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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라 공항 바로 옆에 있는 히말라야 롯지에서 하룻밤을 유숙하고, 일어나자 마자 기상을 관측했다. 루크라 지역은 아침에 가스가 조금 끼었지만, 다행히 밤새 비가 내리지 않아서 하늘은 청명한 편이다. 네팔에 입국해서 8일만에처음으로 숙면을 취한듯 기분이 좋았다. 이날 기상시간은 아침 5시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라면을 먹고, 6시에 루크라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루크라 공항은 히말라야 롯지에서 5분거리에 있기 때문에 바로 청사에 들어간다. 벌써 루크라를 떠날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수속을 밟고 있었다. 하지만 13명정도 밖에 태우지 않는 경비행기는 오지도 않았는데, 탑승수속을 밟는 사람은 20명이 넘었다. 경비행기지만 탑승수속은 전수검사에 들어가고 카고백을 열어서 일일이 내용물을 확인해야 통과된다.

우리 대원들과 스텝진까지 탑승할 인원은 20여명이라서, 한번에 나가기는 틀린것 같았다. 잠시후 탑승수속을 하는데, 우리팀 인원을 2~3명씩 계속해서 추가해가면서 10여명이 탑승수속을 마치고 게이트쪽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한시간을 기다려도 비행기는 오지 않기에, 항공사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카트만두에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가 출발을 못한다고..........ㅠㅠ

우리팀 10여명은 게이트에서 기다리고 있고, 몇명은 인원이 초과되어 아예 탑승수속도 못하고 대기하고 있다가 커피라도 한잔하려고 우리가 묵었던 롯지로 올라가서 커피를 한잔씩 마시고 있는데, 비행기가 착륙한다. 게이트에 대기중인 우리 일행들은 카트만두로 떠나고, 우리는 이 비행기가 카트만두를 갔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탑승수속을 했다.

타라항공 경비행기가 우리 일행을 태우고 카트만두로 떠난뒤 1시간 30분뒤에 다시 돌아와서 나머지 일행을 태우고 카드만두로 향했다. 이번 비행기에는 10명정도 탑승을 했는데, 오른쪽에 앉으면 히말라야 산맥을 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빠르게 오른쪽 좌석에 착석을 했는데 아무리 보아도 가스때문에 히말라야산맥은 보이지 않았다.

카트만두로 향하는 경비행기는 고도를 많이 높이지 않기 때문에 창의 통해서 아랫쪽을 내려다보니, 고산지대에 첩첩산중에도 많은 주택들이 보인다. 이렇게 고산지대 산중에서 무엇을 하면서 사는지 의문이 간다.

그래도 조망이 트이면 히말라야 산맥의 전체적인 윤곽을 보려고 창밖을 주시했는데, 갑자기 시야에 많은 건물들이 들어오는걸 보니 카트만두에 도착한것이다. 루크라에 있으면서, 혹시라도 기상악화로 카트만두를 나오지 못할까 마음조이던 것은 헤프닝으로 끝나는 순간이다.

카트만두에 도착후 비행기에서 내리니 셔틀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셔틀버스에 일행을 태우고나서, 비행기에서 화물을 모두 내린다음에 셔틀버스뒤에 트레일러를 매달고 이동한다. 화물은 개인별 화물표를 확인하고서 화물을 내준다.
 

드디어 루크라를 벗어나서 카트만두에 도착했고, 카트만두 공항에서 화물을 찾아서 공항청사 밖으로 빠져나왔다.

루크라에서 새벽부터 비행기를 기다리느라고 라면으로 아침을 떼웠기에, 카트만두에 도착해서 한나절이 넘었으니 배가 고프다. 공항에는 여행사직원이 나와서 우리를 맞이했고, 점심식사는 한국식단을 준비한 식당으로 안내했다.

오랫만에 보는 삼겹살이라 많이 먹고 싶었지만, 여행사 비용의 한계가 있는듯 고기는 추가로 조금밖에 안줬다. 그리고 안주가 있으면 술이 있어야 하기에 술을 주문하려고 하니까, 술값은 비싸니까 테이블별로 각자 계산하라고 한다. 마침 우리 테이블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소주와 맥주를 시켜서 소맥으로 먹었더니, 술값만 40달러가 나왔다.

