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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포항에서 승선한 씨스타크루즈는 나지막한 엔진음 진동을 울리면서 밤새 제주항에 도착했다.

선박의 비좁은 다인실에서 칼잠을 잤는데, 새벽녘에 잠에 취해서 일어나기 싫었다.

그런데 새벽5시쯤 되니까 모두들 어수선하게 일어나서 돌아다닌다.

 

할수없이 억지로 눈을 뜨고 세수는 하는등 마는둥 대충 물칠만 하고 입항하기만 기다렸다.

아침 6시에 제주항에 입항한다고 하는데, 제주항이 가까워지자 안내방송을 한다.

"MTB고객님들은 지금 1층으로 내려가서 자전거를 끌고 하선준비를 하라"고.......

 

 5시 40분부터 1층으로 내려가는 후문을 별도로 개방해주고 바로 화물실로 내려가라고한다.

모두들 짐을 챙겨서 짊어지고 한꺼번에 250여명이 계단을 구비구비 돌아서 빼곡하게 내려가지만,

급할게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바로 나요.

 

가장 안쪽에 자전거를 제일먼저 들어간 사람은 어차피 모든 자전거가 빠져나와야 하기에.....

천천히 모두들 다 내려가고 난후에 여유있게 내려가서 자전거를 찾아서 끌고 나간다.

부두주차장에는 라이더들의 짐을 싣고갈 대형버스가 대기중이라, 모두들 화물칸에 짐을 밀어 넣는다.

 

 

제주항에서는 모두들 아침식사를 해야하는데,

한꺼번에 250명이 식사를 할곳이 없기에 6개의 해장국집으로 나눠서 식사를 해야했다.

미리 예약된 일정표에 의거해서 주황색팀은 일출봉해장국으로 가야했다.

 

일출봉해장국은 부두에서 우회전후 직진으로 1.3km라고 했는데,

동작빠르게 먼저 길을 나섰다가 지나쳐서 한참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식당을 찾았다......ㅠㅠ

황당 스러웠지만 태연하게 식당에 들어가서 해장국에 공기밥을 한그릇 말아먹고 출발준비를...ㅎㅎ

 

 

일출봉해장국은 제주항에서 보이는 언덕배기에 위치하고 있었기에,

다시 부두로 가는길에 제주항에 정박중인 크루즈선을 조망하면서 내려갔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마치는 시간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팀별로 개별라이딩이 시작되었다.

 

열댓명이 넘게 떼거지로 몰려다니는 팀이 있는가 하면,

나처럼 홀로 라이딩을 하는 사람도 있고, 두명이 가는 사람도 있고, 세명이 가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날 최종 목적지는 이곳에서 98km 지점인 중문관광단지에 위치한 한국콘도까지 찾아가면 된다.

 

 

 제주항여객선터미널앞쪽의 도로에서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벌써 동작빠른 팀들은 많이 떠나고 삼삼오오 라이딩을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일단은 기점에서 3km 지점에 위치한 용두암인증센터를 찾아가기 위해서 방향을 잡아서 달리기 시작한다.

 

 

라이딩 시점부터 도로변에 주차된 차들 사이로 이리저리 빠져나가야한다.

자전거전용도로는 보이지 않지만, 길바닥에 그려진 파란색라인을 따라서 달려야한다.

얼마후 용두암인증센터를 앞두고 작은 하천을 건너는 출렁다리인 용연교가 색다르게 다가온다.

 

 

 파란색선을 따라서 해안가 용두암에 도착했다.

용두암은 벌써 서너번 다녀간곳이라, 다시 한번 돌아보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표지석이라도 한장 사진에 남기려고 하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방을 빼주지 않네....ㅠㅠ

 

 

우선 용두암에 위치한 빨간색 인증센터 부스를 발견했다.

벌써 스템프 도장을 찍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어딜가나 줄을 서는것은 당연한것이고, 한참을 기다렸다렸더니 내차례가 왔다.

 

고무도장이 낡아서 안찍어 질것 같아서 스템프잉크를 쿡쿡  많이 찍었다.

그리고 인증수첩에 힘껏 눌려서 도장을 처음으로 쿠욱 찍었다.

