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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2일(금) 트레킹일정
페리체(4,270m) - 팡보체(3,930m) - 남체바잘(3,440m) - 트레킹 거리:18.4km - 이동시간: 5시간 45분 - 난이도: 중간

페리체의 하룻밤은 전날에 비하면 조금 편안하게 잠을 잔것같다. 전날밤 고락셉에서 고산증으로 고통스럽던 밤을 생각하면서 오늘밤은 육신을 편히 잠들게 해달라고 믿지도 않는 신에게 부탁하고 싶었다. 히말라야 날씨는 매일 리듬을 타듯이 같은 일정이 반복된다. 오후부터 밤까지는 어김없이 비가 내리지만,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랫느냐는 식으로 화창하게 맑은날씨다.

이제 정상정복을 마치고 하산길에 접어든 우리는 뭐하나 답답한것은 없다. 두리번 두리번 사방을 조망하면서 걸음을 내딧으면 계속해서 고도가 낮아진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틀전 오르던 똑같은 길을 걷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사진을 찍을 일이 거의 없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면서 등반로 주변에서 우리는 수 많은 공사현장을 보았으나 한결같이 공법의 기본은 석축공사다. 주변에 보이는 돌담장, 등반로, 농장, 건물벽, 하천주변, 온통 돌을 이용해서 정교하게 쌓아올린 모습을 본다. 그리고 히말라야 전역이 요즘은 비수기지만 성수기에 대비해서 수 많은 놋지들이 개축과 신축이 이뤄지는것을 볼 수 있었다.

이틀전 고락셉을 오를때 소마레의 소남레스토랑에서 우리가 앉아서 점심을 먹던 그 자리를 연상해 보면서 지나간다.

벌써 해발고도가 많이 낮아진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등산로 주변에 수풀의 형태가 약간씩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숲이 없는 벌판길에는 고산의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지만, 그래도 계곡물이 흐르는 풍경만 보아도 시원스럽다.
 

상행길에 만났던 엄홍길 휴먼스쿨 표지판이 보이자 한국인이 이곳에서 어떤 학교를 건립했는지 궁금해서 대장에게 긴급 제안을 했다. 엄홍길스쿨을 들려서 가는것이 어떻겠냐고......그러나 그동안 트레킹에 지쳤는지 호응하는 대원이 거의 없다. 그러자 대장은 희망자만 별도로 들렸다 오라고 하니까 총4명이 나서기에 가이드와 함께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학교로 가는길은 트레킹로에서 좀 더 고도를 높여서 오르기 때문에 아랫마을의 집들과 들판이 한눈에 아름답게 조망된다.

약20분정도 산길을 오르자 외딴 산중에 바로 엄홍길 휴먼스쿨이 있었다. 넓은 운동장은 없지만 작은 공간에는 미끄럼틀과 시이소가 보인다. 그리고 그 주변에서 아이들이 구슬치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어릴때 그시절이 생각나게 한다.

휴먼스쿨의 건물은 4개의 동으로 ㄷ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비탈진 지형을 이용해서 돌담도 쌓고........

학교의 교실을 슬쩍 들여다보았더니, 1960년대 우리가 사용하던 책걸상과 같은 목제 책걸상이 드문드문 배치된곳에 아이들이 무었인가 열심히 쓰고 있었다. 잠시후 건장한 사람이 밖으로 나와서 우리일행을 지켜보고 있기에, 가이드에게 누군가 물었더니 학교선생님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 시험치는 날이라고 하기에 방해하지 않으려고 언른 운동장으로 나갔다.

운동장에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니 어린아이부터 조금 더 큰 아이까지 연령층이 다양한것 같은데, 각자 놀기에 바쁘다.

일행중 한명이 배낭을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사탕을 한줌씩 주면서 나눠 먹으라고 하니까, 아이들은 서로 욕심을 채우기 바쁘다. 그러자 한개씩 골고루 나눠 준다고 하니까, 고사리같은 까만손을 한꺼번내 내밀었다, 들어갔다, 하는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갑자기 어디서 왔는지 아이들이 몰려들고,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이 몰려들어 진땀을 뺐다.

휴먼스쿨이 있는 곳에서 내려다 본 팡보체 마을은 산중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것같다. 이곳은 등산로 주변에 있는 놋지와 개념이 다르게 농사를 지으면 살고 있는 주민들의 주택인듯보인다.

팡보체 휴먼스쿨을 뒤로하고 마을을 지나서 한참 걷다보니 아랫쪽으로 트레킹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길을 따라 고개마루에는 팡보체 마을로 들어서는 빨간색 지붕은 마을관문이 보인다. 우리가 등산로를 벗어나서 엄홍길휴먼스쿨을 답사 했지만, 고도만 높여서 수평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소요시간은 30분정도 더 걸린것 같다.

