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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3일(토) 트레킹일정
남체바잘(3,440m) - 팍팅(2,610m) - 루크라(2,840m) - 트레킹 거리:17.9km - 이동시간: 6시간 7분 - 난이도: 중간

남체바잘에서 긴밤을 지새고 드디어 아침이 밝았다. 며칠전 이곳에서 머물면서 아침일찍 빙산이 솟아 오르는것을 보면서 신기한듯 사진을 찍으며 수선을 떨더니 칼라파트라 정상을 찍은 대원들은 대담해져서 이제는 관심도 없다. 오늘도 하루의 일정은 시작되고, 오늘하루 안전을 위해서 다함께 스틱을 크로스 하면서 파이팅을 외치면서 떠난다.

남체바잘의 마을입구 관문을 벗어나서 조금 더 내려서면, 이번에는 등반객들을 확인하는 체크포스트가 나온다. 이곳에 근무자는 인원을 확인하고나서, 우리를 불러세운다. 무슨일인가 했더니, 입구에 걸어놓은 등반증명서를 손가락질 하면서 발급 받을거냐고 묻는것이다. 기념으로 소유하고 싶어서 OK라고 했더니, 한장에 350루피씩 돈을 내라고 한다.

남체바잘에서 루크라까지 이동경로는 지형에 따라서 물론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계속해서 고도를 낮추기 때문에 내리막길이 더 많을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은것은 사실이다.

이제 해발 4,000미터 이하로 고도가 낮아지자 등산로 주변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는곳이 많다. 가끔은 시원스런 숲속을 지나기도 하고, 계곡을 끼고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서 자연스럽게 하산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가끔씩 계곡을 횡단할때면 어김없이 굵은 와이어로 연결된 출렁다리를 건너게된다. 처음에는 출렁다리를 건널때 신기해서 사진을 많이도 찍었는데, 수 없이 이런 다리를 건너다보니 이제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등산로를 걷다보면 수시로 이렇게 무거운 목재를 등짐한 사람들을 만날때면 안타까워 보인다. 때로는 등산로가 좁아서 피해가기 어려울때는 모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길을 비켜주기도 한다.

등산로는 산을 넘어서 계곡을 따라서 한참을 내려가더니, 이번에는 계곡을 멀리하고 또 하나의 작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가파른 경사로를 힘겹게 올라서서 앞에 보이는 관문을 통과하면 아마도 몬조로 들어가는 마을입구인듯하다. 

마을입구 관문을 통과하면 몬조 체크포스트가 있다. 이곳에서 인원점검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오랫만에 보이는 엄마닭과 병아리가 나들이 나와서 다니는것이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본다. 이곳 닭들은 한국 토종닭에 비해서 크기가 아주 작은것이 특징이다.

트레킹을 하면서 이번에는 새로운것이 눈에 띄인다. 호텔입구에 야크뿔을 그대로 장식한것을 본다. 야크뿔을 걸어두는것은 이지역에서 무슨 의미가 있는 뜻이라는데, 미쳐 알아보지 못했다.

트레킹 하산길이라고 내리막만 있는것은 아니다. 어차피 등산로는 지형에 따라서 그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때로는 하산길에도 이처럼 높은 경사로를 한참씩 오르 내리기도 하면서 고도를 점차 낮추어간다.

마을을 지나면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꽃이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꽃줄기는 난초 같은데, 꽃은 빨간색!!

우리는 등반을 하면서 등산로 주변에서 이처럼 둥근 원통형 시설물을 엄청나게 많이 접한다. 정확한 의미는 모르지만, 한손에 종과 염주를 들고 원통을 돌리면서 주문을 외어대는 현지인 여성을 만났다. 무엇을 빌고 있을까?

한나절 동안 트레킹은 하면서 우리가 도착한곳은 우리가 첫날 하룻밤 유숙했던 팍딩의 롯지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으니, 식사시간은 곳 휴식이간이나 다름없다. 식사준비 시간만해도 보통 1시간이상이 거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첫날 우리가 유숙했던 롯지라고 했는데, 주변환경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것은 왜일까? 그러나 나중에 이 다리를 보니까 생각이 났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오후에 비옷을 입고 이 다리를 건너서 롯지로 들어가던 생각이 떠오른다.