그런데 글자는 하나도 안보이고 잉크만 흐를정도로 묻어 버렸다....우 ㅆㅇ

 

그래도 '자전거행복나눔'어플을 실행하니 자동으로 인증이 되었다.

이런것은 편한점도 있구나^^

하지만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는 재미는 다르기 때문에 모두 찍어야했다.

 

 

 용두암인증센터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자전거길에 접어들었다.

라이딩 방향은 시계반대방향인 애월항방향을 찾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후 울타리가 높게 둘러쳐진 군사시설인가 했더니, 제주공항청사가 눈에 들어온다.

 

 

 파란색선을 따라서 제주공항지역을 벗어나면, 가파른 내리막길이 나온다.

내리막길 좋지^^

신나게 바람을 가르면서 내리달리다보니 해안가 도로가 나온다.

 

 

 제주환상자전거길은 이처럼 방향이 일정하지 않았다.

해안도로에서는 우측에 자전거길이 아니고, 좌측으로 자전거길이 있어서 햇갈렸다.

마치 역주행이라도 하는듯한 느낌 때문에........

 

 

 제주도는 바람과 돌과 여자가 많다는 동네라더니,

검은색 화산석들이 깔려있는 바닷가에는 푸른물결은 바람때문에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다.

그런데 제주에는 요즘 여자는 없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부터는 해안도로를 따라서 찝찔한 바다향기를 맞으면서 달린다.

그러다가 도로변에서 색다른 식물을 만난다.

사진에 한장 담으려고 잠시 세웠더니,

지나가는 아줌마가 사진한장 찍어달라고 핸드폰을 불쑥 내민다.....ㅎㅎ

 

 

 해안도로를 달리면서 새로운 풍경을 가끔씩 접한다.

하지만 일일이 자전거를 새우고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이 많이 지체된다는 생각에,

자전거 프레임가방에 작은 디카를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라이딩중에 수시로 한장씩 찍는다.

 

 

한손으로 자전거핸들을 잡고 한손으로는 디카의 전원을 켜고,

셧더를 눌려대면서.....찰깍~

이렇게 라이딩하면서 한손으로 사진찍는것도 아무나 못하는 짓거리^^ ㅋㅋ

 

 

 애월항을 얼마 앞두고 다락쉼터인증센터가 나온다.

이곳은 기점으로 부터 24km 지점에 도착했으니 아마도 한시간 넘도록 라이딩을 한듯하다.

이번에는 도장을 잘찍어야지 하면서 찍어 봤는만 잉크가 말라서 도장이 잘보이지도 않는다....ㅠㅠ

 

 

 해안도로를 따라서 라이딩을 하다보면 작은 항구들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어떤항인지 이름은 물론이고, 유명한곳이 아니라면 굳이 알고 싶지 않아서 그냥통과한다.

그저 고기잡이 배들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곳이려니 생각하면서......ㅋㅋ

 

 

 제주의 해안도로는 이렇게 바다를 바라보면서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어서 좋은듯하다.

계속해서 달려도 보이는것은 출렁이는 파란색 바닷물이 보이니,

내륙지역의 삭막한 들판을 지나는것 보다는 몇배 좋아 보이지 않겠는가^^

 

 

해안도로를 따라서 몇개의 항구를 지나쳐 왔는데,

이름있는 애월항이나 한림항을 지나치고, 이제는 해걸음마을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이곳은 기점으로부터 41km 지점에서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고 스마트폰으로 사이버인증을 받았다.

 

 

 저 멀리로 풍차가 돌아가는 풍경이 이색적으로 보인다.

라이딩하면서 앞쪽에 보이는 안내판을 보니까 김대건신부 기념관도있다고 한다.

자전거길은 이곳에서 좌회전인데, 얼마후 마을을 통과해서 다시 해안가로 나오는길이 있었다.

 

 

자전거길을 따라서 앞만보고 달리다보니 동네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고 오지 못했다.

송악산입구에 도착하기전까지는 약간의 업힐구간이 있었다.

 

업힐정상에서 어떤 아가씨가 모슬포 방향을 묻는데 잘 모르겠다고 얼버무렸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조금전 모슬포항을 지나서 업힐구간이 있었는데......ㅂㅂ

 

 

모슬포항을 지나서 작은 업힐구간의 정상에 올라서니 멀리 해안가에 찐빵같은 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신나게 다운힐을 하고나니 좌측으로 송악산입구표지판이 보인다.