요즘은 비수기라서 등산로에 사람들이 별로 없기 때문에, 빠른걸음으로 걷다보니 우리팀의 스텝진 인원이 주방도구를 등짐하고 하산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우리는 대원들과 빨리 합류하기 위해서 조금 걸음을 빨리하고 걸었더니, 멀지 않은 곳에서 대원들과 합류할 수 있었다.

디보체 마을을 통과하면서 낮익은 놋지가 있어서 처다보니 이틀전 우리가 묵었던 곳이였다. 마당에는 주인아줌마와 서너명의 여자들이 우리일행을 보고 손을 흔들면서 잘가라고 인사를 한다. see you~ 다시 볼일은 없겠지만..........

이틀전 우리가 지나던 높은지역에서 보이는 사원은 규모가 제법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인다. 바로 사원 옆쪽에서 걷다가 현지가이드 지반이 농협현금카드를 주워서 뭐하는거야고 묻는다. 그런데 카드번호만 있지 이름이 없기게 한국인이 흘린것 같다고 하면서 주인을 모르니까 꺽어서 버리려 하다가, 혹시"카드분실한분" 찾으니 우리 일행이였다.........ㅋㅋ


이고개는 산꼭대기서 계곡까지 계속해서 수직하강하던 길이기에 모두들 확실하게 기억을 하는 곳이다. 계곡을 만나는 지점에서 점심으로 짜장밥을 먹는곳이라 모두들 짜장고개라고 칭하는 고갯길이다. 이틀전에는 하강코스였기에 힘들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산이 더 높아 졌는지 더욱 가파르게 상승을 하기에 모두들 힘들어서 헉헉대고 있다.

산중턱까지 오르자 이제는 배고파서 못가겠다고 휴식을 취하면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오늘의 점심은 스텝진이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아침에 준비해준 한줌의 주먹밥과 계란 한개, 그리고 사과 한쪽으로 점심을 떼웠는데, 간에 기별도 안간다. 이게 뭐임!!

점심을 먹고 구비구비 몇구비를 걷다가 길가에 싸리버섯을 말리는것이 보이자, 한 대원이 버섯 말린것을 사고 싶다고 말하자, 주인은 집안에서 산나물 같은것을 한부대 들고 나왔다. 비록 맛을 모르겠지만, 이곳에 다녀간 선물로 지인들에게 나눠준다고 원화로 6만원정도 주고 구입을한다.

우리는 등반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등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수 없이 많이 본다. 이들은 팍딩에서 출발해서 건축주가 원하는곳까지 자재를 운반해주고 돈을 받는다. 등짐의 무게는 대략 80~100kg정도며 이들은 노숙을 해가며 고락셉까지 4일정도 걸린다는데, 일주일정도 걸려서 다녀오면 약15만원정도 생기는데 서민들 한달 월급수준이라고...........

이동중에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루크라에서 카트만두로 떠나는 경비행기가 기상이 안좋으면 못떠나기 때문에 서둘러 루크라를 떠날 욕심에 대장은 트레킹거리를 늘려서 강행하면 어떠냐고 제안을 한다. 예정된 남체바잘을 지나서 몬조까지 2시간 더 진행해 보려고 여행사와 스텝진들과 연락을 취하면서 강행을 예고했지만, 검정소가 체력이 안된다고 하는데...........

이동중에 계속해서 여행사와 스텝진들과의 연락을 취하면서 아직까지 결정이 안된상태에서 남체바잘까지 오게되었다. 오후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남체바잘까지 왔는데, 점심으로 먹은 주먹밥은 간에 기별도 안가더니, 점점 허기가 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남체바잘의 예정된 숙소까지 비가 오는 가운데,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도착을 했다. 그런데 대장은 아직까지도 트레킹일정 변경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트레킹 일정변경은 대원들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여행사의 승인을 받아야했고, 스텝진들과도 일정을 맞춰야 했다. 그런데 후미에 쳐진 3명의 대원이 아직까지 오지도 않아서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

후미의 대원들을 기다리는 동안에 비는 계속 내리고, 배는 고프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후미 대원들이 도착하자 의사를 물었더니, 더 이상 못가겠다고 답변을 하니 여기서 예정대로 묵어가기로 했다. 숙소에 들어가서 방을 배정받고 긴긴 하루의 여장을 풀었지만, 이곳은 전기도 없고, 물도 없는 곳이지만, 최소한 쉴수 있는 공간에 있다는것에 감사할뿐이다.

점심이 부실했던탓에 모두들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고, 성급한 대원들이 피자를 주문 했더니, 얼씨구나 좋구나 하면서 만들어서 나오는것이 3~40분 걸렸다. 그런데 한조각씩 맛을 본 대원들은 짜가워서 못먹겠다고.....1시간 기다린 끝에 저녁식사가 나왔다. 배고프던참에 허겁지겁 저녁밥을 먹고, 배가 부르니 살것같다. 식사후 전기도 없는 어둠속에 할일은 없고, 침대에 누웠는데, 창밖에는 주룩주룩 비가 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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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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