또 하나의 작은 마을을 지나가면서 보니까, 요즘 수확철인지 집집마다 마늘을 수확해서 길가에 선을 보인다. 아마도 팔려고 하는듯~ 그리고 돌담장 안쪽에서 감자를 캐고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이고~ 이곳은 정서가 메말라 보이지만, 아름다운 꽃을 가꾸는 사람들도 있다.

팍딩은 비교적 낮은 지형에 위치하기 때문에 루크라보다 해발이 200미터이상 낮은곳이다. 우리는 루크라까지 결국 고도를 높이면서 하산을 하게된다. 지나가는길에 첫날 우리가 점심식사로 네팔식 카레밥을 먹던 레스토랑에 도착하니 반갑게 맞이해준다. 짖굳은 대원 한명의 주인 아줌마에게 딸은 잘있느냐고 안부부터 물어본다.

우리가 히말라야 지역에 입산하고 한번도 구경하지 못한 염소들도 하산길에 구경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등짐을 살펴보면서, 등짐의 원리와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국제규격의 지팡이를 살펴보면서 모두들 감탄사를 발한다.

앞쪽에 연기가 자욱한 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무슨 행사를 하는데, 궁금해서 달려가 보았다. 도대체 뭐하는 행사일까? 현장에 도착해서 잠시 분위기를 살펴보니, 신랑이 신부를 모시러 가는 행사라한다. 이곳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박수도 쳐주면서 호응을 해본다.

신랑이 떠나고 받아 놓은 술잔을 보니까 아마도 막걸리 같아서 물어 보았더니, 한잔 마시라고 젊은 여성이 잔을 내준다. 혹시 무슨 맛일지 몰라서 모두들 망설이고 있기에 먼저 맛을 봤더니, 향기가 있는 막걸리 맛이였다. 한잔을 들이켜고나서 먹어도 된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맛을 보고 있었다. 아마 이날이 이지역의 길일인지 잔치집을 두번이나 만났다.

루크라에 거의 도착할때쯤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 가운데, 드디어 히말라야 관문에 나왔다. 이곳을 통해서 입산후 8일만에 온갖 고초를 겪어가면서 정상을 정복하고, 다시금 이곳을  돌아오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우리는 이곳에서 모든 대원들과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칼라파트라 등정성공을 자축하면서 서로 수고들 했다고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은 우리 모든 대원들의 칼라파타라 등정성공을 자축하고, 스텝진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파티를 열었다. 이날을 위해서 우리는 미리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를 맡겨두고 차갑게 냉동해 달라고 부탁했었다. 이날 주 메뉴는 닭볶탕인데, 네팔 닭 7마리가 희생되었다.

그리고 한켄에 6천원하는 현지맥주가 바닥이 나자, 한 대원은 7만원짜리 양주까지 마시면서, 축제의 분위기는 이어졌다. 네팔의 서민들 한달 봉급이 10만원 조금 넘는다고 하는데, 이날 히말라야롯지에서 먹은 음식값이 37만원이나 나왔다........ㅠㅠ

루크라공항 바로 옆에 있는 히말라야롯지에 들어서서 사방을 살펴보면, 한국인들이 다녀간 흔적이 가장 많은듯 보인다. 전국에서 등산메니아들의 히말라야 다녀간 흔적이 벽면에 빼곡하게 붙어 있기에, 우리일행도 대원들의 서명과 함께 잘 잘이는곳에 태극기를 한장 붙였다.

우리대원들은 이제 정상정복의 꿈을 안고 뭐하나 부러울게 없다. 그리고 해발 고도가 낮아지자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한 기분이 든다. 정말 오랫만에 날짜로 8일만에 머리를 감고, 비누칠한 수건으로 샤워를 했다. 샤워비용은 1인당 4천원 이지만, 미지근한 물이라도 나오면 다행이고 아니면 찬물로 대충 비눗물만 제거해도 행복이였다. 그나마 나중에는 물이 떨어져 샤워를 못한 사람도 있으니까.........

오랫만에 고도가 최하로 떨어진, 2800미터에서 생활하니 몸도 마음도 아주 편안하다. 그래도 다행히 이곳은 전기불도 밝게 들어오고, 침실이나, 화장실 시설도 비교적 깨끗한 편이였다. 그러나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이곳의 기상은 수시로 급변하기 때문에, 내일아침에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가 오지 않으면,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 기상조건이 악화되면 이곳에서 몇일이고 못나가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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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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