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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만에 산악회를 따라서 지리산 산행을 가게되었다. 지리산은 산행코스가 다양하지만 대부분 등산객들은 종주코스인 주능선을 산행해야 산행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지리산 자락의 청학동에서 쌍계사코스는 등산객들이 많이 선호하는 코스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산행을 따라나선것은 모두들 선호하는 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산행을 따라 나서게 되었다.

산행들머리인 지리산 청학동을 가기 위하여 새벽4시에 버스를 타고, 4시간을 달려서 청학동에 도착했다. 주말부터 내리던 비가 새벽까지 내려서 도로가 젖었지만, 목적지에 도착했을때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렇지 다행히 비가 내리지는 않았다. 청학동은 지리산 삼신봉의 아래, 해발 800m 고지 산비탈 자락에 현재 3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마을 주민들은 우리 고유의 흰색 한복을 입고 상투를 틀고 있는 등 독특한 생활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일명 도인촌으로도 불린다. 청학이란 털빛깔이 푸른색인 학을 이르는 말이며, 이곳은 나라 안에 아무리 큰 난리가 터져도 전혀 해를 입지 않는다는 명당터 10군데, 즉 십승지지 중 한 곳이라는 기록이 전해내려오는 곳이다.

청학동 주차장에 도착한 일행들은 산행채비를 마치고 등산로 들머리로 들어서니, 마을주변에는 서당이라는 한문간판이 여기저기 보인다. 역시 청학동은 선비들이 살고있고, 이곳에서는 한문과 예절을 중시하는 곳이라는 분위가가 풍긴다.

청학동마을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하고는 계속해서 경사로가 이어지다보니, 기점에서 2km를 오르고 나서야 작은 안부가 나오는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비록 급경사는 아니지만, 이날 등산코스 중에서 가장 힘든구간이였다.

바로 아랫쪽 이정표가 있는곳에서 500m쯤 사방사방 올라서면, 삼거리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서석대피소 방향으로 보이는 높은 바위등을 타고 오르면 바로 삼신봉 정상에서 표지석을 만날 수 있다.

삼신봉 정상에서는 이날처럼 시야가 확보되는 날에는 표지판의 사진처럼 지리산 종주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천황봉과 반야봉, 노고단에 이르기까지 3대 주봉을 연결하는 지리산 종주능선에 크고작은 봉우리들이 우뚝우뚝 솟아 보인다.
 

삼신봉을 지나서 쌍계사 방향으로 산행은 계속되는데, 특이한 조망은 없지만, 별로 힘들이지 않고 조금 오르내리다보면 삼신산정이 나온다. 삼신산정은 삼신봉보다 해발이 높지만, 정상표지석 주변이 협소해서 가볍게 돌아보고 나왔다.

삼신봉에서 삼신산정을 지나서 약3km쯤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이번에는 청학봉 정상에 이정표가 나온다. 청학봉은 표지석이 없지만, 트랭글에서 배지 지급되는 소리를 듣고서 청학봉이라고 알 수 있었다.

청학봉을 지나서는 고도가 점점 낮아지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는다. 크고작은 능선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얼마후 삼성궁으로 연결되는 등산로와 만나는 삼거리 지점인 상불재에 도착하게된다.

상불재를 지나면 이제 점점 고도가 낮아지는듯 가볍게 내리막길이 나오는데, 산중에서 형성되는 작은 물줄기가 흘러내리는 계곡도 보인다. 그리고 멀리 않은곳에서 불일폭포 삼거리 이정표에는, 불일폭포가 300m라는데..........

이곳까지와서 불일폭포를 못보고 가면 서운하다고 모두들 방향을 잡았지만, 작은산을 오르니,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서, 가파른 경사로를 한참 올라가니, 다시 가파른 산길을 한참 내려가야만 불일폭포를 만나게된다.



불일폭포는 지리산 10경의 하나로, 쌍계사에서 3km 지점에 있다. 불일암에서 약 200m 가량 깍아지른 듯한 비탈길을 내려가면 만길절벽에 흘러내리는 불일폭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처럼 쏟아져 내린다. 높이 60m, 폭 3m의 지리산 유일의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거폭으로, 상하 2단으로 되어 있는 폭포이며, 연중 단수의 고갈이 없는 폭포라고 한다.

불일폭포를 구경하고 다시 가파른 계단길을 힘겹게 올라서면, 가파른 언덕위에 둘러쳐진 담장이 보이고, 입구에는 기왓장에 자그마하게 불일암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조금더 힘을내서 올라서자 좁은공간에 불일암이 있고, 뒤쪽으로 좁은 언덕위에는 대웅전이 보인다.

불일암을 지나서 부터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이 이어지고, 얼마후 탐방지원센터 건물이 보이고, 폐가같은 시골집이 한채보인다. 그리고 주택 옆으로는 누군가가 정성들여 조성해놓은 소망의탑이라 이름붙인 돌탑군이 있다.
 

불일암과 쌍계사 사이에는 등산로 옆에 환학대라고 평평하고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이름하여 환학대라고 부른다. 환학대는 고운 최치원이 이곳에서 은거생활 할때 이 바위위에서 학을 불러서 타고 다녔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환학대를 지나서 조금 내려가다보면, 숲속으로 쌍계사 가람이 조망된다. 쌍계사는 해마다 벗꽃이 만발하는 봄이면 화계장터에서 쌍계사까지 10리길 벗꽃터널을 따라서 봄나들이 왔다가 누구나 한번씩 들려가는 곳이다. 아무튼 쌍계사는 이렇게 한번 들리고, 봄나들이때 한번 들리고 몇번 들린곳이라 사찰의 경내를 돌아봐도 눈에 익숙해 어색하지 않았다.

오늘 산행은 청학동 - 삼신봉 -  삼신산정 -  청학봉 - 상불재 - 불일폭포 - 환학대 - 쌍계사로 하산을 했다. 소요시간은 6시간중에 점심식사 및 휴식시간 1시간을제외하면, 이동거리 약13km에 5시간정도 소요되었다. 하산후 쌍계사를 돌아보고 쌍계사주차장에 집결하여, 간단하게 하산주를 한잔씩 하고나서 고속도로를 따라서 또 4시간을 이동을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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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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