점심을 먹고나서 여행사직원과 전통시장에 쇼핑을 나갔다. 카트만두의 거리는 입국해서 한번 걸어 보았지만, 왕궁4거리를 지나서 다음4거리를 지나면 좌우로 시장골목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면서 아이쇼핑을 하지만 사실 사고싶은 물건은 없었다.

일행중 한명이 피곤하다고 인력거를 타고 호텔로 가고 싶다고 했더니, 300루피를 내라고 한다. 절반으로 깍아서 150루피에 태워달라고 하니까 안된다고 거절한다. 이때 다른 인력거가 다가와서 150루피에 태워주겠다고 나서니까, 화를 내면서 자기가 태워주겠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몰려다니자 전통악기를 연주하면서 접근하는 장사꾼들을 몇명 만났다. 이들은 악기소리로 관심을 유발한뒤 가격을 물어보면 끝까지 따라다닌다. 처음에는 6000루피를 달라고 하다가 계속 흥정을 하다보면 나중에는 2000루피에 팔기도 한다.

네팔에서 한국인들이 선호하는것 물건은, 수분크림, 주름개선크림, 입술크림등을 가장 많이 구입한다. 가격이 싸니까 한국에가서 하나씩 선물한다고 싹쓸이를 하기도 하는데....... 글쎄요. 기능은 어느정도인지?

전통시장 쇼핑을 마치고 모두들 에티호텔로 돌아가서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서 밖을 나오니 억수같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모두들 비옷과 우산을 받치고 호텔에서 10분거리의 네팔식당으로 갔다.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 네팔식 환영을 뜻한다면서, 아리따운 아가씨가 입장하는 모두에게 이마에 빨간점을 찍어주고 있다.

이곳 식당은 특별한 손님들을 접대하는 디너쇼를 진행하는듯, 써빙하는 아가씨들도 모든 동작이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식탁위에 그릇들은 100% 놋쇠그릇을 사용하며, 술을 따르는 방법부터 특별한 대접을 받는 분위기였다.

식사는 네팔식 코스요리로 한가지씩 테이블에 올려주고, 또 나오고 하는데, 우리 입맛에는 별로지만, 분위기는 최고다.

음식을 먹는 동안에 악단들 자리하고, 진행자가 나와서 진행을 하는데, 네팔의 전통무용 공연을 보여주겠다는것 같기도......

이번에는 주 요리인 라이스가 나왔는데, 라이스 주변에 반찬들은 한가지씩 계속해서 별도로 써빙을 하다보니 한참을 기다렸다. 접시가 가득찾을때 한꺼번에 비벼서 오른쪽으로 비비고, 왼쪽으로 비벼서 입안에 퍼넣으면 된다.........ㅎㅎ

식사를 하는 동안 계속해서 테마를 바꿔 가면서 공연을 하는데,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율동이 아름다우면 모두들 박수를 쳐준다. 이렇게 공연은 계속되고 식사를 마치고 앉아서 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천정쪽에서 "뿌지직" "번쩍" 소리가 들리더니 정전이 되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자 종업원들은 촛불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일때 슬쩍 일어나서 식당을 나온다.

식당 밖으로 나와보니 간판에 전기가 들어온걸 보니, 아마도 실내만 정전이 된것같다. 하지만 네팔이기 때문에 정전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때로는 호텔에서 정전이 되어도 네팔의 전기사정이 좋지 않다고 이해하면 되는것이다.

저녁식사는 네팔식으로 먹었는데, 배가 부르지만 왠지 모르게 속이 허전함을 느낀다. 그럼 간단하게 치맥을 한잔 하려고 주변에 맥주집을 들어갔다. 글자도 모르고 언어도 통용이 안되기게, 가계 문앞에 그림을 보고 들어갔다. 치킨을 주문하려고 메뉴표를 보니까 열가지가 넘기에, 우물쭈물 하다가 무조건 한가지 찍었다. 그리고 맥주는 두가지인데, 통박으로 찍었고.......

간단하게 맥주를 한잔씩 마시고 호텔에 돌아와서, 그동안 카고백에 쑤셔 넣었던 옷가지와 용품들을 대충정리했다. 그리고 열흘만에 따듯한 물을 깔끔하게 목욕을 하니 하늘을 나는듯이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고 그동안 자란 수염을 제거하고 거울을 보니 이제야 내모습이 돌아온것같다. 비록 호텔이 내집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열흘만에 가장 포근하게 잠이 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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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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