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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쿼이아 길은 1972년 가로수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되었는데, 가로수는 어느새 수령 40년의 고목으로 성장했다. 높이가 20m에 달하는 굵직한 나무들을 배경으로 오래전부터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 CF에 등장하며 저만의 풍광을 뽐냈다. 굳이 영화촬영지가 아니더라도, 그 길에 들어서면 누구나 배우가 된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걷는 모습도,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 연인의 뒷모습이 마치 로맨틱 멜로 영화의 한 장면인 양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에는 몇 가지 변화도 있었다는데, 지난 2012년부터 학동교와 금월교 사이 2.1km 구간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사이로 난 아스팔트 도로도 걷어내고 흙을 밟고 걸을 수 있도록 산책로로 조성되었다. 그리고 이구간에는 모든 자동차들이 통제되고 오직 산책로로 이용되면서 1인당 1천원의 입장료를 받았는데, 2015년 들어서면서 입장료가 대폭 올라서 2천원을 받고 있다.

 

 

이번에 겨울여행을 하면서 썰렁한 겨울날씨에 누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걸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이길에 들어서니 겨울에도 나름대로 낭만을 느끼기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입장한곳은 학동교쪽에서 진입하여 금월교방향으로 1.5km 산책을 했는데, 입구주변에는 눈이 조금 부족한듯 하였으나, 조금 걷다보니 바닥이 보이지 않을만큼 눈이 쌓였고, 나뭇가지에도 온통 눈이 하얗게 쌓여있었다.

 

 

메타세쿼이아길 좌우로는 포토 존도 여기저기 만들어져있고 장승공원, 기후변화체험관 등의 시설물도 보인다. 또한 1박2일 촬영지도 있고, 역린 존현각 촬영장 세트 담장에는 주인공들의 얼굴이 담긴 스틸 사진들이 붙었다. 존현각은 하나의 건물처럼 수평을 이루지만 실은 거대한 궁궐에서 담장을 겸한 건물이었다.

 

 

메타세쿼이아길에서 눈을 밟으면서 천천히 30분정도 걸었다. 걷으면서 앞쪽만 바라보면 똑같은 배경같지만, 좌우로 살피면서 걷다보면 심심치않게 볼거리가 눈에 띄인다. 지난해 여름날에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를 할때 이곳을 들렸을때는 가로수길이 가득차도록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대고 있었다. 하지만 겨울날에는 오직 겨울 낭만을 아는 사람들만이 메타세쿼이아길을 걷기 때문에 한산하니 나름대로 편안하다.

 

가끔씩 마주치는 사람들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쳐지나가고, 멀리 앞쪽에 남녀가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을 보면 겨울낭만이 바로 이런거로구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겨울날씨는 가끔씩 지루하지 않게 변화를 주는데, 갑자기 함박눈이 펑펑내리기도하고, 강풍이 나뭇가지를 흔들어서 멋진 배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겨울여행도 이정도라면 최고의 낭만이지만, 눈이 펑펑 내려준다면 더욱 환상적인 배경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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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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