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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아내와 자주 쇼핑을하십니까? 쇼핑 이거요, 여자들은 즐거울 수 있지만 남자들은 좀 고통스럽죠. 미리 필요한 목록을 메모해가지고 가서 곧바로 카트에 주섬주섬 주어담아서 매장을 나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아내와 함께 대형마트에 쇼핑을 갔더니, 그게 잘 안되더군요. 두리번 두리번 모든 매장을 한바퀴 샅샅이 돌아보며, 이것저것 만저보고 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요. 그러다보면 2~3시간은 후딱 가버리니 카트 밀면서 따라다니는 남편의 심정을 상상해 보십시요. 처음에는 즐겁게 잘 따라다니지만 시간이 갈수록 표정이 달라질겁니다.
그럴때 얼굴 표정을 보면 어떤 인상을 하고 있을까요? 즐겁게 생끗생끗 웃을까요? 아니면 인상 찌푸리며 지겹다는 표정일까요?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 편입니다. 지루하고 다리가 아파서, 카트에 몸도 반쯤 기대고 서서 아내가 쇼핑이 끝날때만 기다리게 됩니다. 특히 옷 매장에 가면 더욱 그렇죠. 이것저것 다 만져보면서, 이옷은 울 엄마가 입으면 좋겠다. 이옷은 친정 아부지가 입으면 좋겠다. 그런데 색상이 이것 밖에 없나...........만저보고 걸처보고, 살듯 말듯 하다가 에이! 안되겠다. 하면서 다른 매장으로 이동하면, 처다보고 있다가 지치면 짜증스런 말이 흘러나오지요. "사지도 않을 것이면서 뭘그리 망설이는 거야" "살꺼야, 안살꺼야?"
이렇게 열심히 아내는 물건을 고르고 있을때, 옆쪽에서 언제 나타났는지 왠 이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오라버니 여기서 뭐하셔요?" 하면서 무척이나 반가운듯이 다가설때 조금 신경이 쓰이게 되더군요. 열심히 물건을 고르던 아내는 그래도 옆눈으로 보아도 다 보는가 봅니다.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 지더니 처다보고 있는 겁니다. 그때 인사를 시켰습니다. " 어! 이 아줌마는 우리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아줌마야" .......네!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이렇게 인사를 나누고 가면서, "오라버니 나중에 봐요." 하면서 가볍게 목례를 하고 물러갑니다.
잠시후 아내는 기분이 별로 안좋은듯, 더 이상 쇼핑하지말고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왜! 아직 옷도 못샀잖아" 했더니, " 나중에 사지 뭐" 이렇게 말하면서 쇼핑을 마쳤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청문회를 시작하더군요. "누구야, 어디 사는데, 몇살인데, 신랑은 뭐하는데, 아이들은~~" 온통 질문을 다하니 아는대로 답변을 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결론적으로 하시는 말씀이 "호적에도 없은 여자가 우째 당신보고 오라버니라고해?" 아이쿠! 맙소사. 그럴때 뭐라고 답변해야 하지요? " 그래! 당신은 예쁜 여동생 있어서 좋겠다. 흥!" 이렇게 말다툼이 끝나고나니, 뽀로통하게 삐쳐서 침묵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그럼 호적에도 없는 예쁜여자가 왜 오라버니라고 했을까요?
필자는 20여년이 넘도록 직장생활을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손으로 움직이고, 발로 뛰며 일을 하는 생산직사원입니다. 이곳의 현장은 공장 특성상 주 작업은 직영에서 하고, 일을 보조하는 협력업체 인원이 수십명과 매일 같은 업무에 종사하게됩니다. 그러니 직영이고, 협력업체라는 그 테두리를 벗어나서, 인간과 인간으로 매일 마주치는 사람들은 차별만 하지 않는다면, 언제라고 친근감있게 다가서게 됩니다. 협력업체 인원들의 절반은 여성들로 구성되어있으며, 2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몇년이고 늘 같은 현장에서 일하다보면, 그중에는 더 친근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길것입니다.
그러다보면, 휴식시간에 옆에서 일하는 아줌마들과 가끔은 일회용 커피라도 한잔씩 마시면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다보면 서로의 개인 신상명세가 대부분 노출이 되게됩니다. 어디에 살고, 가족이 몇 명이고, 자녀는 어느 대학다니고, 배우자는 뭐하며, 이렇게 일상적인 대화로 좀 더 가까워지면, 말투가 변하게 됩니다. 나이 차이가 수십년 되는 아가씨들이야 "그저 아저씨" 로 통하지만, 열살정도 이내로 차이나는 아줌마들 중에는 오라버니라고 친근감있게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친근감있게 그렇게 호칭하는데, 오히려 편할수도 있다고 받아 들이다 보면, 동네 오라버니가 되는겁니다.
그런데 조금전 아내가 하던말 중에 "호적에도 없는 여자가 우째 당신보고 오라버니라고해" 라는 말이 문제가 되는것은 분명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내의 마음속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말은 "그래! 당신은 예쁜 여동생 있어서 좋겠다." 라는 이말에 가시가 있는겁니다. 왜냐하면, 얼마전에도 대형마트에서, 다른 아줌마를 만났을때도 이번처럼 비슷하게 오라버니 만나니 반갑다고 법석을 떨은적이 있었거든요. 그 아줌마는 성격상 "오라버니" 소리치면서 얼마나 오바를 하는지 주변사람들에게 무안할 정도였는데~~ 아내의 반응은? 저 여자 몇살이야? "마흔다섯이야" 이렇게 대답하니 ~"흥! 50살도 넘어 보이네^^" 이렇게 말하고는 더 이상 말할 가치가 없다는듯이 넘어 갔거든요.
사실 그 아줌마는 정말 못생겼거든요. 그리고 나이도 많이 들어보였고...........그러니 경계심이 생길리가 없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아내의 즉각적인 반응이 먼저번과는 판이하게 다른 태도로 공격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필자가 그동안 격어온 아내를 심리학적으로 분석을 해볼때, 못생긴 여자는 경계대상이 될수가 없지만, 예쁜여자가 내 남편에게 잘 아는척하면 분명히 질투심이 생길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소한일에 질투심을 느끼는것도 아내로서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태세일것이라고 이해하면서, 그래도 아직까지는 남편에 대한 애정이 조금도 식지 않았다는 관심도로 받아드리고 나니까, 뽀통하게 삐져있는 내 아내가 더욱 사랑스러웠습니다.
재미있는 정보라고 생각하시면, 추천수를 꾸욱~ 눌러 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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