분재처럼 소복보복 아름답게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계곡물을 따라서 걷다보니 한결 시원한 느낌이 든다. 저 멀리 파란색 지붕이 아련하게 보이는곳이 오늘 우리가 하룻밤 유숙할 페리체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2km가 넘는 거리다.

드디어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하룻밤 유숙할 페리체마을에 도착했다. 오늘은 따가운 햇살아래 하루를 걸었더니, 모두들 지친표정이였다. 그런데 롯지 입구에는 우리의 카고백을 등짐한 좁교들이 벌써 도착해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도착직후 모두들 방을 배정받아 들어가 보니, 비록 얇은 판자집이지만 침대위에 깔려있는 담요는 포근하게 보였다. 그동안 놋지생활을 했지만 이부자리도 시원찮아서 침낭속에서 불편한 잠을 청했지만, 이곳은 이부자리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몇일동안 놋지 생활을 하다보니 이제는 카고백에서 필요한것은 넣고 빼는것은 숙달이 되어서 쉽게 정리가 된다. 카고백에서 야간에 필요한 물건을 꺼내서 정리해두고 대부분 식탁이 있는 곳으로 모여든다. 여기저기 환경을 살펴보니, 세계각국의 화페가 붙어있는 게시판이 보이는데, 유일하게 한국돈이 없다고 한 대원이 천원짜리를 꺼내서 주인한테 붙여달라고 한다.

오늘도 역시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모두들 출출해 할때, 주인 아줌마가 감자를 내왔다. 감자를 보니 정말 못생기고 크기도 작아서 손이 덥석 가지는 않지만, 성의를 생각해서 한개 맛을 보았다. 하지만 이곳에서 재배하는 유일한 농작물로 귀한 식량이지만, 귀한 손님들이라고 큰 마음먹고 내어 준것이니 고맙다고 한마디씩 인사를 했다.
 

아직까지 고도 적응을 위해서 트레킹을 길게 잡지 않기 때문에 하루 일정이 끝나면 시간이 충분히 남지만, 롯지생활은 할일이 전혀없다. 고산트레킹을 하면서 산악대장이 지시하는 금기사항을 보면, 첫째가 금주, 둘째가 세면금지기 때문에 할일이 없다. 할일없이 어정거리고 돌아 다니다가 들판에서 야크라도 만나면 즐거워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댄다.
 

저녁식사 시간을 기다리면서 앉아 있으니 졸음은 쏟아 지는데 고도적응을 하려면 잠을 자면 안된다는 대장의 명에 따라서 페리체 마을을 한바퀴 돌아 보았다. 공간만 있으면 수백미터의 길이로 둘러쳐진 돌담장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무슨 중요한 영역이기에 이렇게 많은 돌을 쌓아 올리느라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이곳 사람들은 야크배설물을 모아서 물로 반죽한 다음에 다시 넓적하게 모양을 만들어 말린다음에 난로에 연료로 사용한다. 이날도 지나가다가 보니까 장갑도 없이 맨손으로 야크배설물을 반죽해서 바닥에 두들기며 모양을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저녁밥을 먹고나도 아직까지 해가 떨어지지 않았는지 환하게 밝았다. 그대로 방에 들어가면 잠이 드니, 고도에 적응하려면 밖을 걸어 다니라고 대장이 지시한다. 몇명이 밖에서 어정대고 있다가 마을 구경을 하자고 뒷산으로 올라가기로 했다. 롯지에서 바라 보이는 뒷산은 아주 가파른 산이지만 작은 소로길이 아련하게 보이기에 길을 따라서 올라가니 계속 연결이 되었다.

롯지가 해발 4,300미터인데, 이산을 오르면 아마도 수직고도 200미터는 상승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천천히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조금씩 조금씩 오른것이 정상까지 올랐다. 정상에는 좌우로 갈림길이 있기에 좌회전해서 능선길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가스가 몰려오기 시작한다. 어둡기전에 빨리 돌아가자고 서둘러 내려 오는데,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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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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