아하~ 바로 저 찐빵이 송악산이로구나~~ㅎㅎ

 

 

 벌써 기점에서 75km 지점인 송악산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이제 남은 거리는 불과 20여km 밖에 남지 않았기에 경쟁적으로 쫒아오는 사람도 없다.

함께 출발한 250명의 라이더들이 끼리끼리 어디론가 사라지고, 여기서는 혼자서 인증수첩에 도장을 찍었다.

 

벌써 정오가 되어 가는데, 아직은 시장기가 돌지를 않아서 점심식사 생각이 없었다.

목적지까지는 23km 남았으니 중문관광단지에 가서 소주한잔 하면서 점심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면서.....쩝쩝

편의점에 들어가서 캔커피와 에너지바를 두개 먹고나서 다시 출발했다.

 

 

 송악산입구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들이 주차장에 많이 들어차 있었다.

지나가면서 해변을 바라보니 마라도유람선이 선착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지난해 마라도유람선 타려고 하다가 강풍으로 마라도를 못갔는데... 다시 올기회가 없었으니... ㅠ

 

 

 해안도로를 지나서 한참을 달리다보니 이제는 찐빵같은 산방산도 보이지 않는다.

도로변을 따라서 이제는 들판길을 가는데,

들판에 노란색 유채밭이 있어서 사진한장 찍으려니, 밖에서 찍어도 천원을 내라고 써있다....ㅠㅠ

그래서 멀리 떨어진곳에서 주인이 안볼때 언른 한장 찍어서 천원 벌었다. ㅋㅋ

 

 

해안도로를 벗어나니 이제는 계속해서 도로변으로 연결된 파란색 유도라인을 따라서 달린다.

도로변에는 대부분 주택과 농장들이 있어서 자전거길을 무시하고 주차를 한다.

 

어쩔수 없이 도로를 들날날락하면서 달리다보면,

중문단지가 가까워지면 도로변에는 야자수나무들이 많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중문관광단지에 들어섰다.

중문관광단지는 이미 관광으로 몇번 다녀간곳이라 눈익은곳이 많았다.

믿거나말거나 박물관과 테디베어뮤지엄을 사이로 지나는 자전거길을 이탈하면 한국콘도가 나온다.

 

 

드디어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98km 지점인 한국콘도에 도착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듯 라이더들이 보이지 않는다.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서너명의 라이더들이 속속 들어오는것이 보인다.

 

자전거는 건물의 뒷쪽에 지하식당에 주차하라고 했는데.......

다시한번 확인하고 관리인의 안내를 받아서 좌측길을 따라서 지하식당에 주차를 했다.

그리고 프론트에서 객실열쇠를 받고, 객실에 올라가서 여정을 풀었다.

 

 

우리가 투숙한 객실은 생각보다 면적이 엄청 넓은 편이었다.

하지만 시설물은 몇십년동안 교체를 안했는지 낡아있었지만 나그네가 하룻밤 유숙하기는 별문제안된다.

숙소에 투숙했을때는 벌써 13시가 넘었으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시간이였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점심먹을곳을 찾기로 했다.

중문관광단지까지는 약2km라 한참동안 걸어야 했지만, 맛있는 점심을 먹기위해 걸었다.

뭘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생각을 하면서 걷다보니 식당간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혼자먹는 식단에 뭘 먹어야하지? 약간 고심된다^^

대부분 식단들이 2인분 기준으로 나오는 메뉴가 많기 때문에......

마땅한 메뉴를 못찾고 메뉴판을 뒤적거리다가 전복해물뚝빼기를 주문했다.

 

그런데 출출하던차에 오메기막걸리 글짜가 눈에 반짝 띄인다.

"오메기막걸리 한병 주세요"

달짝한 막걸리가 입맛을 땡기는데, 순식간에 한병을 폭풍흡입한다.

그리고 공기밥 한그릇 추가에 해물뚝빼기를 다 비우고야 배를 두드리면서 일어섰다.

아~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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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털보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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