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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있는 일요일 아침이면 웬일인지 아침일찍 잠에서 깨어난다. 아침에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열어서 기상예보부터 보게된다. 한가지 이유는 야외활동을 하기위해서는 기상예보를 확인함으로서 알맞은 복장을 챙기고, 또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날도 전국의 날씨로 보아서는 충청 대전지역은 영하 3도였지만............

우리가 살고있는 지역은 유난히 날씨가 더 추운곳이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충청권에서도 서해안을 끼고 있어서 그런지 아침 기온이 영하 9도를 가르키고 있었다. 운동도 중독성이라 오늘도 스노우라이딩을 하고 싶었지만, 안전때문에 과감히 욕심을 버리고 눈쌓인 산을 찾아서 등산을 하기로 마음먹고 만반의 겨울장비를 챙기고 나홀로 가까운 산으로 향한다.
 

사는곳에서 멀지않은곳에 있는 산들은 사계절 마음만 먹으면 등산을 즐기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이날은 광덕산 등산을 하기로 했다. 광덕산 등산로는 대부분 사람들이 말하기는 강당골에서 출발해서 철마봉능선을 왕복하거나, 광덕사에서 정상을 오르는 코스를 생각하게된다. 하지만 광덕산도 마음만 먹으면 하루종일 돌아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이날 산행은 단순한 코스보다는 눈산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대부분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코스를 타보기로 했다. 일단 강당골주차장 - 철마봉 - 광덕산 - 석류봉 - 서귀봉 - 부용봉 - 서귀봉 - 석류봉 - 광덕산 - 마늘봉 - 설화산삼거리 - 강당골주차장 으로 돌았더니 약15km정도 된다. 하지만 눈길이라서 시간은 평소보다 1시간 이상 더 소요되었다.

아침일찍 나홀로 강당골휴게소에 주차를 하고 출렁다리를 건너서 광덕산을 오르기로 했다. 광덕산 초입에는 눈이 살짝내려서 아이젠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였으나, 강추위로 인해서 얼굴과 손발의 보온준비를 철저히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초입에는 눈이 살짝 내려서 편했지만 서서히 고도가 높아지면서 눈이 더 많이 쌓여 있었다. 영하 9도의 날씨에 바람이 솔솔 불어오니 얼굴과 코가 심하게 시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땀한방울 나지 않고 철마봉에 도착했다는 트랭글 배지음이 들린다.

겨울산행은 아침엔 춥기 때문에 대부분 늦은 시간에 등산을 시작하니까, 아직까지는 거의 등산객들이 보이지 않는 철마봉을 지나서 능선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광덕산의 겨울은 언제라도 정상을 앞두고 급경사 고도인 약300미터 구간이 가장 아름다운 겨울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이곳은 이날도 어김없이 하얀설원에 서리꽃이 만발해서 아름다운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정상을 앞두고 급경사 고도는 제법 눈이 많이 쌓여서 발목이 빠질정도지만, 그보다 아이젠을 착용해도 미끌미끌하기에 조심스럽게 정상을 오른다. 정상에 올라서니 아침 햇살이 강하게 비치는 가운데, 몇명의 등산객들이 보인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사방을 조망해보니, 이날따라 시원스럽게 조망이 트여서 모처럼 멀리까지 조망을 할 수 있었다.
  

광덕산 정상을 올랐다고 바로 하산하면 재미가 없다는 생각에 각흘고개 방향으로 등산로에 접어들어 나홀로 산행은 계속되었다. 정상에서 석류봉까지는 그런대로 등산로가 원만하기에 눈꽃을 감상하면서 즐기고 있었다.

석류봉을 지나서 서귀봉으로 진행하는데, 이곳은 능선길에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서 얼굴을 가리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전면 마스크를 착용했다. 그리고 강풍에 눈이 날려서 등산로가 완전히 덮혀 버려서 때로는 등산로를 찾기 힘들었다.

눈속에 묻혀버린 등산로의 방향을 잡아서 발을 디뎌보지만, 때로는 완전히 발목까지 푹푹 빠지니 더욱 힘이 들었다. 이곳 등산로는 거의 인적이 없는곳이기에 조금 두려움도 있었지만, 어차피 나섰으니 부용봉까지 가기로 했다. 산짐승들도 길을 찾느라고 능선의 등산로를 따라서 맷돼지, 고라니 발자욱이 선명하게 찍힌곳도 보이니 조금 이시시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모처럼 겨울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눈빠진 길을 혼자 개척하면서 가기는 처음이라 두렵기도 하지만 체력손실이 더 많았다. 드디어 작은 능선길을 오르고 내리고 하면서 석류봉, 서귀봉을 지나서 부용봉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따듯한 물과 차를 한잔 마시고, 다시 광덕산 방향으로 가는길은, 그대로 발자욱을 따라서 가면 되기 때문에 조금 원활한 이동을 했다.

광덕산정상에 다시 도착하니 벌써 한나절이 가까워 지는 시간이라, 정상주변에는 수백명의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먹거리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유난히 많이 띄인다. 하지만 나는 장군바위를 지나서 마늘봉과 망경산삼거리, 임도, 설화산삼거리를 지나서 원점회귀 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에 서둘러 장군바위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부지런히 걸었다.

장군바위까지는 광덕사 방향의 등산객들이 많이 다녀서 등산로가 원활했지만, 이곳을 지나자 등산로에 눈이 많아서 몇명쯤 지나간 발자욱을 따라서 가니까 발이 푹푹 빠지고 많이 미끄러웠다. 하지만 조심조심 길고도 지루한 능선길을 수 없이 오르고 내리면서, 어느덧 화장실뒤편으로 원점회귀에 성공했는데, 6시간 가까이 쉬지않고 산행을 했더니 힘든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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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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